노무라 홀딩스(Nomura)는 인도 중앙은행인 Reserve Bank of India(RBI)의 기준금리 인하가 4월에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을 철회했다. 이는 최근 발표된 물가 지표의 상승 신호와 이미 시장에서 반영된 이른바 “스텔스 완화(stealth easing)” 효과를 반영한 판단이다.
2026년 2월 13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노무라는 새로운 물가 지수 체계 하에서 다음 회계연도(2026년 4월 시작)에 대한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기존의 3.9%에서 4.1%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본 보도는 뭄바이(MUMBAI)발 기사로, 작성자는 Dharamraj Dhutia이다.
상세 배경
인도는 목요일(보도일 기준) 새로운 소비자물가 지수(CPI)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 새 시리즈는 식료품과 주거비 등 주요 품목의 가중치를 변경하고, 온라인 서비스 항목을 새롭게 포함해 소비 패턴의 변화를 반영했다. 노무라는 이 변경을 반영해 향후 물가와 통화정책 경로를 재평가했다.
“스텔스 완화(stealth easing)로 5% 수준을 향한 완화 효과가 사실상 이미 발생했다”
노무라는 지난주까지 RBI가 정책금리를 25bp(0.25%) 인하해 5.0%로 낮출 확률을 65%로 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인플레이션 상향 조정과 통화시장 내 이미 관찰되는 변화로 인해 4월의 단행 가능성을 더 이상 예상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로써 노무라는 Capital Economics, ANZ 등 다른 기관들과 함께 4월 인하 기대를 접은 주요 외신 기관 대열에 합류했다.
통화시장 기술적 요인
노무라는 RBI가 목표로 삼는 지표인 가중평균 콜금리(weighted average call market rate)이 레포금리(repo rate) 주변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단기간 최근 몇일간 콜금리는 통화정책 통로의 하단(일명 코리도어 바닥)인 약 5%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명목 금리 인하 없이도 시장금리가 이미 완화된 효과를 내고 있음을 시사한다.
노무라의 물가 전망 수정
노무라는 새 CPI 시리즈 하에서 상반기(1월~6월) 물가가 기존 전망보다 약 10bp(0.10%p)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회계연도 후반부(7월~3월)에 대해서는 상승폭이 더 커져 20~50bp(0.20~0.50%p) 범위에서 상향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다만, 1년 앞(1-year forward) 기준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다시 4% 아래로 소폭 하회할 것으로 보여 금리 인상 필요성을 제한한다고 노무라는 덧붙였다.
전문 용어 설명
스텔스 완화(stealth easing)란 중앙은행이 공식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더라도 시장금리, 유동성 공급과 같은 금융시장 작동을 통해 실질적으로 완화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공개적인 금리 조정 없이도 금융환경이 느슨해지는 것을 가리킨다. 또한 콜금리(call rate)는 은행 간 초단기 자금거래의 이자율로, 중앙은행의 정책금리와 시장 유동성 상태를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통화정책 코리도어(monetary policy corridor)는 상단과 하단 금리(예: 차입·예치 금리)로 구성된 정책 틀을 말하며, 그 하단이 최근 약 5% 수준이었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노무라의 전망 수정과 ‘스텔스 완화’ 진단은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재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채권시장에서는 4월 인하 기대가 약화됨에 따라 단기물 중심으로 금리(수익률)가 상향 조정될 수 있으며, 이미 부분적으로 반영된 ‘스텔스 완화’ 효과가 추가적으로 소멸하면 국채 2년물~5년물 금리의 재상승이 나타날 여지가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 약화가 루피화의 약세 압력을 완화하거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으나, 이는 인도 경제의 펀더멘털과 외국인 자금 흐름에 따라 달라진다.
주식시장 관점에서는 은행 및 금융업종의 수익성 기대치가 재평가될 수 있다.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금융사의 순이자마진(NIM) 기대는 단기적으로는 개선될 수 있으나, 장기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되면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비재·부동산 등 금리 민감 업종도 금리 경로에 따른 수요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정책적 함의
RBI의 물가 목표는 2%~6% 밴드로 설정되어 있다. 노무라의 전망에 따르면 연간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 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지만, 상반기와 하반기의 차별화된 상승 압력은 RBI로 하여금 신중한 접근을 유지하게 만든다. 특히 “가중평균 콜금리”이 레포 주변에서 안정되는 현상은 정책금리 자체를 조정하기보다 시장운영(오픈마켓조작, 유동성 관리)을 통해 물가·금융 안정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결론적 관찰
노무라의 4월 금리 인하 전망 철회는 단순한 예측 변경 이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새로운 물가통계가 정책 판단에 미치는 영향, 시장유동성의 기술적 변화, 그리고 중앙은행이 공식 금리 조정 외의 수단으로 통화완화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동시에 보여준다. 투자자와 정책 결정자는 이러한 복합적 요인을 고려해 채권, 외환, 주식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관리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