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매도세가 강하게 재개되며 글로벌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하락은 Cisco의 실적 충격에서 촉발됐다. Cisco는 메모리 칩 가격의 급등으로 마진이 압박받았고, 이는 호실적을 전제로 가격이 형성돼 있던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2026년 2월 13일, 스텔라 큐의 ‘Morning Bid’ 분석에 따르면, 이번 기술주 약세는 AI(인공지능)이 일자리에 미칠 파장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이라는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물류 및 트럭 운송 회사들이 밤새 큰 폭으로 매도세를 보였고, 그 이전에는 Anthropic의 ‘Claude Cowork’ 공개로 소프트웨어주가 급락하며 고용 우려가 확산됐다.
Apple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이폰 제조업체인 애플은 하루에 5% 하락해 약 2,000억 달러(약 250조원대)의 시가총액을 잃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광범위한 ‘Liberation Day’ 관세 발표로 시장이 동요했던 지난 4월 이후 최악의 하루였다.
대다수 주식이 여전히 사상 고점 부근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정이 개인투자자들에게 매수 기회로 비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일부는 기계(자동화·AI)가 실제로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을 더욱 현실적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책임자 무스타파 설레이만(Mustafa Suleyman)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화이트칼라(사무직) 업무가 향후 12~18개월 내에 완전 자동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라고 말했다.
아시아 시장도 대체로 하락했다.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0.8% 하락했으나, 주간 기준으로는 +3.9%의 양호한 상승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니케이 지수는 0.9% 하락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5.3%의 상승을 기록했다.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방어주에 매수세가 유입됐고, 미국 국채(Treasuries)는 안전자산 수요의 수혜를 받았다. 금(Gold)과 은(Silver)은 큰 손실 이후 반등을 시도했으며, 원유는 이주 연속 하락을 향해 가는 모습이었다.
주식의 향후 방향은 이날 발표될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크게 달려 있다. 컨센서스(예상치)는 1월의 근원(핵심) CPI가 월간 0.3% 상승을 기록해 연율 기준으로는 2.5%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이전 2.7%에서 하향).
이런 수치가 나오거나 더 나은 결과가 도출된다면 월가가 반등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반면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6월 금리인하에 대한 베팅이 무너지면서 채권수익률(금리)이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시장에 영향을 줄 중대 변수로는 미국의 1월 CPI 발표와 유로존의 4분기 GDP 플래시(속보) 추정치가 지목된다. 이들 발표는 금리 경로와 투자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용어 설명
핵심(근원)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는 식품과 에너지 가격처럼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물가 지수로, 중앙은행 정책 결정에 중요한 지표다. 이는 물가 수준의 근본적인 추세를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국채(Treasuries)는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위험회피 시 매수되는 안전자산으로 간주된다. 채권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며,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하면 금리가 상승(채권가격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MSCI 지수는 특정 지역이나 섹터의 주식 퍼포먼스를 측정하는 지수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지역별 자금 흐름을 파악하는 데 활용한다.
시장 영향 분석
이번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는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고평가 구간에 있는 대형 기술주들은 수익성 둔화 또는 비용 상승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Cisco의 마진 악화는 반도체·메모리 등 공급망 비용이 기업 이익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을 드러내며, 이는 하드웨어·네트워크 장비 섹터 전반에 대한 재평가를 촉발할 수 있다.
둘째, AI 관련 기술 발전이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 심리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무스타파 설레이만의 발언은 단기적으로는 기술주에 대한 전반적 리레이팅(re-rating)을 가속화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특정 업종(물류, 운송, 고객지원 등)의 고용 구조 재편을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
셋째, 단기적으로는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금, 은, 국채 등으로의 자금 이동이 나타났다. 만일 향후 발표되는 CPI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 금리 상승(채권 수익률 상승)과 달러 강세가 동반되며 리스크 자산에 추가 압박을 줄 수 있다. 반대로 CPI가 예상보다 양호하면 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나며 기술주 중심의 리스크온(위험선호) 환경이 재개될 소지도 있다.
마지막으로, 애플과 같은 대형 기술주의 큰 폭 하락은 시가총액 가중 지수를 사용하는 글로벌 ETF와 연계된 포지션에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 구성시 시가총액 의존도를 점검하고, 섹터·종목 간 리스크 분산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망 요약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이 경제지표(특히 1월 CPI)와 기업 실적, AI 관련 고용 리스크 신호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지표가 완만한 둔화를 이어가면 위험자산 회복의 여지가 있으나, 물가가 재가속화할 경우 금리 민감도가 높은 성장주와 고평가 기술주는 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발표되는 데이터의 방향성에 따라 포지션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방어적 섹터와 현금 비중을 고려하는 전략을 권고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