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자문관, 일본은행(BOJ) 이사진에 <리플레이션론자> 선임은 반드시 필요하지 않아

도쿄(도쿄=로이터) — 일본 정부는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 이사진에 새로 공석이 되는 자리를 메우기 위해 반드시 리플레이션론자를 지명할 필요는 없다고, 총리 사나에 타카이치의 경제 자문관인 혼다 에쓰로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2026년 2월 13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혼다 에쓰로는 과거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참모를 지냈으며 현재는 타카이치 총리의 경제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일본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고 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베 시대와는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고 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아베 시대와는 다른 국면이다. 타카이치는 이 점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혼다 자문관은 또 “이사진 후보가 강력한 완화 정책을 계속 주장하는 리플레이션론자일 필요는 없다”고 말하며, 올해 인플레이션과 채권 금리 상승이 경제의 정상화를 시사하는 만큼 BOJ는 금리 인상 여지를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배경 및 일정

타카이치는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을 주장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올해 BOJ 이사회 구성원 9명 중 두 명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후임 지명 권한을 갖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아사히 노구치(Asahi Noguchi)의 후임 지명을 2026년 2월 25일경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노구치의 임기는 3월 31일에 종료된다. 또 다른 이사인 중가와 춘코(Junko Nakagawa)의 임기는 6월말에 만료된다. 후임자는 양원(참의원·중의원) 모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혼다 자문관은 “BOJ가 3월에는 금리 인상을 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는데, 이는 BOJ가 12월에 단행한 금리 인상의 영향과 파급효과를 면밀히 검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는 관점도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이며,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면 엔화 가치는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화정책의 전환과 최근 동향

우에다 가즈오(上田和夫) 총재 체제의 BOJ는 2024년 이전의 대규모 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했으며, 이후 단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현재는 연 0.75% 수준까지 올려 놓은 상태이다. 이러한 조치는 일본이 장기간 이어진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맥락에서 이루어졌다.

Abenomics(아베노믹스)라는 용어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추진한 경제 정책 패키지로, 대규모 재정지출, 통화완화, 구조개혁을 결합해 장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을 탈피하려는 정책을 의미한다. 본문에서 언급한 리플레이션론자는 통화·재정 양면에서 강력한 확장정책을 주장하여 물가·성장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입장을 말한다.

용어 설명

리플레이션론자: 경기 침체기나 디플레이션 상태에서 통화·재정정책을 통해 실질적 물가 수준과 경기 수준을 끌어올리려는 입장의 정책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한국어로는 ‘재팽창론자’로 번역되기도 한다.

BOJ 이사회(Board of Directors): 일본은행의 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기구로 총재와 이사들로 구성되며, 금리·자산매입 등 통화정책의 최종 결정을 내린다. 이사 임기는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정부의 지명과 국회의 승인을 거쳐 후임을 임명한다.


시장 반응과 향후 영향 분석

혼다 자문관의 발언은 시장에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정부가 BOJ 인사에 대해 반드시 강경한 완화 지지자를 집어넣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BOJ의 점진적 금리 인상을 가로막기보다 묵인하거나 오히려 촉진할 수 있는 정치적 여건을 시사한다. 둘째, BOJ가 금리 인상 여지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일본 채권금리 상승과 장기적으로는 엔화 강세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리 상승이 가속화되면 금융시장에서는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과, 은행 등 금융기관의 순이자마진 개선 기대가 공존한다. 반면 소비자와 기업의 차입비용이 높아져 투자가 둔화될 소지도 있다. 이로 인해 성장률과 물가의 상호작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특히 엔화 환율 측면에서 보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 압력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혼다 자문관의 발언처럼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될 경우 엔화는 자연스럽게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수출 대기업의 이익률과 수입물가에 각각 상반된 영향을 미친다.

정책적 함의

타카이치 총리가 아베의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가운데, 정부의 BOJ 이사진 인선은 향후 통화정책의 속도와 방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정부가 중도적이거나 완화 종료를 용인하는 성향의 인사를 지명하면 BOJ는 보다 자유롭게 “정상화” 과정을 밟을 수 있고,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일본 관련 포지셔닝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반면 보수적 완화 기조를 지지하는 인사가 중용될 경우, 통화정책 정상화는 지연될 수 있으며 이는 엔화 약세와 국내 인플레이션 기대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시장은 다음 지명 과정과 국회 승인 절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결론

혼다 에쓰로의 발언은 일본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다는 인식과 함께 BOJ의 금리정책 정상화 가능성을 시장에 재확인시켰다. 정부의 이사 지명권 행사가 BOJ의 독립성에 미칠 영향은 향후 지명자와 국회 승인 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며, 이는 금리, 엔화 환율,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파급효과를 통해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