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금요일에 사상 최고치에서 후퇴했다. 기술 섹터의 수익성 둔화 우려가 애플 등 주요 기술주에 타격을 주면서 투자자들이 미국의 핵심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이동했다.
2026년 2월 1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일 뉴욕장에서 2% 급락했다. 이 같은 낙폭은 반도체·메모리 칩 비용 급등으로 인해 시스코 시스템즈가 분기 조정 총이익률(adjusted gross margin)이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시스코 주가는 하루에 12% 하락했고, 시가총액 약 $40억(약 40 billion 달러)이 증발했다.
시스코의 발표는 시장 전반의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해 애플 같은 대형 기술주로 파급됐다. 애플은 일별 기준으로 작년 4월 이후 최대 낙폭인 5% 하락을 기록했다. 당시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일명 “Liberation Day” 관세) 우려로 시장이 급등락한 바 있다. 운송 업종 등도 인공지능(AI)으로 인한 구조적 변화 우려에 휩싸였다.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
페퍼스톤(Pepperstone)의 연구책임자 크리스 웨스턴(Chris Weston)은 “시장 전반의 분위기는 보다 방어적인 섹터와 경기민감도가 낮고 수익이 보다 예측 가능한 기업으로의 이동”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투자자들이 AI와 범용인공지능(AGI) 관련 발전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있으며, 이는 이전보다 더 불확실하고 구조적으로 파괴적일 수 있는 미래를 가격에 반영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지표 및 지수 움직임
금요일 MSCI의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광범위 지수는 0.6% 하락하며 이번 주 누적 상승 폭을 4.1%로 줄였다. 일본 닛케이(Nikkei)는 0.9% 하락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5.3% 상승 중이다. 중국의 블루칩(CSI 300 등)은 0.6% 하락했고, 홍콩 항셍(Hang Seng) 지수는 1.5% 하락했다.
미국 지수 선물에서는 나스닥 선물과 S&P 500 선물이 각각 0.1% 상승했으며, 유로 스톡스 50 선물은 0.2% 상승했다.
귀금속·원자재 반응
귀금속은 전날의 급락에서 일부 반등을 시도했다. 금은 1% 상승해 $4,972/온스를 기록했으며, 전날 3% 이상의 손실을 본 이후 반등했다. 은은 2% 올라 $76.8/온스를 기록했다. (참고: 일부 시장 데이터의 절대치 표시는 특정 통화·단위 기준에 따른 것으로, 일반적인 발표와 수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채권·금리 동향
광범위한 주식 매도 전개는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의 자금 유입을 촉발했다.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 밤 7bp(0.07%포인트) 하락하며 4.1154%를 기록했고, 이는 10월 10일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30년물 국채는 아주 강한 입찰(auction)으로 장기물 금리가 8.5bp 하락해 4.728%로 내려갔으며, 이는 12월 3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은 고용지표(급여·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축소됐던 금리 인하 기대를 대부분 되돌리며 다시 반등했다.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다시 유력하게 반영되어 약 70%의 확률로 평가되었고, 올해 총 60bp의 통화완화(경우에 따라 단계적 인하)가 예상되는 가격 책정이 이뤄졌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미국 물가 지표
이날 투자자들은 미국의 물가 지표(특히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를 주목하고 있다. 시장의 중앙 전망은 근원 지표의 월간 상승률 0.3%로, 이는 연간률이 기존의 2.7%에서 2.5%로 둔화되는 수준이다.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호세 토레스(Jose Torres)는 “예상치 부합의 결과만으로도 12월 대비 의미있는 둔화를 반영해 투자 심리를 회복시키고 경기민감 섹터의 매매에 다시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원유 동향
외환시장에서는 위험선호 심리 약화로 호환도가 높은 호주달러와 뉴질랜드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호주달러는 $0.7089 수준에서 보합권에 머물렀으며, 전일 밤에 약 0.5% 하락했었다. 뉴질랜드달러는 $0.6033에서 거래되며 전일의 0.3% 하락을 반영했다.
국제유가는 수요 둔화 우려와 중동 긴장 완화 기대, 공급 증가 전망이 맞물리며 전일 약세 이후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2.95/배럴로 0.2% 상승했고, 브렌트유는 $67.65/배럴로 0.2% 상승했다.
용어 설명
조정 총이익률(adjusted gross margin)은 매출에서 원가를 뺀 이익률을 특정 회계조정(비경상 항목 제거 등)을 반영해 산정한 지표로, 반도체·하드웨어 업체의 수익성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스닥 선물과 S&P 500 선물은 미국 주식시장의 향후 지수 움직임을 반영하는 선물 계약이다. 기초수익률(basis point, bp)는 1bp가 0.01%포인트이며, 금리 변동을 미시적으로 표현하는 단위이다. AGI는 범용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의미하며, 기존 AI보다 더 광범위하고 인간과 유사한 사고능력을 목표로 하는 기술적 개념이다.
시장에 대한 구조적 해석 및 전망
첫째, 기술주의 마진 압박은 단기적인 주가 변동을 촉발할 뿐 아니라 향후 실적 추정치와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반도체·메모리 비용 상승과 같은 공급측 요인은 IT·하드웨어 업체의 이익률을 낮추어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채권 수익률의 급락은 단기적으로 금리 하락 기대(통화완화 가능성)를 강화해 위험자산에 대한 재평가를 촉진할 수 있다. 연준(Fed)의 정책 미세조정 시그널은 주식·채권·외환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투자자들의 포지션 조정(예: 방어적 섹터 비중 확대, 듀레이션 연장 등)이 예상된다.
셋째, 물가 지표가 이번에 시장 예상(월간 0.3%) 수준에 부합하거나 더욱 낮게 나오면,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강화되어 주식의 경기민감 섹터와 금융·원자재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금리 하방 여력이 제한되며 안전자산 선호가 지속되어 기술주 등 고평가 섹터의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단기적 관점에서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 발표(특히 기술·반도체 업종)와 미국 물가 지표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실적과 마진 전망의 변화가 밸류에이션 조정으로 직결될 수 있고, 이는 글로벌 자금흐름(주식→채권·현금 전환)과 달러·상품가격에 즉각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요약하면, 기술주 마진 우려가 촉발한 위험회피 성향으로 아시아 증시는 최고치에서 물러났고, 채권 수익률은 급락하며 금리 인하 기대를 일부 회복시켰다. 향후 시장의 방향성은 기업 실적 전망, 특히 기술 섹터의 마진 동향과 미국의 물가 지표 결과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