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에너지 섹터가 명확한 순환적 강세장(rotational bull market)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BofA는 투자자 포지셔닝의 급격한 변화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2026년 2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ofA의 애널리스트 카레이 아카민(Kalei Akamine)은 에너지 섹터를 추종하는 ETF인 XLE가 1월 한 달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대비 13%포인트 초과 수익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아카민은 이러한 흐름이 대형 기술주에 대한 과도한 지출 우려로 자본이 이탈하면서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BofA는 현재의 배경이 균일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아카민은 글로벌 원유 수급(글로벌 오일 밸런스)이 하루 약 250만 배럴(~2.5 million b/d) 수준의 공급과잉 상태로 추정된다고 적시했다. 이는 OPEC+가 예정된 감산 완화를 3월까지 보류한 상황에서도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브렌트(Brent) 유가의 최근 상승은 일시적으로 건설적(constructive)으로 보이지만, 은행은 최근의 가격 움직임을 대체로 단기적 이란(Iran) 관련 리스크에 따른 비(非)기초적(inorganic) 반응으로 보고 있다. BofA는 이란산 공급이 계속 유통될 것으로 예상하며, WTI(서부텍사스산 원유)가 기본적으로 배럴당 약 60달러(약 $60/bbl) 수준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베네수엘라의 생산 감소가 새롭게 전환점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밸류에이션(가치평가) 관점에서의 제한
BofA는 현재의 공급 여건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밸류에이션(expansion)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본다. 은행은 섹터 성과가 기초 원자재(commodity) 펀더멘털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주가가 기초 수급에서 크게 이탈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특히 2010년대 풍부한 유동성의 혜택을 본 기술 기업들과 달리, 석유·가스 기업은 자본 제약(capital-constrained) 환경에 놓여 있어 밸류에이션이 매출 성장 대신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수익률에 기반한다고 분석했다.
은행의 가치평가 프레임워크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BofA는 할인율(discount rate)을 연 8–13% 구간으로, 장기 WTI 레벨을 $60/bbl로 가정하고 있다. 이러한 가정하에서 대형주들의 상승 잠재력은 점차 제약될 것이며,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기회는 중형주(mid-caps)에 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는 DVN(Devon Energy), CTRA(Cabot Oil & Gas), OVV(Encana/ Ovintiv 계열), CRC(California Resources) 등을 잠재적 투자 후보로 제시했다.
용어 해설
– XLE: 미국 에너지 업종을 대표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중 하나로, 엑손모빌, 셰브론 등 대형 에너지 기업에 투자한다. ETF는 개별 종목보다 섹터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 WTI와 Brent: WTI(서부텍사스산원유)와 Brent(브렌트유)는 국제 유가의 대표적 기준이다. 두 지표는 거래 기반과 지리적 차이로 가격이 상이할 수 있다.
– b/d: 하루 배럴(barrels per day)을 뜻하는 단위로 원유 생산·소비 규모를 나타낸다.
–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수익률: 기업이 창출한 현금에서 자본적 지출을 제외한 후 주주가치로 환원 가능한 현금 흐름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비율로, 에너지 업종의 가치평가에서 중요한 지표이다.
시장·정책적 시사점 및 향후 전망
첫째, BofA의 진단은 투자자 포지셔닝의 변화가 실제 펀더멘털 변화 없이도 섹터 성과를 견인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술주에서 에너지·원자재로의 자금 이동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발생할 수 있으나, 이러한 랠리는 기초 수급 상황에 의해 쉽게 되돌려질 수 있다.
둘째, 공급과잉(약 250만 b/d)은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만약 이란이나 베네수엘라 등 특정 국가의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단기적 가격 급등이 가능하나, BofA는 현재로서는 이란 공급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어 그러한 시나리오는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셋째, 밸류에이션 측면에서의 제한적 확장은 투자 전략에 실용적 변화를 요구한다. 즉, 고성장(Revenue Growth) 기반의 가치 재평가를 기대하기보다는, 잉여현금흐름 수익률과 재무 건전성에 초점을 맞춘 선별적 접근이 바람직하다. 중형 에너지 업체들은 대형주 대비 재무지표 대비 저평가 상태일 수 있으며, 생산 증가 여지와 자본 배분 정책에서 투자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넷째, 거시경제와의 연계성도 주의해야 한다. 유가가 장기적으로 $60 수준에서 박스권에 머물 경우, 에너지 섹터의 이익 성장률은 제한적이어서 관련 산업의 자본적 지출, 고용, 인플레이션 기여도 등 거시 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공급 차질로 유가가 한시적으로 상방 리스크를 보이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강화되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자자 실무적 제언(전문적 관점)
실무적으로는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고려할 때 다음을 권고할 수 있다. 첫째, 에너지 섹터 내에서도 잉여현금흐름과 배당 정책, 순부채 수준을 우선 검토할 것. 둘째, 대형주와 중형주 간 밸류에이션 격차를 이용한 상대가치 투자(relative value)를 검토할 것. 셋째, 원유 가격 변동성에 따른 헤지전략(예: 선물·옵션 활용)과 포지션 사이징을 엄격히 적용할 것. 마지막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이란, 베네수엘라 등)와 OPEC+의 정책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을 권고한다.
요약: BofA는 에너지 섹터가 순환적 강세장에 진입했으나, 글로벌 공급과잉(약 250만 b/d)과 단기적 지정학 리스크가 혼재해 밸류에이션의 추가 확장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은행은 WTI를 장기적으로 배럴당 $60로 보고 할인율을 연 8–13%로 유지하며, 투자기회는 DVN, CTRA, OVV, CRC 같은 중형주에 더 많다고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