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멕시코, 관세 갈등 속 베이징서 고위당국자 회담

중국의 최고 무역 협상가인 리청강(李成剛)이 멕시코의 부경제장관 비달 예레나스(Vidal Llerenas)와 2026년 2월 12일 베이징에서 첫 대면 회담을 가졌다고 중국 상무부가 밝혔다. 이번 회담은 멕시코가 자국에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국가의 수입품에 대해 대폭적인 관세 인상을 단행한 이후 이뤄진 첫 직접 협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026년 2월 1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이번 만남에서 양국이 양자 경제·통상 관계 및 기타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2025년 12월에 중국을 포함한 FTA 미체결 국가들에 대해 대부분 품목의 관세를 최대 35%까지 인상한다고 발표했으며, 이 조치는 미국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고율의 관세 조치에 대한 국제적 맥락에서 해석되기도 했다.

멕시코의 관세 인상은 수천 개 품목에 적용되며 그 대상에는 자동차·자동차 부품·섬유·의류·플라스틱·철강 등이 포함된다. 멕시코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은 이들 관세가 국내 생산 확대와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내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보호무역 성격을 띠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재편 및 생산체계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 상무부는 관세 부과 전부터 멕시코에 대해 신중할 것을 경고했다고 전해진다. 상무부는 멕시코가 관세를 부과할 때 “

두 번 생각하라(think twice)

“고 경고하면서 자국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공식적인 보복 관세나 동등한 대응 조치는 발표하지 않았다.

한편 중국의 자동차·배터리 대기업 BYD는 2024년 멕시코에 공장 설립을 검토했다는 점을 공개한 바 있으며, 로이터는 3월 FT 보도를 인용해 중국 측이 해당 공장의 승인 과정에서 기술 유출을 우려해 승인 지연을 하고 있다는 관측을 보도했다. 이는 기술 이전과 안보 우려가 투자 승인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멕·캐나다(USMCA) 자유무역협정의 공동 검토(리뷰)가 7월 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라는 점도 이번 회담의 배경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수석 무역 협상가들은 현 협정이 중국 등 비시장경제국가에서의 수출·투자 급증을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한다고 평가하면서, 협정 개정 과정에서 중국산 상품의 원산지 규정 강화 등 보다 엄격한 규칙을 요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기업들이 멕시코를 미국 수출을 위한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용어 설명(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보충)

관세(tariff)는 한 국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특정 산업을 보호하거나 무역수지 개선, 정부 수입 확보 등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자유무역협정(FTA)은 체약국 간 관세를 낮추거나 철폐하는 협정으로, 협정에서 제외된 국가에 대한 관세 인상은 보호무역적 성격을 띨 수 있다. 또한 기사에서 언급된 비시장경제(non-market economy)는 정부의 경제 개입이 큰 국가를 지칭하는 통상 용어로, 무역·투자 규제 논의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된다. 원산지 규정(rules of origin)은 상품이 특정 FTA 혜택을 받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생산·가공 기준으로, 이를 강화하면 제3국으로부터의 우회 수출을 차단할 수 있다.


경제적 영향과 전망

이번 관세 인상과 양국 간 긴장은 단기적으로는 수입품 가격 상승과 소비자 물가에 대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자동차 부품·의류·플라스틱 등 소비재와 중간재에 대한 관세는 공급망 비용을 높여 멕시코 내 소비자 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다. 멕시코의 대중국 수입 비중이 큰 품목군에서는 기업의 생산비 증가와 수입선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중장기적으로는 두 가지 경로로 시장 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첫째, 멕시코 내 제조업체의 국내 생산 확대를 통해 수입 의존도를 낮추려는 정책적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이는 투자 유치 및 산업 고도화 정책과 맞물려 일부 산업의 국내 재편을 촉발할 수 있다. 둘째, 미국과의 무역 규칙 강화(예: 원산지 규정 강화)가 병행될 경우 중국 기업들이 멕시코를 거점으로 미국 시장에 접근하는 전략은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규제 강화는 공급망의 추가적인 분리(reshoring 또는 friend-shoring)를 촉진할 수 있다.

투자 측면에서는 BYD와 같은 중국 기업의 멕시코 내 공장 설립 계획이 기술·안보 우려로 지연될 경우, 단기적인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 감소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멕시코 정부의 산업정책이 명확하고 안정적인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일부 기업은 미국 접근성을 이유로 멕시코 투자를 지속할 여지가 있다. 다만 정치적 리스크 및 무역 규범 변화가 불확실성을 높이는 한 투자 결정은 더 보수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정책적 시사점

양국 간 무역 갈등은 다자간 협의와 양자 대화를 통해 관리될 필요가 있다. 멕시코는 국내 산업 보호와 국제 신인도 간 균형을 확보해야 하며, 중국은 자국 기업의 권익 보호와 동시에 지역 무역 질서의 불안정을 완화하기 위한 외교적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미국과의 협의를 고려한 멕시코의 정책 결정은 북미 지역 전체의 공급망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USMCA 3국 간의 협조적 검토 과정이 중요하다.

이번 회담은 직접 접촉을 통한 긴장 완화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관세 조치의 실질적 영향, 보복 여부, USMCA 개정 방향 등 다수의 변수가 남아 있어 향후의 전개는 계속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