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가격이 전세계적인 공급과잉과 수요 약화 우려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3월 인도(ICE) 뉴욕 코코아 선물(CCH26)은 수요일 종가 기준 -43(-1.13%) 하락했고, 3월 인도(ICE) 런던 코코아 #7(CAH26) 선물은 -14(-0.51%) 하락으로 마감했다. 뉴욕 코코아는 최근물 기준으로 최근 2.25년 만의 저점을 기록했고, 런던 코코아는 최근 2.5년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2026년 2월 11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풍부한 공급과 소비자 수요 둔화가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toneX는 2025/26 시즌 글로벌 코코아 잉여량을 287,000 MT로, 2026/27 시즌 잉여량을 267,000 MT로 전망했다. 또한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6년 1월 23일 발표에서 전세계 코코아 재고가 전년 대비 +4.2% 증가해 1.1 MMT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거래소(ICE)에서 관측되는 재고 증가도 가격에 부정적이다. ICE가 집계하는 코코아 재고는 수요일 기준 1,871,034백(bags)으로 집계돼 3.7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재고 증가는 단기적 공급 여력 확대를 의미하며 현물 및 선물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
수요 측면의 약화도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소비자들이 초콜릿 가격 상승을 꺼리면서 제품 수요가 위축되는 양상이다. 세계 최대 벌크 초콜릿 제조사인 Barry Callebaut AG는 2025년 11월 30일로 마감된 분기에 코코아 부문 매출물량이 -22% 감소했다고 발표하면서 그 원인으로 “부정적 시장 수요와 코코아 내 수익성이 높은 부문으로의 물량 우선 배분“을 지적했다.
“negative market demand and a prioritization of volume toward higher-return segments within cocoa.”
원두 가공량(코코아 그라인딩스) 통계도 수요 부진을 확인해준다. 2026년 1월 15일 유럽코코아협회는 2025년 4분기 유럽의 코코아 그라인딩스가 전년 동기 대비 -8.3% 줄어 304,470 MT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2.9% y/y)를 크게 하회한 수치로 최근 12년 중 가장 낮은 4분기 기록이었다. 2025년 12월 16일 코코아 아시아협회는 아시아 지역 4분기 가공량이 전년 동기 대비 -4.8% 줄어 197,022 MT에 그쳤다고 보고했다. 반면 북미에서는 전미 과자업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가 발표한 자료에서 4분기 북미 코코아 그라인딩스가 소폭 +0.3% 증가해 103,117 MT를 기록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일부 국가의 수출 증가와 계절적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 세계 5위 산지인 나이지리아의 코코아 수출은 1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해 54,799 MT를 기록했다(블룸버그 보도). 반면, 최대 생산국인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의 항구로의 코코아 반입량(누계)은 2025년 10월 1일부터 2026년 2월 8일까지 1.27 MMT로 전년 동기의 1.32 MMT보다 -3.8% 감소했다. 아이보리코스트는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이다.
기후·생육 조건은 당분간 공급에 추가 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Tropical General Investments Group은 서아프리카의 생육 조건이 양호해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의 2~3월 수확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고, Mondelez는 서아프리카의 최근 코코아 폿(pod) 카운트가 5년 평균 대비 +7%이며 전년 대비로도 “현저히 높다(materially higher)“고 발표했다. 아이보리코스트의 주요 작황 수확이 이미 시작됐고 농가들은 작물의 품질에 대해 낙관적인 보고를 내놓고 있다.
다만 일부 요소는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 시즌 나이지리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 MT에 그칠 것으로 전망해 공급 축소 요인으로 제시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4/25년 글로벌 잉여량 추정치를 기존 142,000 MT에서 49,000 MT로 낮추고 생산 전망도 4.84 MMT에서 4.69 MMT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2025년 11월 28일 발표). 또 최근 Rabobank는 2025/26 글로벌 잉여 전망을 328,000 MT에서 250,000 MT로 축소했다.
ICCO는 이전에도 2023/24 시즌에 전세계 코코아 공급이 크게 줄어들어 -494,000 MT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2024년 5월 30일). 이후 2024/25년에는 생산이 +7.4% 증가해 4.69 MMT를 기록했고, 2024/25년도가 4년 만에 처음으로 잉여(49,000 MT)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2024년 12월 19일 발표).
용어 설명
그라인딩스(grindings)는 코코아 원두를 분쇄·가공해 코코아 매스(리커), 분말, 버터 등 초콜릿 원재료로 만드는 처리량을 의미한다. 산업 전반의 수요 강도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선물·옵션 시장을 운영하는 거래소이며, 재고 집계는 통상 bags(백) 단위로 보고된다(일반적으로 코코아 1백은 표준 단위로 널리 사용되며 약 62.5kg에 해당한다). 또한 통계에서 사용되는 MT는 메트릭톤(톤)을, MMT는 백만 메트릭톤을 의미한다.
향후 전망과 시장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풍부한 재고와 약화된 가공·소비 수요가 코코아 가격에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ICE 재고의 증가와 주요 가공국(유럽·아시아)의 그라인딩스 감소는 수요 측의 구조적 둔화를 시사한다. 둘째,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며 초콜릿과 관련 제품의 구매가 축소되고 있어 제조사들의 수요 회복이 쉽지 않다. 제조사들의 물량 우선 배분 및 수익성 중심 전략 전환은 단기 수요 회복을 저해한다.
반면 중기적·비상 시나리오에서는 가격 반등 요인도 존재한다. 기상 악화, 병충해, 정치적 리스크 또는 주요 산지의 수확 지연은 공급 축소로 이어져 가격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 ICCO와 Rabobank가 최근 공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점은 이러한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의 상방 여지가 있음을 암시한다. 특히 생산량의 추가 하락(예: 주요 산지의 -10% 이상 생산 감소)이 발생하면 시장은 재고 수준을 재평가하며 빠른 가격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제조업체 측면에서는 원재료 가격 하락이 단기적으로는 원가 부담을 완화해 마진 회복에 기여할 수 있지만,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 판매량 저하로 실질 이익 개선은 제한적일 수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초콜릿 제품 가격 안정 또는 하락 요인이 있지만, 유통·가공업체의 재고 조정과 마케팅 축소로 제품 다양성 및 프로모션 축소가 나타날 수 있다. 생산지 농가 측면에서는 낮은 가격이 장기화될 경우 소득 감소 압박이 커지며, 이는 재배 의욕 저하와 향후 공급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자·시장참여자에 대한 시사점
투자자와 거래자는 단기적으로 재고·가공량 지표와 주요 산지의 수확 상황, 그리고 주요 기업의 판매·물량 보고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재고 증가와 그라인딩스 약화가 계속될 경우 추가 하락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대로 생산 차질이나 기상 요인에 따른 서프라이즈가 발생하면 급격한 반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포지션 조정 전략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현재 코코아 시장은 공급 증가 신호와 수요 약화 신호가 동시화된 상태로, 단기적으로 가격에 대한 하방 압력이 우세하다.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공급 변수(기상·생산량 변화)에 따라 방향성이 급변할 수 있어 세밀한 지표 관찰과 시나리오 기반 대응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