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선물 가격이 2월 초 약세로 마감했다. 3월 인도분 WTI 원유(티커 CLH26)는 화요일 종가 기준 -0.40달러(-0.62%) 하락했고, 3월물 RBOB 휘발유 선물(RBH26)은 -0.0263달러(-1.32%) 하락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미국의 소비지표 부진에 따른 에너지 수요 우려으로 하방 압력을 받았으나, 달러지수의 하락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일부 지지가 있었다.
2026년 2월 1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 상업·소비 지표인 1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다(0.0% m/m)는 결과가 발표되며 소비지출 약화를 시사했다. 시장은 1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밑돌아 경제성장과 에너지 수요에 대한 하방 리스크이 부각됐다. 다만 달러지수($DXY)가 1주일 만에 저점으로 내려가면서 일부 손실은 제한됐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는 원유 가격에 추가적인 위험 프리미엄을 부과하고 있다. 미국 교통부는 월요일 해상 주의보를 발령해 미국 국적 선박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영해에서 최대한 멀리 항행할 것을 권고했다. 협상이 결렬돼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군사적 대응을 검토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이는 주요 해상로와 이란의 원유 생산량(약 330만 배럴/일)에 차질을 줄 가능성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류 물량은 전 세계의 약 20%에 달한다.
공급 요인도 유가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은 12월 49.8만 배럴/일에서 1월 80만 배럴/일로 증가하며 전세계 공급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Vortexa가 보고한 바에 따르면, 2월 6일로 끝난 주간에 적어도 7일 이상 정박한 채로 저장된 유조선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2.8% 감소해 1억155만5천 배럴로 집계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우려는 러시아 원유 공급 제한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유가에 상방 요인이 되고 있다. 크렘린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에서
‘영토 문제(territorial issue)’가 해결되지 않았으며, 러시아가 요구하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수용하지 않는 한
‘장기적 해결을 달성할 희망이 없다(no hope of achieving a long-term settlement)’
고 밝히며 평화협상 돌파구에 대한 기대를 일축했다. 한편 지난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이 표적이 되었고, 11월 말 이후에는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공격을 받는 등 러시아의 수출 역량이 제약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새로운 제재도 러시아 원유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국제 에너지機구의 수치 변경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지난달의 13.59백만 배럴/일에서 13.60백만 배럴/일로 소폭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은 95.37쿼드릴리언BTU에서 96.00쿼드릴리언BTU로 상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세계 원유 공급 잉여 전망치를 지난달의 381.5만 배럴/일에서 370만 배럴/일로 하향 수정했다. 이러한 수정은 공급·수요 균형에 대한 재평가를 반영한다.
OPEC+의 정책도 주시 대상이다. OPEC+는 2026년 1분기(1Q 2026)까지 생산 증가를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2025년 11월 회의에서 12월에 +137,000 배럴/일 증산을 결정한 이후 1분기 동안 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약 220만 배럴/일의 감산분을 회복하려는 과정에 있으나 여전히 약 120만 배럴/일의 생산 회복이 남아있다. 한편 OPEC의 1월 원유 생산은 -230,000 배럴/일 감소해 5개월 최저인 28.83백만 배럴/일을 기록했다.
재고·생산 지표 측면에서는 EIA의 주간 재고 및 생산 지표가 시장의 촉매가 되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는 수요일 발표될 주간 EIA 원유 재고가 -24,000 배럴 감소, 휘발유는 +840,000 배럴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수요일 발표에서 EIA는 1월 30일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계절 평균 대비 -4.2% (2) 휘발유 재고는 +3.8% (3) 증류유 재고는 -2.2%라고 보고했다. 또한 1월 30일로 끝난 주의 미국 원유 생산은 전주 대비 -3.5% 감소한 13.215백만 배럴/일로 14개월 저점을 기록했으며, 기록적 고점은 11월 7일 주의 13.862백만 배럴/일이었다.
시추(리그) 활동도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시사한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2월 6일로 끝난 주에 미국 내 가동 중인 유정 수가 전주보다 +1대 증가한 412대라고 보고했다. 이는 2025년 12월 19일 기록된 4.25년 저점 406대에서 소폭 회복한 수치이며, 2022년 12월의 627대(약 5.5년 최고치)와 비교하면 지난 2.5년 동안 가동 리그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시장 해석 및 향후 전망은 상반된 요인들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양상이다. 단기적으로는 12월 소매판매 부진과 베네수엘라의 수출 증가, 그리고 EIA·IEA의 공급 잉여 인식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러시아의 전쟁 장기화와 제재에 따른 공급 제약, OPEC+의 생산정책 불확실성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문가 관측에 따르면 지정학적 충격(예: 호르무즈 해협 봉쇄 또는 주요 생산지 표적 공격)은 단기간에 유가를 급등시킬 수 있으며, 반대로 경제지표 악화가 지속될 경우 수요 측면의 약화로 하방 압력이 강화될 수 있다.
시나리오별 영향 분석: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소비 둔화와 공급 증가가 맞물려 유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으며, 정유 및 에너지 섹터의 마진 압박이 심화될 수 있다. 긴장 고조 시나리오에서는 물류 차질 및 생산 차단 우려로 즉각적인 가격 급등이 발생할 수 있고, 에너지 관련 자산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단기 트레이더는 지정학 변수와 주간 재고 데이터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며, 중장기 투자자는 OPEC+ 복구 속도와 러시아 공급 제약의 지속성, 그리고 글로벌 수요 회복 속도를 주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사 필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이 기사에서 언급된 증권 관련하여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본 보도는 공개된 수치와 기관 발표를 근거로 시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정리·분석한 것이다.
용어 설명: WTI는 ‘웨스트 텍사스 인터미디어트(West Texas Intermediate)’의 약자로 미국을 대표하는 원유 지표다. RBOB는 휘발유 선물 중 하나로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어다. 달러지수(DXY)는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며, 달러 강세는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는 원자재의 달러 기준 가격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EIA(미국 에너지정보청)와 IEA(국제에너지기구)는 각각 에너지 통계와 전망을 발표하는 주요 기관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수요·공급 전망을 판단할 때 참고하는 핵심 자료를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