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다. 2026년 3월 인도·뉴욕거래소(ICE) 코코아(CCH26)는 장중 종가 기준으로 -297 포인트(-7.24%) 하락 마감했고, 2026년 3월 런던 ICE 코코아 #7(CAH26)도 -206 포인트(-6.97%) 하락 마감했다.
2026년 2월 10일, 미국의 시장 정보업체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코코아는 근월물 기준으로 최근 2.2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6주간 코코아 가격은 급락세를 보였으며, 특히 런던 코코아는 1월 30일에 2.5년래 최저로 떨어진 바 있다. 이러한 하락세의 배경에는 풍부한 글로벌 공급과 수요 부진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가격 급락은 당일 발표된 나이지리아의 12월 코코아 수출량이 54,799톤(M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는 보도가 촉발했다. 나이지리아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코코아 생산국으로, 이 같은 수출 증가 소식은 즉각적인 매도 압력으로 작용했다.
시장 데이터와 기관 전망도 가격 하락을 뒷받침한다. 2026년 1월 29일 StoneX는 2025/26 마케팅 연도에 글로벌 코코아 흑자 287,000톤, 2026/27에는 267,000톤 흑자를 각각 전망했다. 또한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6년 1월 23일 기준으로 글로벌 코코아 재고가 전년 대비 +4.2% 증가해 110만 톤(MMT)에 이르렀다고 보고했다. 이 같은 잉여 재고와 공급 증가는 가격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래소(ICE)가 집계하는 재고도 부담 요인이다. ICE의 코코아 창고 재고는 화요일 기준으로 1,836,511 포대(bags)로 집계되어 3.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서 ‘bags(포대)’는 선물시장과 창고에서 사용하는 물리적 보관 단위로, 코코아 물동량을 나타내는 표준화된 단위이다.
수요 측면의 약화도 가격 하락을 촉발했다. 소비자들이 초콜릿 등 제품의 높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대량 초콜릿 제조업체인 Barry Callebaut AG는 2025년 11월 30일 종료 분기에 코코아 부문 판매량이 -22% 감소했다고 보고하며, 그 원인으로
“부정적 시장 수요와 코코아 내 고수익 분야로의 물량 우선 배분”
을 지목했다.
코코아 원두의 가공(그라인딩) 통계도 수요 약화를 뒷받침한다. 유럽코코아협회(ECA)는 2025년 4분기 유럽의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해 304,470톤을 기록했다고 1월 15일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2.9%)을 크게 밑도는 수치로, 12년 만에 4분기 최저 수준이다. 아시아 코코아협회는 12월 16일 발표에서 4분기 아시아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4.8% 감소해 197,022톤에 그쳤다고 밝혔다. 반면 전미 제과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북미의 4분기 코코아 그라인딩이 소폭 증가해 +0.3%로 103,117톤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공급과 생산 전망의 상충 요인도 존재한다. 한편에서는 서아프리카의 농작 조건 호전이 수확 증가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Tropical General Investments Group은 서아프리카의 호우 및 재배 조건 개선으로 2~3월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의 코코아 수확량이 작년 동기보다 더 크고 건강한 포드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초콜릿 제조사 Mondelez는 최근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포드 카운트(pod count)가 5년 평균 대비 +7%이며 전년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아이보리코스트의 주력작 수확이 이미 시작됐고 농민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일부 공급 제약 요인도 존재해 가격의 추가 급락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아이보리코스트 항만으로의 코코아 반입이 둔화되는 점은 가격 지지 요인이다. 집계에 따르면 현재 마케팅 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2월 8일) 동안 아이보리코스트 농민들이 항만으로 출하한 코코아 물량은 1.27백만 톤(MMT)으로 전년 동기(1.32MMT)보다 -3.8% 줄었다. 아이보리코스트는 세계 최대의 코코아 생산국이다.
또한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는 2025/26 시즌 나이지리아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해 305,000톤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했다(2024/25년 전망치 344,000톤). 이는 일부 지역에서의 생산 차질 가능성을 시사해 하방 압력을 일부 상쇄한다.
국제기구 및 은행들의 잇단 전망 수정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5년 11월 28일 글로벌 2024/25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기존 142,000톤에서 49,000톤으로 하향 조정했고, 같은 발표에서 2024/25 글로벌 생산 추정치를 기존 4.84MMT에서 4.69MMT로 낮췄다. 최근 Rabobank도 2025/26 글로벌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328,000톤에서 250,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과거 기록(2023/24)에서는 ICCO가 5월 30일 글로벌 코코아 적자를 -494,000톤으로 수정 발표했으며, 당시 2023/24 생산은 전년 대비 -12.9% 감소한 4.368MMT로 집계된 바 있다.
용어 설명: 본문에 등장하는 주요 단위와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MT는 metric tons(메트릭톤, 톤)을 뜻하며 영어권 보고서에서 사용되는 기본 중량 단위이다. MMT는 million metric tons(백만 톤)을 의미한다. ICE는 Intercontinental Exchange의 약자로 국제 상품 선물 거래소를 지칭하며, 코코아의 경우 인도·뉴욕(뉴욕 ICE)과 런던 ICE에서 주요 선물 계약이 거래된다. ‘그라인딩(grindings)’은 가공업체들이 원두를 분쇄·정제해 코코아 제품으로 가공하는 물량을 의미하며, 수요 측 실물 소비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포대(bags)’는 창고 재고를 표기하는 로컬 단위로, 선물·창고 집계에서 자주 사용된다.
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 현재 시장은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의 복합적 영향으로 단기적으로는 하방 압력이 우세하다. 1) 풍부한 재고(ICE 재고 및 ICCO 보고치)와 서아프리카 및 나이지리아의 생산 증가 신호는 가격을 누르고 있다. 2) 소비자 수요 약화(대형 초콜릿 제조사의 판매량 감소, 유럽·아시아의 그라인딩 감소)는 중·단기적인 수요 회복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3) 반면 아이보리코스트의 항만 출하 둔화 및 일부 국가의 생산 감소 전망은 급격한 추가 하락을 방지하는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가격 경로는 수확 시즌(2~3월)의 실제 출하량, 기상여건, 주요 생산국의 수출 통계, 그리고 소비자 수요 회복 여부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농업 환경이 계속 양호해 서아프리카의 수확이 풍부하면 추가 하락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 반대로 기상 악화, 해충·병해 발생, 정치적 물류 차질 등 공급 차질 요인이 현실화되면 반등(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경제적 파급효과: 코코아 가격 하락은 최종적으로 초콜릿 및 제과업체의 원가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어 일부 제조업체의 마진 개선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생산국의 농민 소득은 하락 압력에 노출돼 지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코코아 관련 선물·옵션시장과 원자재 펀드의 포지셔닝, 관련 통화(예: 서아프리카 주요 통화) 및 항만 물동량의 변동성 확대를 통해 금융시장 전반에 기술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자·거래자 관점의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므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재고 증가와 수요 약화를 확인한 상황에서는 공매도(또는 쇼트 포지션)가 유리할 수 있지만, 수확 시즌과 기상 관련 급변 사안에 대비한 헤지 전략 또한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ICCO·StoneX·Rabobank 등의 생산·재고 전망 변화와 각국의 정책, 수출 통계에 주목해야 한다.
참고: 본 보도에 인용된 통계·발표는 Barchart 기사 및 ICCO, StoneX, Rabobank, Barry Callebaut, European Cocoa Association, Cocoa Association of Asia, 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 Tropical General Investments Group, Mondelez,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 등 각 기관·기업의 공개 발표를 정리한 것이다. 기사 작성 시점에 원문 기고자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본문에 표현된 견해는 해당 자료의 분석을 바탕으로 한 기사 서술이며 특정 투자 권유를 의미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