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표 약세로 달러 하락 압력 확대

달러 지수(DXY)가 1주일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며 달러화에 하락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기준 달러 지수는 전일 대비 -0.05% 하락했고, 이는 미국의 최근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오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한 데 따른 결과다. 약한 경제 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정책 완화 재개 기대를 높여 달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중국 위안화 강세가 달러의 추가 약세를 부추겼다. 이날 위안화는 달러 대비 2.5년 만의 고점까지 올랐다.

2026년 2월 10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4분기 고용비용지수(Employment Cost Index, ECI)는 전분기 대비 +0.7% q/q 상승해 시장 예상치 +0.8% q/q를 밑돌았고, 이는 최근 4.5년 중 가장 작은 상승폭이었다. 또한 12월 소매판매(Dec retail sales)는 전월 대비 0.0% m/m로 집계되어 예상치인 +0.4% m/m에 못 미쳤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동일하게 0.0% m/m로 예상치보다 부진했다.

달러는 지난달 말에도 이미 4년 만의 저점까지 하락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에 대해 불편하지 않다고 발언한 영향이 컸다. 아울러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재정 지출 증가, 정치적 분열 심화 등을 배경으로 미달러 자산을 축소하면서 달러 강세를 지탱해줄 외국인 자금 유입이 약화되고 있다.

금리 및 시장 기대 측면에서 보면, 스왑 시장은 3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0.25%) 인하 가능성을 22%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시장은 또한 2026년 중 약 -50bp 수준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은행(BOJ)은 2026년에 +25bp 추가 인상이 예상되고,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에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주요국 간 통화정책 차이는 통화별 상대 강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유로화(EUR/USD)는 이날 -0.09%로 소폭 하락했다. ECB의 블로그 게시물이 다소 완화적인 시각을 제시하며 금리 인하가 미국의 높은 관세로 인한 물가 및 성장 둔화를 완화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ECB 부총재 루이스 데긴도스(Luis de Guindos)는 “우리는 위험이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현재의 금리 수준은 유로존에 적절하다”고 말해 유로화의 추가 하락을 일부 제어했다.

“We believe that risks are balanced and the current level of interest rates is appropriate in the Eurozone.”

엔화(USD/JPY)-0.97%로 큰 폭으로 강세를 보이며 달러 대비 엔화가 1주일 내 최고치로 올랐다. 배경에는 일본의 1월 공작기계 주문이 전년동월비 +25.3% 상승해 3.75년 만의 최대 증가를 기록한 경제 지표가 있다. 또한 일본의 타카이치 총리가 식품에 대한 소비세 인하가 채무 발행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2년 한시 적용이 될 것이라고 언급해 재정 우려를 완화한 점이 엔화 강세를 가속화했다.

시장에서는 3월 19일 BOJ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28%로 반영하고 있다.

귀금속 시장에서는 4월물 금 선물이 -0.32%(-16.20 달러), 3월물 은 선물이 -0.62%(-0.509 달러) 하락했다. 이날 글로벌 주식시장 강세가 안전자산 수요를 줄이면서 금·은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또한 최근 귀금속 가격의 변동성 확대에 따라 거래소들이 금·은의 증거금(마진) 요구를 상향 조정하면서 일부 롱(long) 포지션이 청산된 점도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 약세와 이번 미국 경제지표의 약한 결과는 귀금속에 대해 상승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월요일 블룸버그 보도로 중국 규제 당국이 금융기관의 미 국채 보유를 축소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은 외국인 투자자의 달러 자산 회피 가능성을 다시 부각시켜 귀금속 수요를 지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 인민은행(PBOC)의 골드리저브가 1월에 +40,000 온스 증가해 74.19백만 트로이 온스가 된 것이 확인되며 중앙은행의 강한 금 수요가 가격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는 PBOC가 15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린 것으로 기록되었다.

한편, 1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워시(Keven Warsh)를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했다는 발표 직후 금·은은 기록적 고점에서 급락했다. 워시는 상대적으로 매파적 인사로 분류되며, 강한 매파적 성향은 통상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켜 귀금속의 장기적 매력도를 낮춘다. 그러나 최근 펀드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편으로, 금 ETF의 순롱(long) 보유는 1월 28일에 3.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은 ETF의 순롱 보유도 12월 23일에 3.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이후 일부 청산으로 인해 은 ETF 보유는 최근 2.5개월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용어 설명(독자를 위한 보충 설명)

고용비용지수(Employment Cost Index, ECI)는 임금과 고용 관련 총 보상(임금 및 복리후생 포함)의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로, 임금 인플레이션 압력을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q/q는 전분기 대비 비율을, m/m은 전월 대비 비율을 의미한다. BP(basis point, 기준점)는 금리의 최소 단위로 1bp는 0.01%p, 25bp는 0.25%p를 뜻한다. 스왑(swap) 시장은 시장 참가자들이 미래의 금리 수준에 대해 베팅하는 파생상품 시장으로, 여기의 가격·확률은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다. COMEX는 금·은 등 귀금속 선물이 거래되는 대표적 거래소다.

시장 시사점 및 전망 분석

단기적으로는 추가적인 미국 경제지표(예: 고용지표, 물가 지표) 결과에 따라 달러의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여지가 크다. 만약 향후 물가와 고용 지표가 계속 약화하면 시장은 연준의 조기 완화(금리 인하) 가능성을 더 강하게 반영해 달러 약세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 이는 금·은과 같은 실물자산 및 일부 원자재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된다. 반대로 향후 경제지표가 회복 신호를 보이면 미 국채 수익률이 반등하고 달러가 상승할 수 있어 귀금속 및 안전자산은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주요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가 환율과 자본흐름의 핵심 변수로 작동할 전망이다. 시장이 반영하고 있는 대로 연준의 완화와 일본은행의 점진적 긴축이 동시에 일어나면 달러 대비 엔화의 상대적 강세, 그리고 달러 전반의 약세가 확대될 수 있다. 또한 중국의 외환·금 보유 정책 변화와 외국인 투자자의 미국 자산 회피 움직임은달러의 구조적 약세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투자자 및 정책담당자에 대한 실용적 시사점

투자자는 중앙은행 회의 일정(3월 17~19일의 FOMC·ECB·BOJ 회의)에 주목해야 하며, 각국의 경제지표 발표와 정치적 발언(예: 미국 대통령 발언, 일본 재정정책 발언 등)에 의해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포지션 관리 측면에서 금리 기대의 변화에 민감한 자산(채권, 통화, 귀금속)에 대한 리스크 관리와 헤지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

본 기사에 사용된 수치와 인용문은 바차트(Barchart) 보도 및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