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계의 전체적인 신용 문제는 2025년 4분기 들어 소폭 악화했으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일부에서 연체가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와 동시에 학자금 대출 차주들에 대한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고 뉴욕연방준비은행(이하 뉴욕연은)이 화요일 발표한 분기별 가계부채 보고서에서 밝혔다.
2026년 2월 1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연은이 공개한 자료와 이에 대한 블로그 게시물에서 “전반적으로 모기지 연체율은 역사적 기준으로는 양호한 편이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인위적으로 낮았던 수준에서 최근 일부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특히 저소득 지역과 노동시장 또는 주택시장이 악화되는 지역에서 모기지 연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뉴욕연은 보고서 주요 수치를 보면, 2025년 한 해 평균 모기지가 심각 연체(심각한 연체 상태에 진입한 비율)로 전환된 비율은 1.3%로, 이는 거의 20년 전인 ‘대불황(Great Recession)’ 주변을 제외한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는 4분기에 모기지가 심각 연체로 전환되는 비율이 1.4%로 집계되어 2024년 말(마지막 3개월) 1.09%에서 상승했다고 상세히 적시했다. 전체 차입(모든 부채)에 대한 4분기 심각 연체 전환율은 3.3%로 집계됐으며, 이는 2024년 말의 1.7%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전체 대출 연체율은 4분기에 다소 악화되어 4.8%의 대출이 어떤 형태로든 문제(연체 상태)에 직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3분기의 4.5%에서 악화된 수치다. 뉴욕연은 컨퍼런스콜에서 비(非)모기지 부문에서는 연체율이 최근 안정화되거나 평준화된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학자금 대출 부문은 여전히 가장 심각한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뉴욕연은 학자금 대출의 경우 9.6%가 3개월 이상 연체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수치가 팬데믹 기간의 유예(포베어런스) 이후 결제 보고의 재개 영향이 지속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학자금 대출의 심각 연체로의 전환 흐름(Flow)은 4분기에 16.2%에 달해, 2024년 말의 0.7%와 대조적이었다. 이러한 급등은 학자금 부문에서 결제 보고가 재개되면서 대규모로 연체가 확인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가계부채 총량과 구성 변화도 보고서는 상세히 제시했다. 2025년 4분기 기준 총 가계부채는 18.8조 달러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분기 대비 1,910억 달러(약 1%) 증가한 수치다. 2025년 전체로는 7,400억 달러가 늘어났고, 2019년 말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4.6조 달러 증가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학자금 대출 잔액이 2025년 4분기 1.7조 달러로 전분기 대비 110억 달러 증가했다. 신용카드 잔액은 1.3조 달러로 3분기 대비 440억 달러 늘었고, 자동차대출 잔액은 1.7조 달러로 3분기 대비 120억 달러 증가했다.
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 발언도 보고서 내용과 함께 주목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월 27~28일 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고소득 가구는 부동산과 주식 등 증권을 보유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들 자산 가치의 상승은 시간이 지나면서 지출을 뒷받침한다. 반면 저소득층은 지출을 절약하려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 발언은 최근 가계 부채와 연체 문제가 소득 계층별로 양극화되어 있음을 직접적으로 시사한다.
용어 설명을 추가하면, 금융·통계 보고서에서 사용되는 ‘심각 연체(seriously delinquent)’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해당 채무가 일정 기간(통상 90일 이상) 이상 체납된 상태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보고서가 언급하는 ‘전환율(transition rate)’은 정상 상태에서 심각 연체로 이동하는 비율을 의미하며, 특정 분기 동안 신규로 심각 연체로 진입한 비중을 나타낸다.
영향과 향후 전망(분석)으로서, 이번 보고서가 시사하는 핵심은 연체 악화가 전체 가계로 균등하게 퍼져 있는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과 취약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경로로 경제에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
첫째, 저소득층의 소비 둔화는 서비스·내구재 수요의 축소로 이어져 특정 업종(소비재, 소매업, 자동차 등)에 대한 매출 하방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 둘째, 금융권 측면에서는 학자금 대출과 신용카드·자동차 대출의 연체가 증가하면 대손비용이 확대되어 일부 금융기관의 신용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셋째, 주택시장 리스크는 지역별로 편차가 있으나 저소득·노동시장 악화 지역의 모기지 연체 증가는 지역 부동산 가격과 금융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책적 함의로는, 중앙은행과 규제 당국이 거시에 보이는 물가와 고용 지표가 양호하더라도 가계 내부의 취약성(특히 학자금 대출과 저소득층 부실)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금융안정 관점에서 대손 충당금 적립, 소비자 보호 강화, 채무 구조조정 프로그램 검토 등이 강조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뉴욕연은의 분기 보고서는 전체 가계부채의 규모는 계속 확대되는 가운데 연체 악화가 주로 취약계층에 집중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구조적 취약성은 단기적인 경기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향후 소비·금융권 건전성 및 지역별 주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정책·시장 참여자들은 지표의 표면적 안정성만으로 안주하지 않고, 분포(분위별)와 부문별 취약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