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물 WTI 원유(CLH26)은 전일 대비 +0.79달러(+1.24%) 상승했고, 3월물 RBOB 휘발유(RBH26)는 +0.0360달러(+1.84%) 상승했다. 이날 휘발유 가격은 2.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년 2월 9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 지수($DXY)의 약세가 한 달 만의 저점을 기록하면서 에너지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특히 미국이 선박에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해역을 가능하면 피하라고 권고한 것이 원유 가격의 위험 프리미엄을 높이며 상승을 가속화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로 이란이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오만에서 진행 중인 미·이란 협상이 핵 합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구심이 커진 점도 가격 상승을 지지했다.
같은 날 발표된 소비심리지표도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2026년 2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는 예상을 깨고 6개월 만의 최고치로 상승해 에너지 수요 호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우려는 원유에 추가적인 프리미엄을 더하고 있다. 미 교통부(U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는 미국 국적 선박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할 때 이란 해역과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항해할 것을 권고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이 이란의 핵 관련 활동, 특히 우라늄 농축을 중단시키기 위해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이는 주요 해상 수송로 교란과 이란의 일일 원유 생산량 약 330만 배럴(bpd)에 대한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공급 요인도 혼재해 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 증가가 글로벌 공급을 늘려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로이터는 베네수엘라의 1월 원유 수출이 80만 배럴/일로, 12월의 49.8만 배럴/일에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원유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남아 있다. 크렘린이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한 장기적 평화 합의 기대가 없다고 밝히면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와 수송 차질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고, 이는 러시아 원유 공급 제한을 통한 가격 상승 압력으로 연결된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지난 6개월간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이 표적이 되었고, 11월 말 이후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공격 받는 등 수송로와 수출 능력이 제약을 받고 있다. 또한 미국과 EU의 새로운 제재가 러시아 석유 기업과 인프라, 유조선에 대한 수출을 억제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2026년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잉여) 추정치를 381.5만 배럴/일에서 370만 배럴/일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치를 지난달의 13.53만 배럴/일에서 13.59만 배럴/일로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치는 95.68 쿼드리언트 BTU에서 95.37 쿼드리언트 BTU로 하향했다.
탱커 재고와 OPEC+도 주시할 변수다. 에너지 정보 제공업체인 Vortexa는 2월 6일로 끝난 주간 기준, 7일 이상 정박한 탱커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2.8% 감소해 1억 155만 5천 배럴(101.55 million bbl)이라고 보고했다. OPEC+는 2월 1일 성명에서 2026년 1분기까지 증산을 보류하겠다는 계획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약 220만 배럴/일 감산 가운데 일부를 복원하려 하고 있으며, 12월에는 +13.7만 배럴/일 증산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복원해야 할 생산량이 120만 배럴/일 남아 있다. OPEC의 1월 원유 생산은 -23만 배럴/일 감소해 2883만 배럴/일로 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재고 및 생산 지표도 혼선이 있다. 지난 수요일 발표된 EIA 보고서는 1월 30일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계절 평균 대비 -4.2%, (2) 휘발유 재고는 평균 대비 +3.8%, (3) 증류유 재고는 평균 대비 -2.2%임을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전주 대비 -3.5% 감소해 1321.5만 배럴/일로, 14개월 만의 저점에 해당하며 11월 7일 주의 사상 최고치 1386.2만 배럴/일보다는 낮았다.
Baker Hughes는 2월 6일로 끝난 주에 미국의 가동 중인 유정 수가 +1개 증가한 412기라 보고했다. 이는 12월 19일 주의 4.25년 최저치 406기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2022년 12월의 5.5년 최고치였던 627기와 비교하면 지난 2년 반 동안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용어 설명
호르무즈 해협(Hormuz)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전략적 해로로,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약 20%가 통과한다. 이 해역의 교란은 글로벌 원유 공급에 즉각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RBOB(Retail Gasoline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는 미국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연관 품목으로 실제 휘발유 가격의 지표 역할을 하는 상품이다. bpd는 배럴당 일일 생산량(barrels per day)의 약어다.
전문가적 분석 및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유 가격 상방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해역 회피 권고와 이란의 핵 협상에 대한 강경 입장은 즉시적으로 위험 프리미엄을 확대시킨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 이란의 일일 생산 차질 우려, 그리고 중동 지역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전형적으로 원유 선물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다. 반면 베네수엘라의 수출 증가와 OPEC+의 1분기 증산 유예 결정, 그리고 EIA·IEA의 재고·생산 전망치는 공급 측면에서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음을 보여준다.
중기적으로 보면 주요 변수는 두 가지다. 첫째는 지정학적 긴장의 지속 여부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어 군사적 충돌이 현실화되면 공급 차질이 심화해 가격은 상당 기간 고수준에서 움직일 수 있다. 둘째는 미국 및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와 석유 수요의 회복력이다. 미시간대 소비심리 상승과 같은 소비지표 개선은 수요 측의 가격 지지 요인이며, EIA의 생산 전망 상향은 공급 측면의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
거래 전략 관점에서는 단기적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을 반영한 헤지 포지션과 함께, 공급 정상화 가능성과 재고 지표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특히 OPEC+의 정책 변경, 러시아의 수출 제약 완화 여부, 베네수엘라 및 기타 비 OPEC 국가들의 생산 흐름, 그리고 미·이란 협상 진전 상황이 가격 변동성의 주요 촉매가 될 것이다.
기타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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