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솔린 가격이 달러 약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2월 초 상승세를 이어갔다. 3월 인도분 WTI 원유 선물(CLH26)은 0.26달러(0.41%) 상승 마감했으며, 3월 인도분 RBOB 가솔린 선물(RBH26)은 0.0266달러(1.38%) 올랐다.
2026년 2월 8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원유와 가솔린 가격은 장 초반 하락분을 되돌리며 상승했는데 이는 달러 지수(DXY)의 약세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미국과 이란의 오만 회담이 핵합의 타결로 이어질지에 대한 회의적 관측이 가격을 지지했다. 워싱턴포스트(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우라늄 농축 종료 거부 입장을 고수해 미국과의 핵협상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미국 2월 소비자심리지수가 6개월 만의 최고치로 예상보다 개선된 것도 에너지 수요 기대를 높이며 유가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달러 약세, 지정학적 불안, 개선된 소비심리는 단기적으로 원유 수요 기대를 높이는 연쇄효과를 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 불확실성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의 고조는 원유 가격에 리스크 프리미엄을 추가했다. 기사에 따르면 만약 이란과 미국의 협상이 핵연료 농축 종료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면 미국이 군사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주요 해상 운송로 차단과 이란의 하루 330만 배럴(bpd) 규모의 원유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중동에 파견한 미 해군 함정을 두고 “
필요하다면 속도와 폭력으로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
“고 발언한 뒤 유가는 6개월 최고치로 급등했다.
이와 맞물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전망도 원유 가격에 영향을 준다. 크렘린이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 평화 정착의 희망이 없다고 밝히면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와 물류 차질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6개월간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했으며, 11월 말 이후에는 발틱해에서 최소 6척의 탱커가 공격을 받았다. 또한 미국과 EU의 신규 제재는 러시아의 수출 능력을 제한해 글로벌 공급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
공급·수요 지표와 시장 여건
공급 측면에서는 여러 변수가 상충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은 최근 증가세를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베네수엘라의 1월 원유 수출이 80만 bpd로, 12월의 49.8만 bpd에서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러시아산 수출은 제재·공격 등으로 제약을 받고 있다. 또한 인도에 대한 미국의 관세 완화 가능성과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중단하는 조건 교환 소식은 인도 항구로의 러시아산 공급이 12월 약 120만 bpd로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시사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2026년 전세계 원유 잉여량 전망치를 기존 3.815백만 bpd에서 3.7백만 bpd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미국에 대한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미국 원유 생산량 전망을 전월의 13.53백만 bpd에서 13.59백만 bpd로 상향했지만, 같은 기간 미국의 2026년 에너지 소비 예상치는 95.68 쿼드리언(quad)에서 95.37 쿼드리언으로 하향 조정해 수요 예상에는 일부 하향 압력이 존재한다.
또한 Vortexa의 집계에 따르면 7일 이상 정지 상태였던 원유를 실은 유조선에 보관 중인 원유량은 1월 30일로 끝난 주에 전주 대비 -6.2% 감소한 1억 300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해상 유류 재고의 일부가 해소되고 있음을 뜻한다.
OPEC+의 정책과 시장 영향
OPEC+는 2026년 1분기까지 증산 중단 계획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12월에 13.7만 bpd 증산을 발표했으나 2026년 1분기에는 추가 증산을 보류하기로 했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bpd 감산을 단계적으로 복구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120만 bpd는 복구하지 못한 상태다. OPEC의 12월 원유 생산량은 29.03백만 bpd로 전월 대비 4만 bpd 증가했다.
미국 재고와 생산 지표
미국 EIA 보고서는 1월 30일 기준으로 (1) 원유 재고가 5년 평균 계절성 대비 -4.2% 수준, (2) 휘발유 재고는 평균 대비 +3.8% 초과, (3) 증류유 재고는 평균 대비 -2.2% 부족하다고 발표했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량은 전주 대비 -3.5% 하락해 13.215백만 bpd로 14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는 11월 7일 주의 최고치 13.862백만 bpd를 하회하는 수치다.
장비·활동 측면에서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2월 6일로 끝난 주의 미국 가동 중인 유정 수가 전주 대비 +1 증가해 412기가 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2024년 12월 19일 주의 406기로 기록된 4.25년 최저치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지난 2.5년 동안 미국의 유정 수는 2022년 12월 기록한 627기에서 급감했다.
전문적 분석 및 향후 전망
종합적으로 보면 단기적으로는 달러 약세와 중동 및 러시아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유 가격을 지지하는 주요 요인이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달러 표시 자산인 원유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외국인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이란 핵합의 결렬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긴장 고조 발언,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및 제재는 공급 차질 위험을 높여 가격을 상방으로 압박한다.
반면 공급 측면의 완화 요인도 존재한다. 베네수엘라의 수출 증가와 OPEC+의 단계적 증산 복구 의도, 그리고 IEA가 제시한 2026년 잉여 전망은 가격 상승을 제약할 수 있다. 특히 EIA의 생산 전망 상향과 미국의 유정 수가 완만히 회복될 가능성은 중기적 공급 확대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향후 가격 흐름은 다음의 상호작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첫째, 달러 흐름—달러 약세가 지속되면 추가 상승을 촉진할 수 있다. 둘째, 중동·러시아 지정학 리스크—군사적 충돌 또는 해상 운송로 차단 가능성은 급등 위험을 높인다. 셋째, OPEC+의 정책 이행 여부—추가 증산 보류가 이어지면 공급 긴축 요인이 되지만, 증산 재개 시에는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 넷째, 미국과 국제 재고·생산 지표—재고가 평균 이하로 유지되고 생산 회복이 느리면 가격 상방 요인이 강해질 것이다.
정책적 시사점으로는 에너지 시장 참가자와 정책결정자 모두 단기적인 지정학 리스크 관리와 중기적 공급회복 신호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무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연료 조달 전략은 달러 변동성, 선물 만기 구조, 재고 수준 및 주요 생산국의 정책 변수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될 필요가 있다.
용어 설명
본 보도에서 사용된 주요 용어는 다음과 같다. WTI는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를 의미하는 대표적인 국제유가 지표이며, RBOB는 휘발유의 표준화된 선물(재포장된 휘발유 규격)이다. DXY는 미국 달러 인덱스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 변동을 나타낸다. 단위 bpd는 하루 평균 배럴 수를 뜻하는 ‘barrels per day’의 약자이다. OPEC+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을 포함한 협의체를 말한다. EIA(미 에너지정보청), IEA(국제에너지기구), Vortexa(에너지 데이터업체), Baker Hughes(유정·장비 통계 제공업체)는 각각 에너지 시장 관련 통계와 전망을 발표하는 주요 기관들이다.
기타 고지
원문 기사 작성자인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서 언급한 증권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보유 포지션이 없었다고 밝혔으며,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는 참고용이다. 기사에 표현된 견해는 작성자 개인의 견해이며 반드시 나스닥(Nasdaq, Inc.)의 입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