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발—미국과 인도는 무역 협정 체결을 향해 한발 더 나아가면서 중간(framework) 무역 틀을 공개했다. 양국은 이번 틀이 관세를 낮추고 에너지·경제 협력을 재편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재조정하려는 공동 목표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2026년 2월 6일, 로이터(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두 정부는 공동 성명을 통해 이 틀(framework)이 보다 포괄적인 양자 무역협정 협상으로 나아가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성명은 최종 합의를 위해서는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발단과 주요 합의 내용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월요일에 인도와의 합의를 발표하면서 미국이 인도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율을 50퍼센트에서 18퍼센트로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기로 한 데 대한 교환 조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금요일에 행정명령을 통해 이전에 부과했던 25퍼센트의 별도 관세 부과분을 철회했다고 발표했다. 이 25퍼센트는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처벌하기 위해 따로 부과된 것이었다.
구매 약정과 품목
공동 성명은 초기 발표보다 상세한 내용을 제시했다. 성명은 인도가 향후 5년간 미 의 상품을 미화 5000억 달러어치 구매하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구매 품목으로는 원유, 가스, 코킹 석탄(coking coal), 항공기 및 항공기 부품, 귀금속, 기술 제품 등이 포함된다. 기술 제품 범주에는 인공지능 응용에 주로 사용되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와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기타 장비가 명시되어 있다.
식품·농산물 및 산업재 관세 조정
성명은 인도가 미국의 모든 산업재와 폭넓은 식품·농업 제품에 대한 관세를 폐지하거나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가축 사료용 건조 증류 부산물(dried distillers’ grains)과 적수수(red sorghum), 견과류, 신선 및 가공 과일, 대두유, 와인 및 주류 등이 언급되었다.
미국의 대(對)인도 관세 적용
그러나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은 인도산 대부분 품목에 대해 대체로 18퍼센트의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해당 품목군에는 섬유 및 의류, 가죽 및 신발, 플라스틱 및 고무, 유기화학품, 가정용 장식품, 공예품 및 일부 기계류가 포함된다. 성명은 인도가 미국과 무역협정을 맺은 다른 우방국에 부여된 것과 동일한 유형의 항공기 및 항공기 부품에 대한 관세 혜택을 받을 것이며, 자동차 부품 수입에 대해 관세율이 낮은 할당(quota)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약품 조사와 향후 협상
트럼프 행정부가 의약품 및 그 원료에 대해 진행 중인 관세 조사 결과에 따라, 성명은 “인도는 제네릭 의약품과 원료에 관해 협상된 결과를 받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관련 분야에 대해 별도 협의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인도 측 반응
인도 상무장관 피유시 고얄(Piyush Goyal)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 이번 틀 합의가 인도 수출업자, 특히 농민·어민·중소기업에 미국 연간 국내총생산 규모인 30조 달러(미화)에 달하는 시장의 문을 열어준다고 평가했다. 고얄 장관은 목요일에 워싱턴과 뉴델리가 3월에 정식 무역협정에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서명 후 인도가 미국 수출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시행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비관세 장벽·안전기준 수용
인도는 또한 농산물, 의료기기 및 통신장비 수입에 대한 오랜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고, 제품 수입에 대해 미국 또는 국제 안전 및 허가 기준을 수용하는 합의를 6개월 이내에 마무리하기로 약속했다. 이는 수입 규격과 인증 절차를 표준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수출 통제·제3국의 비시장 정책 대응
미국은 민감 기술에 대한 수출통제 집행에 관해 인도와 협력할 의사를 확인했으며, 공동 성명은 또한 “제3국의 비시장적 정책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명시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배경과 전략적 의의
미국과 인도는 수년간 포괄적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분쟁 분야는 농업, 디지털 무역, 의료기기 및 시장 접근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그러나 양국 관료들은 중국과의 경쟁, 공급망 다변화, 에너지 안보 등 전략적 우려가 이번 협상에 새로운 긴박성을 부여했다고 설명한다.
용어 설명
코킹 석탄(coking coal)은 고온에서 가열하면 탄화되어 철강 생산 과정에서 용광로에 투입되는 중요한 원료이다. GPU(그래픽 처리 장치)는 병렬연산 능력이 뛰어나 인공지능 훈련 및 추론, 데이터센터 연산에 널리 사용되는 반도체다. 비관세 장벽은 관세가 아닌 규제·인증·검역·허가 등으로 수입을 제한하는 모든 조치를 의미하며, 쿼터(quota)는 특정 기간 동안 허용되는 수입량 한계를 뜻한다.
경제적·시장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 이번 틀의 공개는 에너지 및 원자재 시장, 일부 산업재와 농산물 수출업체에 직접적인 가격·수요 신호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인도가 미국산 원유 및 가스 구매를 확대하면 국제 원유 흐름이 재조정되어 기존의 러시아산 유입축소 영향을 보완할 수 있다. 이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수요 축소 압력과 함께 미국·베네수엘라산 원유에 대한 수요 증가를 야기할 수 있으며, 지역별 유통로와 정제 패턴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인도가 미국산 산업재 및 기술 제품을 대량 수입하면 인도의 제조업·데이터센터·인공지능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GPU 등 고성능 반도체의 유입은 인도 내 AI 개발 환경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미국이 인도산 제품에 대해 통상적으로 유지하는 18퍼센트의 관세는 수입가격에 여전히 상방압력을 가할 수 있어 일부 소비재 및 생산자 가격의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특히 섬유·의류·가죽·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는 관세율이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 부문에서는 인도의 농축산물 및 가공식품 수출 확대가 예상되나, 수출품목에 적용될 관세 인하 폭과 비관세 장벽 해소 속도에 따라 실질 수출 증가세는 달라질 전망이다. 또한 의약품 분야의 관세 조사 결과와 협상 결과에 따라 인도 제네릭 의약품의 미국 시장 접근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정책적 시사점
이번 틀 합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제·무역 정책을 재구성하는 현상을 반영한다. 공급망 다변화와 에너지 안보 강화라는 목표가 무역 협상에서 중요한 동인으로 부각되었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세부 관세율, 원산지 규정, 지식재산권 및 데이터 규제 관련 쟁점이 남아 있어 최종 협정까지는 추가 협의와 조정이 불가피하다.
향후 일정
공동 성명과 인도 당국 발표를 종합하면 워싱턴과 뉴델리는 3월에 정식 무역협정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성명은 일부 분야에 대해 추가 협상이 필요하며, 특히 의약품 관련 조사 결과에 따라 별도 합의가 이뤄질 것임을 명확히 했다.
핵심 요약
미·인도는 중간 무역 틀을 통해 관세 인하, 대규모 구매 약정, 비관세 장벽 완화, 민감기술 수출통제 협력 등 광범위한 협력 방안을 제시했으며, 최종 합의를 위해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