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아웃룩 하향에 인도네시아 증시·루피아 매도세 재개

자카르타/싱가포르인도네시아의 주식시장과 통화가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아웃룩 하향 조정 발표 이후 다시 급락했다. 이번 조치는 연초부터 이어진 변동성 속에서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의 시장에 또 다른 충격을 가했다.

2026년 2월 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국제 투자자들은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이 성장률 8% 목표를 추진하면서 재정 건전성과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투심이 위축되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의 보도에서 자카르타 종합지수(Jakarta Composite Index)는 이날 2.5% 하락했고, 루피아 환율은 달러당 16,888루피아까지 하락하며 1월 2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루피아는 연초 대비 현재까지 약 1%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은 이번 주에만 5% 하락했고, 지난주에는 6.9% 하락한 바 있다.

무디스는 인도네시아의 국가 신용등급 아웃룩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정책 예측 가능성 약화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또한 정책 효율성에 대한 우려와 거버넌스(지배구조)의 약화 징후를 언급하며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인도네시아의 오랜 정책 신뢰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총자산 규모 약 1.4조 달러(G20 경제)인 인도네시아의 신용도에 대해 Baa2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아웃룩을 하향한 상태다. 동시에 무디스는 국가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에 민감한 다수의 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아웃룩을 낮췄다. 대상에는 국내 최대 통신회사인 텔콤 인도네시아(Telkom Indonesia)와 그 이동통신 자회사 텔콤셀(Telkomsel), 즉석라면 제조사 인도푸드 CBP 수크세스 막무르(Indofood CBP Sukses Makmur), 중장비·광산업체 유나이티드 트랙터(United Tractors) 등이 포함됐다. 또한 에너지 기업 퍼르타미나(Pertamina)와 그 업스트림 유닛, 광물 기업 MIND ID도 영향을 받았다. 텔콤, 퍼르타미나, MIND ID 및 네 개의 대형 은행은 모두 국영 기업이다.

무디스의 아웃룩 조정은 시장에서 약 1,200억 달러(약 1200억 달러 아님, 기사에선 약 1200억달러로 표기된 시장가치 손실) 규모의 시가총액 증발로 연결되었다고 보도되었으며, 이는 연초 시장의 출렁임을 확대시켰다.

“강한 하향 근거는 없다(There’s no strong reason to downgrade),”라고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Purbaya Yudhi Sadewa) 재무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는 경제의 펀더멘털은 강하고 성장률은 가속화되고 있으며 재정적자도 확대되었지만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푸르바야 장관은 재정정책이 성장 촉진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연말까지 경제성장률이 6% 이상을 기록하면 등급 상향 가능성도 서서히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프라보워 대통령이 성장 추진을 위해 설립한 연간 설립된 국부펀드 다나타라 인도네시아(Danantara Indonesia)는 무디스의 아웃룩 조정에 대해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라는 건설적인 경고”라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다나타라 설립이 충분한 정책 조정과 응집력 없이 진행될 경우 정책 신뢰성에 위험을 주고 정부의 잠재적 우발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나타라의 최고책임자 로산 로슬라니(Rosan Roeslani)는 이 기금이 아직 제도 구축 단계에 있으며 글로벌 모범 사례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등급과 관련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반복되는 몇몇 금융·신용 용어는 일반 독자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우선 신용등급 아웃룩(outlook)은 등급 기관이 앞으로 6~24개월 동안 해당 국가나 기업의 등급 방향에 대해 평가하는 것으로, ‘안정적’, ‘긍정적’, ‘부정적’ 등으로 분류된다. 아웃룩이 ‘부정적’으로 바뀌면 추후 실제 등급 하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신용부도스왑(CDS)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을 보험처럼 거래하는 금융상품으로, 스프레드가 확대되면 해당 국가 또는 기업의 채무불이행 우려가 높아졌다는 신호다.

시장 반응과 구체 지표

국가의 10년물 벤치마크 국채 수익률은 6.317%로 큰 변화 없이 거래되었으나, 5년물 CDS 스프레드는 15개월 최고치까지 상승해 채권시장에서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수요일 이후 순매도 기준으로 약 8억 6,000만 달러어치 주식을 매도했으며, 이는 2025년 한 해 동안의 순매도(약 10억 달러)와 견주어 단기간에 큰 매도세가 유입된 상황이다.

전문가 진단

OCBC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무디스의 아웃룩 하향이 경고탄(warning shot)이라며, 향후 정책결정 성격이 불확실한 상태로 유지될 경우 다른 신용평가사들도 뒤따를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래 1년 내외로 등급 하향을 막기 위한 당국의 대응이 면밀히 관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레이 애셋 시큐리타스(Mirae Asset Sekuritas Indonesia)의 시장분석가 롤리 아리아 위스누브로토(Rully Arya Wisnubroto)는 주식, 장기국채, 국영기업 및 주요 은행의 주가, 루피아와 자본유출입 등 자산군 전반에 걸쳐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것이 가장 주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시나리오와 영향 분석

무디스의 아웃룩 하향과 시장의 반응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첫째,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며 주식시장과 루피아가 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이는 이미 관찰된 외국인 순매도와 루피아 약세로 확인된다. 둘째, 장기금리(국채 수익률)와 CDS 스프레드가 확대될 경우 정부의 차입 비용이 상승해 재정적자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셋째, 신용등급의 추가 하향 가능성은 국영기업(특히 에너지·통신·광산 부문)과 대형은행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투자 및 신용여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당국이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명확한 로드맵(예: 재정수지 개선 계획, 중앙은행 독립성 보장 조치 등)을 제시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조정에 성공하면 시장 신뢰는 회복될 수 있다. 실제로 S&P와 피치는 현재까지 인도네시아에 대해 ‘안정적’ 아웃룩을 유지하고 있어 추가 평가와 행보가 향후 시장 반등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정책적 시사점

무디스의 이번 조치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제도적 신뢰성의 중요성을 분명히 드러냈다. 재정·금융 당국은 단기적 시장 안정화뿐 아니라 중장기적 거버넌스·투명성 강화 방안을 속도감 있게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부펀드 다나타라의 운영과 관련한 투명성 제고, 국영기업의 재무 건전성 관리,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명확한 보장은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 회복에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주가 조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신용평가사의 판단은 시장 심리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며, 실제 채권 금리와 자금 흐름을 통해 실물경제의 자금조달 환경에까지 파급될 수 있다. 따라서 당국의 정책 대응과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향후 평가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