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자신이 과거에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잘못된 표현이었다고 정정했다. 베센트 장관은 2024년 1월, 자신이 소속된 Key Square 투자회사가 파트너들에게 보낸 문서에서 “관세는 인플레이션적이다(tariffs are inflationary)”고 쓴 부분에 대해 바로잡고 싶다고 밝혔다.
2026년 2월 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하원 청문회에서 해당 문서와 관련해 집중 추궁을 받던 베센트는 “내가 실수했다면 이를 정정하고 싶다. 그리고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던 것도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베센트는 청문회에서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고 물가상승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1년 전 취임한 이후 부과한 수많은 관세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관세 연관 인플레이션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맥락에서
“그래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짖지 않은 개였다(tariff inflation was the dog that didn’t bark).”
고 말했다.
또한 기사에서는 미국의 최근 통계가 12월 생산자물가지수(Producer Price Index, PPI)가 예상보다 크게 상승했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 점은 향후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될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
배경 설명
관세는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수입품 가격을 인상하여 국내 유사 상품의 경쟁력을 보호하거나 무역정책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관세가 인상되면 이론적으로는 수입품 가격이 올라 소비자물가(CPI)와 생산자물가(PPI)에 파급되어 전반적인 물가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 그러나 관세의 실제 물가 영향은 복잡하다. 공급망 조정, 기업의 마진 흡수, 화폐가치 변화, 수요 둔화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관세가 곧바로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기업이 판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출고 시점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앞서 물가 압력을 시사하는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PPI가 상승하면 시간이 지나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는 경우가 많아 인플레이션 가속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1
정책적·시장적 함의(분석)
베센트의 발언 정정과 관련된 경제적 의미는 다층적이다. 첫째, 행정부 관계자의 견해 표명은 시장 기대에 영향을 미친다. 재무장관이 관세의 인플레이션 효과를 부인함으로써 단기적으로는 관세 관련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 이는 금융시장, 달러 환율, 장·단기 금리 등에서 심리적 안정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둘째, 지난달 보고된 12월 PPI의 예상보다 큰 상승은 여전히 경계해야 할 신호다. 관세 자체가 즉시 소비자물가에 반영되지 않았더라도, 생산자 단계에서의 비용 상승은 기업의 가격전가(pass-through)를 통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로 전이될 수 있다. 기업이 원가 상승을 흡수하는 대신 판매가격에 반영하기로 하는 시점과 그 규모는 수요 상황, 경쟁 정도, 기업의 이익 여지에 따라 달라진다.
셋째, 베센트의 진술은 정책·정치적 맥락도 반영한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약 1년간의 기간 동안 다수의 관세 조치가 발표되었고, 그 영향이 즉시 물가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경험은 향후 관세를 통한 보호무역 정책의 정치적 논의에서 중요한 근거로 인용될 것이다. 다만 PPI 상승 신호가 지속될 경우, 관세뿐 아니라 공급망 병목, 원자재 가격 변동, 노동비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물가 상승 압력이 재차 부각될 우려가 있다.
실무적 시사점
시장 참여자와 정책결정자는 다음과 같은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우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간의 시차를 고려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PPI 상승이 확인된 이후 몇 달 내 소비자물가에 어떤 규모로 반영되는지를 관찰하면 향후 통화정책, 재정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둘째, 기업 실적 관점에서는 원가 상승 압력이 매출과 이익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섹터별로 평가해야 한다. 제조업과 유통업 등 공급망 노출도가 높은 업종은 특히 민감하다.
마지막으로, 관세의 효과에 대한 일반적 해석은 단순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관세는 가격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 외에도 무역패턴의 변화, 공급망 재배치, 교역량 축소로 인한 효율성 손실 등을 통해 경제 전반에 중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정책 입안자는 단기적 물가 지표와 함께 구조적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요약
하원 청문회에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과거 Key Square 투자회사 문서에서의 “관세는 인플레이션적이다”라는 표현이 잘못됐음을 시인하고 이를 정정했다. 베센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부과된 여러 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물가가 하락세를 보였으며, 관세로 인한 뚜렷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최근 미국의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른 점은 향후 인플레이션 재가속 가능성을 시사한다.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공급망 조정, 기업의 가격전가 여부 등 여러 요인에 좌우되기 때문에 단기간의 관찰만으로 일반화하기 어렵다. 정책·시장 주체들은 PPI와 CPI의 시차, 업종별 민감도, 공급망 구조 변화를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