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국민연금(NPS)의 외화표시 채권 발행을 연내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건복지부 제1차관인 Seuran Lee(세우란 리)가 밝혔다. 이번 조치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자금조달 다각화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026년 2월 4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제1차관 세우란 리는 “관련 법 개정이 신속히 이뤄진다면 연내에 시행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리 차관의 발언은 국민연금이 사상 처음으로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계획과 관련해 정부 관료가 공개적으로 시기 로드맵을 밝힌 첫 사례다.
리 차관은
“빠를수록 좋다. 관련 법의 개정이 신속히 이뤄진다면 연말까지가 이상적일 것”
이라고 말하며 법적‧제도적 정비가 선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국민연금의 운용자문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이 위원회는 총액 1,437.9조원(약 $992.24억) 규모의 연기금에서의 투자·운용 변경안을 검토하는 기구라고 설명됐다.
보도 직후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의 하락분을 일부 만회해 1,449.8원에 거래됐으며(0626 GMT 기준) 전일 대비 0.2% 하락했다. 장중에는 한 때 0.5%까지 하락한 바 있다. 원화는 2025년 중반 이후 약 7% 가량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환선물 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해왔다.
국민연금의 달러표시 채권 발행 검토 배경
정부는 국민연금이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하면 자금조달 다변화에 기여하고 환율 변동성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국민연금은 미국과의 무역협약과 관련해 $3500억(약 $350 billion) 규모의 미국 산업 분야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추가적인 자금유출 우려가 원화 약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국민연금은 현재 외화표시 채권 발행의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는 국회에서의 연금법 개정을 기다리고 있다. 발행 규모 등 구체적인 사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리 차관은 “해외투자 규모의 일정 비율로 상한을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해, 캐나다연금(CPPIB·Canada Pension Plan Investment Board)이 사용하는 전략과 유사한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레버리지·담보 활용 가능성
리 차관은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므로 레버리지가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는 기금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히며 달러표시 자산을 담보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채권 발행을 통해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면서도 운용수익률을 보호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자산배분 조정과 국내외 포지션 변화
복지부는 최근 연말 기준 해외주식 비중 목표를 기존 38.9%에서 37.2%로 낮추고 국내주식 비중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이는 코스피(KOSPI)가 전년 대비 76% 급등해 1999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국내주식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점을 반영한 조치다. 리 차관은 “외환시장에 가해지는 압력을 고려해 올해 해외투자 규모를 줄였으나,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면 그 문제는 다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Hedging) 정책과 선물 매도
리 차관은 국민연금의 전략적 통화 헤지 정책 점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식으로 통화헤지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는 기계적인 의사결정이 아니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런 헤지 수단은 달러선물 매도 포지션을 통해 달러 공급을 늘리고 원화의 하락세를 저지하는 효과를 노리는 방식이다.
의사결정 구조와 관계기관 협의
국민연금의 투자가 가져올 수 있는 수익률·레버리지 관련 핵심 결정은 복지부 장관이 주도하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리 차관은 복지부와 국민연금, 기획재정부, 한국은행이 참여하는 4자 협의체가 금융시장 안정을 논의하기 위해 목요일(보도일 기준 금주) 공식 첫 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문용어 설명
외화표시 채권(외화채)은 발행 통화가 달러 등 외국 통화로 표시되는 채권을 말한다. 통상 발행 주체가 외화로 자금을 조달해 해외 투자나 외화 유동성 확보에 활용한다. 환헤지(통화헤지)는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선물계약을 통한 달러 매도는 미래의 달러 매입 부담을 줄여 원화 약세를 완화하려는 목적이 있다. 선물(포워드) 매도는 정해진 시점에 특정 통화를 팔겠다는 계약을 의미하며, 레버리지란 차입을 통해 투자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기금 자산을 담보로 한 차입은 채권자에게 담보권을 제공해 자금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으나, 반대급부로 리스크 노출이 커질 수 있다.
정책적·시장적 함의와 분석
첫째, 국민연금의 외화채 발행은 단기적으로 외화 조달능력 강화와 함께 외환시장에 대한 압력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달러표시 채권을 통해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면 원화의 추가 급락 우려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둘째, 기금의 레버리지 확대 가능성은 장기적으로 운용수익률을 높이는 반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시 기금의 손실 확대 리스크를 동반한다. 셋째, 해외투자 비중 조정과 함께 진행되는 발행은 자산배분 전략의 유연성을 넓혀 국내외 자산 간 리스크·수익 균형을 재조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법 개정의 시점·내용, 발행 규모와 만기 구조, 담보 설정 여부 등 구체적 설계에 따라 실제 효과와 위험은 크게 달라진다. 예컨대 발행 규모가 과도하거나 단기 만기 위주일 경우 단기 시장 충격을 유발할 수 있으며, 담보로 사용된 자산의 가치 하락은 기금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신중하게 설계된 상한·만기·헤지 전략은 금융시장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연기금의 장기 수익률을 제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향후 관점
국민연금의 외화채 발행 검토는 환율 및 국제금융 여건 변화에 대응한 정책적 선택으로, 관련 법 개정과 운용위원회의 승인 여부가 관건이다. 복지부와 기금, 금융당국 간의 협의 결과와 구체적 발행 설계가 공개되면 시장은 발행 규모·시점·조건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달러 대비 원화 흐름, 외환보유액 동향, 글로벌 금리 수준 등이 향후 시장 반응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참고 환율: $1 = 1,449.1500원(보도 시점)
본 보도는 로이터 통신의 2026년 2월 4일 보도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해당 보도에 인용된 보건복지부 제1차관의 발언과 국민연금, 금융시장 관련 수치를 충실히 전달하고자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