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제약·바이오 기업 암젠(Amgen)은 2025회계연도 4분기(2025년 10~12월) 실적이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한때 소폭 상승했으며 회사는 실험적 체중감량 치료제 마리타이드(MariTide)에 대한 자신감을 재확인했다.
2026년 2월 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암젠은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9.9억(약 99억 달러)을 기록해 LSEG 집계 기준 애널리스트 평균 전망치인 $9.5억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Adjusted EPS)은 $5.29로 전년 동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애널리스트 예상치 $4.73를 웃돌았다. 암젠은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파이프라인의 핵심인 체중감량 약물에 대한 임상 진행을 강조했다.
“주간 투여형 GLP-1(위그노비 등)에 대한 불만족이 존재한다. 마리타이드는 세 달에 한 번 투여 같은 드문 투여 빈도로도 시험 중이며, 환자와 의료진에게 패러다임을 바꿀 기회를 제공한다”
— 머도 고든(Murdo Gordon), 암젠 상업 운영 책임자
암젠은 현재 비만 및 심장질환, 수면무호흡증 등 관련 질환을 포함해 실험약 마리타이드에 대해 총 6건의 3상(Phase 3) 시험을 진행 중이며, 올해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체중감량 후보물질 AMG513의 1상(Phase 1) 시험에도 피험자 등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주가·시장 반응 측면에서 암젠 주식은 경쟁사인 노보 노르디스크(Novo Nordisk)가 2026년 비만 치료제 판매 전망을 하향 조정한 직후 정규 거래에서 거의 2% 하락했다가 시간외 거래에서 1%대 상승으로 전환하는 등 변동성이 관찰됐다. 회사는 이번 실적 발표와 가이던스를 통해 투자자에게 향후 실적에 대한 신뢰를 제공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재무 가이던스 및 애널리스트 반응으로 암젠은 2026회계연도에 대해 조정 주당순이익 $21.60~$23.00을 제시했다. 월가의 컨센서스는 $22.09이며, 회사는 연간 매출을 $370억~$384억으로 제시해 애널리스트 전망치 $371억과 비교해 소폭 상회할 수 있는 범위를 제시했다. 시티 리서치(Citi Research)의 제프리 미챔(Geoffrey Meacham)은 리서치 노트에서 이번 가이던스가 “현재 추정치로부터 약간의 상방 여지를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제품별 성과에서는 전체적으로 4분기 제품 판매량이 물량 기준 10% 증가했으나 순가격은 4% 하락해 결과적으로 분기 기준 7% 성장을 기록했다. 주요 품목별 실적은 다음과 같다.
레파타(Repatha)의 매출은 $870 million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증가했으며, 이는 애널리스트 평균 예상치인 $793 million을 상회했다. 회사는 2026년 이 약물의 순가격이 중간 단일 자릿수 퍼센트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테페자(Tepezza)의 4분기 매출은 $457 million으로 전년 대비 약간 감소(마이너스 1%)했으며,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554 million에는 미치지 못했다.
엔브렐(Enbrel) 매출은 $532 million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급감했는데, 회사는 이 같은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미국 정부의 메디케어(Medicare) 약가 책정에 따른 낮은 판매 가격을 지목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엔브렐 매출을 $679 million으로 예상했다.
세금 및 규제 이슈와 관련해 암젠은 4분기 법인세율이 전년 동기 대비 7.8%포인트 낮아졌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미국 내 해외 자회사에 대한 세무 조정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타브네오스(Tavneos) 규제 관련해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달 초 임상자료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해당 약품의 미국 시장에서의 시판 철회 요청을 제기했다고 암젠이 밝혔다. 타브네오스는 드문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4분기 매출은 $152 million이었다. 암젠은 해당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자신감을 표시하며 FDA에 시판 철회를 의도하지 않는다고 통지했다고 발표했다.
용어 해설 및 배경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은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에 영향을 주어 체중감량에 사용되는 주사제 계열이다. 노보 노르디스크의 웨고비(Wegovy) 등은 주간 투여형(GLP-1 주1회 등) 약물이지만, 암젠이 개발하는 마리타이드는 투여 빈도가 매우 낮은 편으로 분기(3개월) 단위로 투여하는 용량까지 시험되고 있어 환자 순응도와 의료비용 구조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
임상시험의 단계 중 3상(Phase 3)은 약물이 안전성과 효능을 대규모 환자군에서 확증하는 최종 단계로, 성공 시 규제당국 승인 신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암젠이 6건의 3상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이 약물이 임상적으로 중요한 전환점에 있음을 시사한다.
조정 주당순이익(Adjusted EPS)은 기업이 일회성 비용이나 비현금 항목을 제외해 핵심 영업실적을 보여주기 위해 산출하는 지표로, 투자자들이 회사의 지속적 수익성을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전문가 관점의 분석)
암젠의 4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견조했으나 제품별 희비가 엇갈렸다. 레파타의 강한 성장세는 스타틴 외 치료 옵션으로서의 수요 증가와 보험 적용, 처방 확대에 기인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엔브렐의 큰 폭 감소는 미국 메디케어 등 공적 보험의 가격 책정 압력이 실제로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구조적 약가 압력은 향후 생물학적 제제 및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관찰될 수 있다.
파이프라인 측면에서 마리타이드가 3개월 단위 투여 등 획기적 투여 편의성을 입증하면, 환자 복약 순응도 개선과 함께 GLP-1 계열의 기존 시장 구도를 일부 흔들 수 있다. 그러나 장기 안전성, 비용 대비 효과, 보험 급여 결정 등 다수의 비임상적·경제적 변수가 존재하므로 상용화와 시장 점유율 확대까지는 추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보험사와 공공보험의 급여 결정은 실제 채택률과 매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규제 리스크로서 타브네오스 관련 FDA의 시판 철회 요청 사례는 임상자료에 대한 규제당국의 엄격한 검토가 매출에 즉각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암젠의 자문 및 대응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해당 제품군의 향후 실적과 규제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투자 관점에서 암젠의 2026년 가이던스는 월가 컨센서스에 근접하거나 소폭 상회하는 범위로 제시되어 있어, 단기적으로는 애널리스트 기대치 대비 ‘상방 여지’가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업스트림에서는 가격 하락 압력과 규제 리스크, 경쟁 심화(특히 비만 치료제 부문에서 노보 노르디스크 등과의 경쟁)가 중장기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종합적으로 암젠은 견조한 분기 실적과 함께 체중감량 신약 후보의 임상 진전에 따른 향후 성장 동력을 제시했으나, 제품별로는 가격 압력과 규제 이슈의 영향이 상반되게 작용하고 있어 투자자와 헬스케어 이해관계자들은 파이프라인 진행 상황과 규제당국과의 추가 소통, 보험 급여 결정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