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압박·지역 수요 급증 속 싱가포르 에어쇼 개막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최대 항공 전시회가 개막했다. 이번 에어쇼는 항공기 인도 지연을 초래하는 광범위한 공급망 부족 속에서도 지역 항공 수요의 급격한 회복을 배경으로 열린다.

2026년 2월 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10회 째 격년 개최되는 싱가포르 에어쇼(Singapore Airshow)에는 에어버스(Airbus)와 보잉(Boeing) 같은 글로벌 항공업체부터 싱가포르 현지 강자인 ST 엔지니어링(ST Engineering), 드론 중심의 방산 스타트업인 앤두릴 인더스트리즈(Anduril Industries)와 실드 AI(Shield AI)에 이르기까지 1,000여 개가 넘는 기업이 참가했다.

주최 측은 2024년 이전 전시회의 무역일 기준 관람객이 약 6만 명에 달했다고 전했으며, 올해는 부대 행사로 데뷔한 우주 정상회의(space summit)의 효과로 참가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정상회의에서 싱가포르가 월요일에 무엇을 출범하겠다고 발표했다는 보도가 있으나, 원문에는 구체적 대상이 명시되지 않아 세부 내용은 확인 중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중국과 인도 주도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항공 시장으로 꼽힌다. 항공사들의 여객 수요가 늘면서 2026년 여객 트래픽 성장률은 7.3%로 예상되지만, 항공기 제조사와 엔진 제조사들은 증가하는 대형 항공기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된다.

“항공 시장이 계속 성장함에 따라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있다.”라고 ST 엔지니어링의 상업 항공 부문 대표인 제프리 람(Jeffrey Lam)은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전시회의 분위기는 항공사가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회복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기대와 기대감을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회 현장에서는 보잉이 에어캄보디아(Air Cambodia)와 737 MAX 10대의 계약을 발표했으며, 중국의 상용기 제작사인 COMAC(중국상용항공기공사)도 자국 개발 여객기 C919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C919는 이번 전시회에서 두 번째 출품을 기록했으며, 2년 전 헤드라인을 장식한 바 있다.

이날 일찌감치 COMAC의 소형 지역항공기 모델인 C909은 이번 전시회에서 첫 항공기 주문을 받았다. 중국의 산시 빅토리 일반 항공(Shanxi Victory General Aviation)이 소방용 항공기 6대에 대한 양해각서(LOI)를 체결한 것이다.

COMAC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C909의 여객 버전은 동남아시아에서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트랜스누사(TransNusa), 라오스항공(Lao Airlines), 베트남의 비엣젯(VietJet Aviation)이 해당 기종을 운용하며 20개 이상의 노선에서 70만 명 이상의 승객을 수송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주요 회의의 장(場)

제프리 리서치(Jefferies) 애널리스트들의 계산에 따르면, 싱가포르 에어쇼는 2012년 이후 전 세계 항공기 전시회 주문의 약 5%만을 차지해 왔다. 이는 연중 후반에 열리는 파리, 파운버러(Farnborough), 두바이(Dubai) 전시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에어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사 임원들과 항공기·엔진 제조사들의 주요 만남의 장으로 기능한다. 이 지역은 전 세계 항공 트래픽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알턴 항공 컨설팅(Alton Aviation Consultancy)이 전시회 전날 발표한 보고서는 2024년부터 2044년 사이 전 세계에서 성장 속도가 빠른 항공 시장 10곳 중 8곳이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산 전시 및 수출 경쟁

방위산업 측면에서는 이스라엘의 11개 기업과 이스라엘 국방부가 전시업체로 참가했다. 이들은 지난해 파리와 두바이 에어쇼에서 가자 사태 여파로 냉대를 받았으나 이번에는 싱가포르에서 전시 기회를 얻었다.

중국의 AVIC(중국항공공업그룹)는 자국이 홍보하는 전투기 J-35A의 대형 모형을 전시해 국제 판매를 모색하고 있다. AVIC는 J-35A를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의 F-35에 대한 저비용 대안으로 홍보하고 있다.

한편 보잉은 인도네시아를 대상으로 한 F-15 전투기 생산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혀, 자카르타의 군 확장에 있어 중요한 거래가 마침표를 찍었다.

화요일 현장에는 동남아시아 각국의 군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방산 전시물에 큰 관심을 보였다. 베트남 대표단은 에어버스(Airbus)의 군용 헬리콥터와 A400M 수송기 전시를 관람했으며, 태국 군 관계자들은 엠브라에르(Embraer)의 정적 전시로 향했고, 싱가포르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srael Aerospace Industries) 부스를 찾았다.

전시회의 점심시간 비행 시범에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인도, 중국, 말레이시아, 호주 등 여러 국가의 공군 조종사들이 참여해 공연을 선보였다.


용어 설명 및 배경

ST 엔지니어링(ST Engineering):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종합 방산·항공·도시 인프라 기업으로, 항공기 동체 정비 및 수리(MRO, 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공급자 중 하나이다.

COMAC(중국상용항공기공사): 중국의 국영 항공기 제조사로, C919(중형 단일 통로 여객기)와 C909(지역항공기 모델) 등 자국산 여객기를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C919는 보잉 737·에어버스 A320 급과 경쟁하는 모델이며, C909는 지역 항공 노선에 적합한 소형 여객기 계열이다.

JefferiesAlton Aviation Consultancy: Jefferies는 글로벌 투자은행 및 자산관리 회사이며, Alton은 항공 시장을 분석하는 전문 컨설팅 기관이다. 이들의 분석과 전망은 항공 수요 및 주문 흐름을 평가하는 데 업계에서 참고되는 자료다.


시장·경제적 영향에 대한 분석

이번 에어쇼는 단순한 전시·홍보 행사를 넘어 항공기 주문과 방산 계약의 초기 신호를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 현재와 같이 공급망 제약이 계속될 경우 항공사들의 신형기 도입 일정이 지연되며 중고기 및 항공기 임대시장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기적으로 항공기 임대료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제조사 측면에서는 생산 능력 확충과 공급망 다변화에 추가 투자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지역 항공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는 상황에서 항공사들은 기단 확충을 통해 노선 확대 및 좌석 공급을 늘리려 하므로, 장기적으로는 항공권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안정 효과가 기대되나, 공급 병목이 지속되면 운임의 하향 압력이 제한될 수 있다. 방산 측면에서는 이번 전시회에서의 제품 전시와 양자 접촉이 향후 무기 체계 수출과 지역 군비 현대화의 속도를 좌우할 수 있어, 관련국의 방위 예산과 조달 일정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종합하면, 이번 싱가포르 에어쇼는 아시아·태평양 항공 수요의 강한 회복세공급망 제약이라는 상충하는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으로, 항공 제조업체·항공사·리스사·방산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은 향후 1~2년간의 생산·조달 계획과 투자 우선순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