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법원, 美 내 35만 명 이상 아이티인 임시보호종료 계획 일시 중단

미국 연방법원 판사, 아이티인 임시보호(TPS) 종료 중단

미국 연방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35만 명이 넘는 아이티인에 대한 법적 보호를 해제하려던 조치를 일시적으로 중단시켰다. 이 판결은 강력한 갱단 폭력으로 황폐화된 아이티로의 강제송환 가능성을 막는 의미를 갖는다.

2026년 2월 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 판사 Ana Reyes는 국토안보부(DHS)의 아이티에 대한 임시보호지위(Temporary Protected Status, TPS) 종료 시도를 중단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이 조치는 아이티 내 폭력사태로 인해 140만 명 이상이 국내 실향된 상황에서도 수요일(발효일)에 시행될 예정이었다.

Reyes 판사는 이 사건이 클래스액션 소송으로 제기된 점을 언급하며, 원고인 아이티인들이 행정부의 결정으로 강제추방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막고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서 Reyes 판사는 국토안보장관 Kristi Noem이 아이티인의 보호지위 종료를 위해 요구되는 절차를 어겼을 가능성이 높고, 미국 헌법의 제5조의 적법절차 및 평등보호 조항을 침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적시했다.

“원고들은 Noem 장관이 종료 결정을 선결정(선입견을 가지고)했으며 비백인 이민자들에 대한 적대감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상당히 그럴듯해 보인다.”

법률 대리인과 정부 반응

원고 측을 대변한 법률사무소 Bryan Cave Leighton Paisner은 판결을 환영하며 성명에서 아이티가 여전히 극도로 위험한 상태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판결이 아이티 TPS 보유자들이 미국에 남아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토안보부 대변인 Tricia McLaughlin은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이 결정에 항소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녀는 성명에서 “아이티의 TPS는 15년 전 발생한 지진 이후 부여되었으며, 본래 이는 사실상의 사면(영구적 체류허가)을 의미하도록 의도된 것이 아니었다. 일시적(Temporary)은 일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최종 결정은 법원을 통해 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시보호지위(TPS)란?

임시보호지위(TPS)는 출신국이 자연재해, 무력충돌 또는 기타 비상사태를 겪어 본국으로의 안전한 귀환이 불가능한 경우 해당 국가 국민들에게 부여되는 체류·노동 허가 제도다. TPS를 부여받은 자는 취업 허가와 추방 유예를 받게 되며, 이는 본국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일시적 보호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이다. 이 제도는 의회가 아닌 행정부의 행정조치로 운용되며, 종종 연장과 종료를 둘러싼 법적·정치적 갈등이 발생해 왔다.

사건의 배경과 연혁

아이티인은 2010년 규모 7.0의 지진 이후 처음으로 TPS를 부여받았다. 미국은 이후 여러 차례 TPS를 연장해 왔고, 가장 최근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2024년 7월에 또다시 연장을 결정했다. 당시 국토안보부는 아이티의 동시다발적인 경제·안보·정치·건강 위기, 갱단 문제, 기능하지 않는 정부를 이유로 TPS를 2026년 2월 3일까지 추가 18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기간, 행정부는 TPS 폐지 시도를 포함한 광범위한 이민정책 강경책을 추진했다. 2025년 2월 Noem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연장 조치를 단축하려 했고, 그 결과 해당 연장은 원래 예정된 기간보다 짧아지도록 조정되었다. 그러나 뉴욕의 연방판사가 2025년 7월 Noem 장관이 그러한 조치를 취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판결하자, 국토안보부는 2025년 11월 다시 아이티의 TPS를 종결하려는 절차를 밟았다. 이때 DHS는 아이티에 “더 이상 특별하고 일시적(extraneous and temporary)한 사정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제기구의 자료도 본국 상황의 심각성을 뒷받침한다. UNICEF는 2025년 10월 추정치로 인구의 절반이 넘는 600만 명 이상, 그중 330만 명 이상의 아동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기사 본문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아이티의 폭력사태는 이미 140만 명 이상의 국내 실향민을 발생시켰다.


법적 쟁점과 향후 절차

이번 판결은 법적 절차 준수 여부와 헌법적 권리 침해 가능성을 핵심 쟁점으로 삼았다. Reyes 판사는 Noem 장관의 결정이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으며, 특히 평등보호 조항과 관련한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 법원은 이와 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당초 시행 예정이던 TPS 종료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정지시켰다.

국토안보부는 항소 의사를 밝힘으로써 이 사안은 연방법원 수준에서의 추가 심리와 항소 과정을 통해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항소심에서는 절차적 정당성의 충족 여부, 행정권의 범위, 그리고 헌법상 평등보호 기준의 적용 가능성 등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경제·사회적 파급효과(전망)

이번 판결은 단순히 법적 승패를 넘어서 광범위한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를 수반할 가능성이 있다. TPS 보유자들은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노동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어, 대규모 보호 종료는 특정 산업의 노동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건설, 농업, 서비스업 등 TPS 수혜자가 다수 종사하는 분야에서는 단기적 노동력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한 해당 인구의 소득 감소와 가족의 송금(레미턴스) 중단은 아이티의 취약한 경제 회복력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아이티 내 불안정성을 증폭시켜 추가적인 난민 유입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다. 반대로 TPS 유지가 지속될 경우 미국 내 소비 기반의 유지와 지역사회 기여가 이어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법조계와 이민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행정부의 이민정책 운영에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행정권의 재량과 절차적 합법성 사이의 균형 문제, 그리고 인종·국적을 이유로 한 결정의 헌법적 검증 가능성은 향후 유사 사건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결론

워싱턴 D.C.의 연방법원 판결은 아이티 출신 TPS 보유자 약 35만 명을 대상으로 한 보호 종료의 즉각적 시행을 일시적으로 막았다. 국토안보부는 항소 계획을 밝혔고, 이 사안은 향후 법적 다툼과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놓일 전망이다. 아이티 내 심각한 인도적 위기와 미국 내 안전망, 노동시장 영향 등 복합적 요인이 얽혀 있어 사안의 최종 결론은 광범위한 사회경제적 파장과 함께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