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선물 가격이 일시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했다. 3월 인도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CLH26)은 금요일 -0.21달러(-0.32%)로 마감했고, 3월 인도분 RBOB 가솔린(RBH26)은 +0.0069달러(+0.36%)로 장을 마쳤다. 이날 달러 강세(DXY00)는 원유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2026년 1월 31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원유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이란 강경 발언 수위를 낮추면서 초반의 상승분을 반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밤사이 대화가 있었고 그러한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해 미군의 즉각적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다. 이러한 지정학적 긴장 완화 신호가 투자심리에 즉각적으로 반영됐다.
배경(직전 발언과 시장 반응)
목요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 중동 파견 함정들이 임무를 “필요하다면 신속하고 폭력적으로(with speed and violence, if necessary)”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언했다.
해당 발언 직후에는 원유가 4.25개월 최고치까지 상승하고 가솔린 선물이 2개월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대통령의 발언 수위 완화와 대화 재개 가능성 표명으로 금요일에는 상승분이 축소됐다.
공급·수요와 재고 지표
시장에는 복합적인 공급·수요 요인이 공존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주 수요일에 2026년 세계 원유 과잉 전망치를 지난달의 381.5만 배럴/일에서 370만 배럴/일로 하향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지난달의 1,353만 배럴/일에서 1,359만 배럴/일로 상향하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을 지난달의 95.68(경탄좌단위)에서 95.37(경탄좌단위)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해상 유전 저장 동향을 보여주는 Vortexa의 집계에 따르면, 적어도 7일 이상 정체된 채 저장 중인 유조선에 보관된 원유량은 1월 23일로 끝난 주에 전주 대비 -0.6% 감소한 1.1330억 배럴로 집계됐다. 한편, EIA의 주간 보고서는 1월 23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평균의 계절적 수준보다 -2.9% 낮고, 가솔린 재고는 계절적 평균보다 +4.1% 높으며, 증류유(디스틸레이트) 재고는 +1.0% 높다고 밝혔다.
생산 및 설비 지표
미국의 원유 생산은 1월 23일로 끝난 주에 전주 대비 -0.3% 하락한 1,369.6만 배럴/일을 기록해 11월 7일 주의 기록적 고점 1,386.2만 배럴/일보다 다소 낮았다.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의 집계에 따르면 1월 30일로 끝난 주 기준 미국 내 가동 중인 유정(리그) 수는 411기로 전주에서 변동이 없었으며, 이는 4.25년 최저치(12월 19일 주의 406기)에 근접한 수치다. 2022년 12월의 627기에서 2년 반 동안 리그 수가 크게 감소했다는 사실도 주목된다.
지정학적 리스크: 이란·러시아·우크라이나 관련 영향
이란에 대한 군사적 위협 가능성은 원유 시장에 큰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부과할 수 있다. 이란은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4번째 생산국으로, 만약 공격이 현실화되면 이란의 원유 공급 차질과 함께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차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단기적으로 가격 상방 압력이 완화됐다.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의 장기화 우려는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제약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유가를 지지한다. 크렘린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에서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며 러시아의 영토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장기적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 결과 지난 5개월간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28개 러시아 정제시설이 표적이 되었고, 11월 말 이후에는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대러시아 추가 제재가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억제해 글로벌 공급을 줄이는 구조적 요인으로 남아 있다.
OPEC+ 정책과 시장 영향
OPEC+는 2026년 1분기 생산 증가를 보류하기로 1월 3일 결정하면서 단기적인 공급 추가 물량을 억제하고 있다. OPEC+는 2025년 11월 회의에서 12월에 일일 137,000배럴 증산을 발표했지만, 이후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보류하기로 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약 220만 배럴/일의 감산분을 모두 복원하는 과정에 있으며 현재까지는 120만 배럴/일가량의 증산 여지가 남아 있다. OPEC의 12월 원유 생산은 전월 대비 +40,000배럴/일 증가한 2,903만 배럴/일를 기록했다. OPEC+는 내일(일요일) 회의를 열어 생산 정책을 재검토할 예정이며, 시장은 대체로 현행 유지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전문적 해석 및 향후 전망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상반된 요인이 유가를 좌우할 전망이다.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경우(예: 미국-이란 간 대화 지속) 유가의 업사이드(상승 여력)는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우크라이나의 정유·유조선 공격, 미국·EU의 대러 제재, 그리고 OPEC+의 증산 보류 등 공급 제약 요인은 유가를 지지한다. 또한 달러 강세는 원자재 가격(달러표시)에 하방 압력을 주는 요인이다.
따라서 중기적 관점에서는 가격 변동성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정학적 사건의 전개 방향에 따라 유가는 급등 또는 급락할 수 있으며,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 러시아 원유 수출의 추가 제재 또는 대규모 군사충돌 발생 시에는 서둘러 위험 프리미엄이 재반영되어 상승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외교적 타결 신호가 이어지고 OPEC+가 점진적으로 생산을 재개한다면 공급 과잉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 및 정유업계 영향
EIA의 재고 지표에 따르면 미국 내 가솔린 재고는 계절적 평균보다 높은 반면 원유 재고는 평균보다 낮아 정유 마진과 지역별 휘발유 가격은 복합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정유 업계는 원유 공급 비용과 재고 수준, 그리고 수요 계절성(겨울→봄 전환)에 따라 가솔린 및 디젤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용어 설명(투자자·일반 독자를 위한 보완)
WTI(서부텍사스산원유): 미국 대표 원유 지표로 선물 거래의 기준이다. RBOB: 가솔린 규격 선물(레귤러 가솔린 가공품)로 휘발유 가격의 선행 지표다. DXY(달러 인덱스):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달러 강세는 달러표시 원자재에 하방 압력을 준다. bpd(barrels per day): 하루 배럴 단위의 생산·수송량 표기 방식이다. 호르무즈 해협: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주요로로,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끝으로, 기사에 언급된 필자 관련 공시는 다음과 같다. 기사 게재 시점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접적·간접적 보유 포지션이 없었다고 명시되었다. 본 보도는 시장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