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OpenAI·Anthropic·구글 등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신형 모델 출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1년간 중국산 AI의 급성장은 비용과 접근성 측면에서 글로벌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2026년 1월 28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1년 전 중국에서 개발된 DeepSeek이 공개되며 글로벌 시장을 흔들었다. DeepSeek은 사용료와 제작비용 면에서 OpenAI의 ChatGPT보다 낮은 요금으로 주목을 받았고, 이는 미국의 기술 규제가 중국의 AI 발전에 미치는 효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문샷(Moonshot AI)은 화요일 새로운 모델 Kimi K2.5를 공개했다. 회사는 이 모델이 비디오 생성 및 에이전틱(agentic) 능력에서 미국의 주요 세 모델을 모두 능가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에이전틱 AI는 사람을 대신해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하며, 궁극적 목표는 사용자의 최소한의 상호작용으로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정교한 에이전트를 만드는 것이다. 이번 업데이트는 문샷이 약 3개월 전 공개한 K2의 뒤를 잇는 것이다.

같은 날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阿里巴巴)는 텍스트·이미지·비디오를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생성할 수 있는 최신 생성형 AI 모델 Qwen3-Max-Thinking을 발표했다. 알리바바는 이 모델이 Humanity’s Last Exam이라는 광범위한 벤치마크 시험에서 주요 미국 경쟁자를 능가했다고 주장했다. 알리바바는 또한 이 모델이 다양한 작업에 대해 최적의 AI 도구를 자동으로 선택하고, 과거 대화를 문맥으로 활용해 더 효율적으로 응답을 생성할 수 있으며, 그 모든 기능이 추가 비용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 주 전인 1월 19일에는 Z.ai가 최근 출시한 GLM 4.7의 무료 버전을 공개했다. 그러나 공개 이틀 후 해당 회사는 AI 코딩 도구에 대한 가입 수요가 가용 컴퓨팅 파워를 압박하자 신규 가입자를 제한했다.
또 지난주 홍콩 상장 중국 기술 대기업 바이두(百度)의 주가는 자사 최신 생성형 AI 모델 Ernie 5.0 공개 이후 거의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바이두는 이번 업데이트가 구글의 Gemini-2.5-Pro를 능가한다고 주장했지만, 구글 딥마인드가 최근 공개한 Gemini 3 Pro와의 비교는 제시하지 않았다.
구글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는 이달 초 중국의 AI 모델이 미국에서 개발된 것보다 ‘몇 달’ 정도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화·저비용 전략을 통한 경쟁
중국 기업들은 신모델 출시 외에도 자국 기술의 채택을 확대하기 위해 신흥국가에 더 저렴한 접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경쟁하고 있다. 미국에서 개발된 주요 AI 모델과 달리 중국산 모델은 오픈소스로 배포되는 경향이 있어 무료 또는 저비용 접근을 허용하고, 모델의 기저 코드를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LSY 컨설팅의 창업자 알렉스 루(Alex Lu)는 “중국 이외의 국가들이 이 모델들을 사용해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것이 기대된다”며 “이는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관통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DeepSeek의 아프리카 지역 사용률이 다른 지역보다 2~4배 높다는 추정치를 언급했다.
번들화·플랫폼 통합을 통한 상업화
모바일 생태계에 AI를 통합하는 것은 기술적 성능 벤치마크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 모닝스타의 선임 애널리스트 이반 수(Ivan Su)는 AI 벤치마크에 지나치게 주목하면 기술의 실질적 가치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텐센트(騰訊)는 중국에서 보편적 메신저인 위챗(WeChat)과 인기 게임·동영상 스트리밍 앱을 운영하고 있어, 자사 생태계에 AI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사용자 참여를 유지·확대할 전략을 펼치고 있다.
텐센트는 설 연휴인 2월 동안 자사 AI 챗봇 앱 ‘Yuanbao’를 통해 10억 위안(약 1억4천만 달러)을 현금 보상으로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프로모션은 위챗이 10여 년 전 ‘홍바오(붉은 봉투)’ 캠페인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을 장악하는 데 활용한 전략을 연상시킨다. 바이트댄스와 바이두도 설 연휴를 앞두고 AI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사용자 이탈을 막고 사용자 체류를 늘리려 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자사 Qwen AI 앱을 업데이트해 사용자가 챗봇과 대화하는 도중 앱을 벗어나지 않고 쇼핑·음식 주문·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Qwen은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1억 명을 넘는다고 회사는 밝히고 있다. LSY의 알렉스 루는 “Qwen 사용자가 많아지면 타오바오 등 전자상거래 사용량이 늘어날 것이고, 이는 AI 모델 개발·운영 비용을 보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용어 설명
에이전틱 AI는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중간 결정을 자체적으로 내리고 일련의 행동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이는 단순 질의응답을 뛰어넘어 이메일 자동 작성, 일정 관리, 거래 실행 등 복합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오픈소스는 소프트웨어의 소스 코드를 공개해 누구나 검사·수정·배포할 수 있게 하는 배포 방식을 가리킨다. 벤치마크(기준 시험)는 모델 성능을 비교하기 위한 표준화된 시험을 말하며, Humanity’s Last Exam처럼 복합적 능력을 평가하는 테스트가 존재한다. 중국의 ‘홍바오’ 프로모션은 명절 기간 현금을 작은 봉투에 넣어 나누어주는 전통에서 착안한 마케팅 방식이다.
시장 영향과 전망
단기적으로는 중국 기업의 잇단 모델 공개와 프로모션이 사용자 트래픽을 끌어들이고 플랫폼 내 거래를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 알리바바처럼 AI와 전자상거래를 결합하면 사용자당 소비가 증가해 매출과 생태계 내 거래액(GMV)을 확대할 수 있다. 이는 해당 플랫폼의 광고·거래수수료·부가서비스 수익 증가로 이어져 AI 모델 운영비용을 상쇄할 요인이 된다.
중장기적으로는 두 가지 주요한 구조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첫째, 인프라 수요 확대다. 고성능 생성형·에이전틱 모델의 운영은 GPU·TPU와 같은 고성능 연산 자원과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필요로 하며, 이는 엔비디아(Nvidia) 등 반도체·인프라 공급업체의 수요를 촉진한다. 둘째, 글로벌 채택 확대다. 중국산 모델이 오픈소스·저비용 전략으로 신흥국가에서 빠르게 채택되면 그 지역의 애플리케이션·서비스가 중국 생태계에 종속될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추정처럼 특정 지역(예: 아프리카)에서 DeepSeek 사용이 다른 지역보다 2~4배 높다면, 해당 지역 내 디지털 경제의 구조와 수익 배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성능 측면에서의 국제 비교(예: 구글의 Gemini 시리즈와의 직접 비교)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데미스 하사비스의 발언처럼 “몇 달”의 격차가 존재한다고 평가하는 관점도 있다. 따라서 투자자와 기업은 단순한 벤치마크 수치보다 생태계 통합 능력, 사용자 유지력, 수익화 전략을 중심으로 기업별 경쟁력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
결론
요약하면, 중국의 주요 기술 기업과 스타트업들은 신모델 출시·오픈소스 배포·플랫폼 통합·프로모션을 결합해 빠르게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려 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사용자 트래픽과 거래를 증가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인프라 수요 확대로 이어지며 글로벌 AI 생태계의 지형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닌다. 기업 간의 기술 우위 경쟁은 계속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성능과 상업적 통합 능력이 함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