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반응이 주목되는 인도·EU ‘역사적 자유무역협정’

인도와 유럽연합(EU)이 거의 20년의 협상 끝에 역사적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했다. 양측은 주요 수입품 대다수에 대해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해 사실상 무관세 수준으로 만들기로 합의했으나, 일부 핵심 품목과 섹터는 예외로 남겼다.

2026년 1월 27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유럽 시간으로 화요일 이른 새벽에 발표되었고 전 세계 금융·무역 시장의 관심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향후 반응으로 쏠리고 있다.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에 공개적으로 반응하지 않았으나, 행정부 인사들은 이미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Trump and Modi Washing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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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는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EU가 인도와의 무역협정을 추진한 데 대해 비판적 발언을 했다. 그는 “미국은 유럽보다 훨씬 더 큰 희생을 치렀다. 우리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에 대해 인도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그런데 지난주 유럽은 인도와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지적했다.

인도 측의 반응도 공개됐다. 인도의 석유·천연가스부 장관 하디프 싱 푸리(Hardeep Singh Puri)는 1월 2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인도 관계는 긍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며, 양국 간 무역협정 체결도 곧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인도 관계 구조는 매우 강하다”며 “나는 점쟁이가 아니다. 무역협정이 언제 체결될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모두 조금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U-India pact


협정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협정은 거의 20년에 걸친 협상 끝에 타결되었고, 양측은 수입품의 대다수에 대해 관세를 점진적으로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농업·자동차 등 민감한 전략 부문 및 몇몇 핵심 품목은 예외로 남겨두어 즉각적·전면적 관세 철폐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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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합의는 인도와 EU가 보호주의적인 태도를 유지해 온 전략 산업 부문에서도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현실적인 개방을 선택한 결과로 평가된다. 유럽집행위원회 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은 이번 협정이 양측의 전략적 관계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는 이 협정을 “모든 협정의 어머니(mother of all deals)”라고 칭찬했다.


미국의 관세 조치와 정치적 맥락

미국은 작년 EU 수입품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했으며, 인도산 품목에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와 관련해 일부 품목에 대해 25% 또는 더 높은 관세를 적용했다는 점이 기사에서 언급되었다. 또한 기사에서 인도 상품 일부에 대해 50%에 달하는 관세가 부과된 사례가 있음을 지적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번 EU·인도 협정은 미국의 유연하지 못한 무역정책에 대한 전략적 ‘헤지(hedge)’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미국과 중국이 새로운 시장개방에 대해 닫혀 있는 동안, 인도와 EU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협정을 체결한 것”이라고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ECIPE)의 디렉터 호석 리-마키야마(Hosuk Lee-Makiyama)는 평가했다.


유럽의 고민과 전략적 균형

유럽은 전통적으로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를 통한 집단안보 원칙과 워싱턴과의 밀접한 관계를 중요시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워싱턴의 대외 정책·무역정책이 변덕스럽게 보이면서 유럽 내에서 경제적·정책적 주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의회 외교위원회 의장인 데이비드 맥앨리스터(David McAllister)는 “유럽은 보다 주권적이 되어야 하고, 경제적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하며, 우리의 안보·방위를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미국과의 긴밀한 대서양 동맹을 유지하되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다자간 무역 체계(multilateral trading system)란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국제기구를 통해 다수의 국가들이 관세·무역규칙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협상하는 체계를 말한다. 이번 기사에서 언급된 ‘무역협정’은 양자간 또는 지역간 자유무역협정으로서 다자간 체계와는 구별되는 성격을 가진다. 또한 기사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관세(tariff)’는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수출입 가격경쟁력과 관련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장·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이번 합의는 다음과 같은 경로로 경제·시장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첫째, 관세 철폐로 인해 EU시장에 대한 인도산 수출이 늘어나면 유럽 내 일부 산업(예: 노동집약적 제조업, 특정 농산품)은 단기적으로 경쟁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자동차·농업 등 민감부문이 부분적으로 보호되는 만큼 산업구조 재편의 속도는 제한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다변화와 분업의 효율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셋째, 미국이 이미 부과한 관세(예: EU 15%, 인도 관련 고율 관세)에 대한 정치적 반발이 커질 수 있어 미·EU·인도 간 무역·외교적 긴장 요인이 재부상할 수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단기적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보호무역 확대가 우려될 경우 특정 섹터의 주가와 환율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며, 이번 협정으로 인한 장기적 무역규모 확대는 양측의 GDP 성장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관세 철폐의 범위·시기, 양측의 보완적 규제·투자정책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결론 및 전망

이번 EU·인도 자유무역협정은 지정학적·경제적 균형을 재정립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유럽과 인도는 전략적·경제적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개방을 선택했고, 이는 미국의 변동적 무역정책에 대한 일종의 대응책으로 해석될 수 있다. 향후 관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공식 반응, 그리고 미·EU·인도 간 무역·안보 협력의 조정 여부이다. 이 세 국가의 정책 변화와 시장 반응을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