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의회, 미·EU 무역협상 재개 여부 결정 연기
브뤼셀 — 유럽의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요구와 관세 위협에 항의해 중단했던 미국과의 무역협정 관련 작업 재개 여부에 대한 결정을 다음 주로 연기했다. 당초 유럽의회 무역위원회는 월요일과 화요일(투표 예정일)에 입장을 정할 예정이었으나 최종 표결은 보류됐다.
2026년 1월 2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의회 의장 로베르타 메톨라(Roberta Metsola)는 지난주 논의가 곧 재개돼 절차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무역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독일 사회민주당 의원 베른트 랑게(Bernd Lange)는 1월 26일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알렸다.
베른트 랑게는 “유럽의회 협상팀은 상황을 재평가하기 위해 다음 주 수요일인 2월 4일 다시 만날 것이다”라며, 위원회 차기 회의(2월 23~24일) 전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 자유당 의원 카린 칼스브로(Karin Karlsbro)는 성명에서 미·EU 무역 관계 개선은 필수적이나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문은 열려 있으나 시간표를 서둘러 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협상 배경과 쟁점
이번 논쟁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인수 요구와 관세 경고로 촉발돼 유럽의회가 항의 표시로 협상 작업을 중단하면서 시작됐다. 유럽연합 집행부와 미국 정부가 턴베리(Turnberry, 스코틀랜드)에서 최근 타결한 합의의 주요 내용은 다수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EU의 관세 철폐와, 2020년 트럼프 당시 합의로 인해 계속 유지되고 있는 미국산 바닷가재(랍스터) 무관세 조치의 연장 등이다. 이러한 제안들은 의회와 회원국의 승인 절차를 필요로 한다.
많은 의원은 해당 협정이 불균형적이라고 비판해 왔다. 보도에 따르면 EU는 대부분의 수입 관세를 인하해야 하는 반면 미국은 광범위한 관세율을 약 15%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입장이다. 이런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조건으로 일부 의원들은 18개월 유예 조항(sunset clause)과 미국 수입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 대응 방안을 요구해 왔다.
향후 절차와 일정
무역위원회가 표결을 진행하더라도 최종 승인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보도는 무역위원회 표결 이후에도 유럽의회와 EU 회원국들이 공동 텍스트를 협상해야 하기 때문에 최종 승인까지 한두 달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랑게 의원은 2월 4일 재평가를 거쳐 2월 23~24일 예정된 위원회 회의 전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명시했다.
전문 용어 설명
– 관세(import duties): 국가가 수입되는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수입품의 가격을 올려 국내 산업을 보호하거나 재정을 확보하는 수단이다. 이번 협상에서는 EU가 다수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방안이 쟁점이다.
– 유예 조항(sunset clause): 특정 규정이나 협정의 효력이 일정 기간 후 자동으로 만료되도록 하는 조항이다. 의원들이 요구한 18개월 유예 조항은 협정 발효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협정의 일부 또는 전부가 종료되도록 함으로써 잠재적 불균형을 재평가할 수 있게 한다.
산업별·시장 영향 분석
협정 재개 여부는 특정 산업과 시장에 즉각적·중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EU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철폐할 경우, 유럽 내 소비재·농산물·기계·부품 등 미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돼 유럽 내 일부 산업은 경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미국의 보복적 관세 가능성은 유럽의 수출 업계, 특히 자동차·와인·스피릿(증류주)·강철 업종에 부정적 영향을 가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인상 카드를 꺼낼 경우, EU의 대미 수출품에 대해 추가 비용이 발생해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
또한, 특정 품목(예: 미국산 랍스터)의 무관세 지속 여부는 소매·식품 서비스 업계에 즉각적 영향을 미친다. 관세 철폐로 미국산 랍스터의 유입이 늘면 유럽 내 동종 업계는 가격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 반대로 협상이 지연되거나 결렬될 경우,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수입 의사결정이 보류되어 단기적으로는 무역·운송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정치적·외교적 함의
협상 지연은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 정치적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도는 협정 지연 또는 동결이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해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귀결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EU가 과도한 양보를 할 경우, 유럽 내 정치적 반발과 보호무역주의적 요구가 커질 수 있으며, 이는 향후 유럽의 대세계 무역 정책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향후 시나리오와 전망
단기적 시나리오로는 2월 4일 랑게 위원장의 재평가 이후 추가 논의가 이어지며, 부분적 합의 또는 조건부 승인(예: 유예 조항 포함)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EU와 미국 간의 무역 긴장은 완화되지만, 업종별 세부 조건과 보완장치가 협상 결과에 따라 평가될 필요가 있다. 최악의 경우 협상 교착은 미국의 보복관세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증대로 이어져 EU 기업의 매출과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요약하자면, 유럽의회의 결정 연기는 미·EU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을 지속시키며 산업별·시장별로 상이한 영향을 야기할 전망이다. 향후 일정과 정치적 변수(특히 미국 측의 강경 입장)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
참고 인물·기관: 필립 블레킨솝(Philip Blenkinsop, 취재기자), 로베르타 메톨라(Roberta Metsola, 유럽의회 의장), 베른트 랑게(Bernd Lange, 유럽의회 무역위원회 의장), 카린 칼스브로(Karin Karlsbro, 스웨덴 자유당 의원), 로이터 통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