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도심의 한 바(bar)에서 펠로러스 터미널스(Pelorus Terminals)의 이사인 매튜 고이티아(Matthew Goitia)는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혼합·수출하고 화학제품을 수송할 수 있는 해양 터미널을 개조·신설하겠다는 초기 구상을 설명했다.
2026년 1월 2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고이티아가 추산한 이 야심 찬 계획의 비용은 $2억5천만~$10억 수준으로, 기존 베네수엘라 원유 해양 터미널을 보수하고 신규 오일 터미널을 건설한 뒤 기존 시설을 화학제품 등 물류용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포함한다. 그는 저장탱크 추가, 부두(overhaul) 보수, 전력 공급 확보 등도 고려하고 있으며 이 모든 과정이 약 3년에서 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미국 정부로부터 어떤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현지 관료 및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지원을 어떻게 확보할지 등 불확실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구상 단계의 아이디어들은 휴스턴 전역의 사무실에서 속속 나오고 있다.
휴스턴은 미국 석유 산업의 중심지로서 임원, 기업가, 리스크를 감수하는 소규모 투자자들이 베네수엘라의 세계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거대한 원유 매장량을 개발하기 위한 기회를 얻고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고이티아는 “작은 자본을 가진 이들이 위험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 베네수엘라는 잃어버린 세계(lost world)“라며 이미 두 곳의 사모펀드와 접촉했고, 같은 생각을 가진 소규모 개발업자(wildcatters)들과의 미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카라카스에 군사적 침투를 감행해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를 생포하려 했던 사건 발생 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노후화된 석유 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1,000억의 투자를 요청하자 휴스턴 내에서는 새로운 오일 러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은 대형 기업들에도 확산되고 있다. 휴스턴에 본사를 둔 석유 서비스업체 할리버튼(Halliburton)의 최고경영자 제프 밀러(Jeff Miller)는 수요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에서 휴대전화가 “통화를 멈출 줄 모른다(ringing off the hook)“며 베네수엘라 관련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할리버튼은 2020년 미국 제재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했으나 현재 복귀를 허용할 라이선스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밀러는 1월 백악관 회의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할리버튼이 “매우 관심이 있다”고 말했고, 자신이 베네수엘라에서 4년간 거주했으며 일부 자녀를 그곳에서 키웠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주 투자자들에게 “우리에겐 더 빠른 시점에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대 베이커 연구소의 프란시스코 모날디(Francisco Monaldi) 라틴아메리카 에너지 프로그램 책임은 “초기 열기가 크다—모두 움직이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모날디는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가 소규모 개발업자들(wildcatters)과의 회의를 조직했다고 전했다. 회의 참석자에는 컨티넨털 리소시스(Continental Resources)의 창업자 해럴드 해멀(Harold Hamm)과 힐코프(Hilcorp Energy)의 창업자 제프 힐드브랜드(Jeff Hildebrand) 등이 포함됐다. 이들 억만장자 석유 재벌들도 1월 9일 백악관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덴버와 기타 지역의 연계
덴버(콜로라도) 또한 일부 회사들이 트럼프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하면서 베네수엘라 관련 활동의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는 베네수엘라계 최고경영자를 둔 레이사 에너지(Raisa Energy), 파이프라인 및 터미널 자산을 보유한 중류기업 톨그라스(Tallgrass Energy), 그리고 애스펙트 홀딩스(Aspect Holdings)가 포함됐다.
애스펙트의 회장 알렉스 크랜버그(Alex Cranberg)는 미국 석유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생산과 번영 회복에 기여할 수 있으며 “실제 작업을 신속히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리노코(Orinoco) 중질유(heavy crude) 벨트의 잠재력을 지적하며, “상당한 보상이 있지만 지속 가능한 계약과 장기적인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랜버그는 또한 근해 및 육상에서의 소규모 탐사 가능성도 언급하며 최신 기술이 현재의 매장량 추정에 반영되지 않은 자원을 해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현실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계약 및 보안 정비가 필요하다. 기술 자료가 필요하며 그 양이 엄청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계자들에게 “우리가 직접 거래하겠다”고 언급했으나, 어떤 미국 기관이 어떤 역할을 담당할지, 누가 라이선스를 처리하고 거래를 승인할지, 베네수엘라 원유 무역을 촉진하는 것을 금지하는 미국 제재가 언제 해제될지 등은 불확실하다.
법적·재정적 제약과 개혁 논의
현재 베네수엘라 석유 분야에서 활동하려는 미국 기업은 재무부의 라이선스 또는 제재 면제(sanctions waiver)가 필요하며, 국제 은행들도 현 제재 하에서는 베네수엘라에서 활동할 수 없다. 변호사들은 기업 투자 전에 많은 베네수엘라 법이 변경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국회의회는 지난주 석유법(hydrocarbons law)에 대한 광범위한 개혁을 논의하기 시작했는데, 이 개혁안은 외국 및 국내 기업이 새로운 계약 모델을 통해 단독으로 유전을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변화가 승인되면 현재의 합작투자(joint venture) 모델보다 유연성이 증가한 계약으로 소규모 독립업자나 와일드캐터(wildcatters)가 진입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다.
용어 설명(독자를 위한 부연)
와일드캐터(wildcatter)는 사전 검증이 부족한 유전을 대상으로 자신의 자본으로 시추해 성공 시 큰 이익을 얻으려는 소규모 독립 석유 개발업자를 의미한다. 이들은 높은 위험을 감수하지만 성공 시 수익성이 매우 높다. PDVSA는 베네수엘라의 국영 석유회사(Petróleos de Venezuela, S.A.)로, 국가의 석유생산과 수출을 사실상 관리하는 기관이다. 제재 면제(sanctions waiver)는 미국 재무부가 특정 거래나 활동에 대해 예외를 허용하는 공식적 허가를 말하며, 제재 규정 하에서 베네수엘라와의 상업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업계의 반응과 현장 분위기
휴스턴 곳곳의 사무실에서는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서 수행될 수 있는 작업의 일부를 확보하기 위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일부는 터미널·저장·수출 관련 사업을, 다른 일부는 방치된 유정의 재가동 계획을 들고 투자자를 찾고 있다.
예컨대 고이티아는 두 시스템이 완전히 가동되면 최소 연 20% 이상의 수익률을 예상한다며 이후 몇 년 내에 더 큰 기업이 관심을 보일 경우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근처 사무실의 한 에너지 개발 희망자는 동부 베네수엘라의 방치된 유전을 되살려 연간 $7,000만의 수익을 올리고 최종적으로는 $8억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놓고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그는 50,000배럴/일 수준으로 생산을 끌어올리는 데 약 7개월이 걸릴 것이라 주장했다.
다만 대다수 회사는 투자·운영 규칙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부 기업은 미국 주도의 정치적 전환과 장기적 안정성을 확인하려고 하며, 다른 기업은 이를 또 다른 오일 러시로 보고 신속히 행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분석과 경제적 파급 전망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단기적으로 가장 빠른 생산 증가 가능성은 미국 기업 중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셰브런(Chevron)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셰브런은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운영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보유한 유일한 미국 에너지 기업으로 언급되었다.
중기~장기적으로는 미국 기업들의 대규모 자본투입과 설비 개선, 현대 기술 적용으로 베네수엘라의 생산성은 상당히 회복될 수 있다. 특히 오리노코 중질유 벨트는 막대한 개발 잠재력을 지녔으며, 심층 지질자료 및 최신 채굴·정제 기술의 투입으로 실질적인 생산량 증가가 가능하다.
이러한 생산 회복은 국제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으나, 실제 영향력은 다음 요인들에 의해 좌우된다: 제재 해제 시점과 범위, 금융 및 보험 시장의 복귀, 베네수엘라 내부의 법·제도 개혁 속도, 그리고 현장의 물리적 복구 속도와 안정성 확보 여부. 또한 대규모 설비와 인프라 복구에는 수년이 걸리며 초기 투자 회수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국제은행과 결제 시스템이 복귀하지 않는 한 대규모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초기 단계의 민간 투자자·사모펀드 중심의 파일럿 프로젝트가 먼저 진행되고 이후 국제 금융의 복귀와 함께 대형 투자로 이어지는 단계적 회복 시나리오가 현실적이다.
현지 동향과 향후 과제
카라카스의 PDVSA 사무실과 전국의 운영 현장에서도 활동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 있었다. 일부 경영진은 외국 석유업체와의 생산·수출·전력 공급·사업 기회 관련 회의를 분주히 준비 중이다. 상업 정보 기업인 카라카스 기반의 Venergy Global의 최고경영자 에밀 칼레스 로사다(Emil Calles Lossada)는 많은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의 기회를 조사하고 있으나 현행 제재가 대부분을 가로막고 있어 제재 완화와 법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서 광범위한 활동을 재개하려면 미국 재무부의 라이선스·면제 승인, 베네수엘라 측의 법제 개편, 현지 보안 및 계약의 장기적 안정성 확보가 선결돼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될 경우 휴스턴의 소형 투자자에서부터 글로벌 석유 서비스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베네수엘라 유전 개발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텍사스의 꿈은 여전히 크며, 베네수엘라는 다시 한 번 신화적 금광인 엘도라도(El Dorado)처럼 주목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