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 재무상 요시히코 노다(野田佳彦)는 엔화 약세를 바로잡기 위한 일본의 외환 개입이 지속적인 효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노다는 현재 신설된 최대 야당의 공동대표로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엔화 하락에 대응하려면 단기적 시장 개입보다 재정건전성 회복과 중앙은행 독립성 보호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년 1월 26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레이카 키하라(Leika Kihara)와 타카야 야마구치(Takaya Yamaguchi)가 보도한 이 인터뷰에서 노다는 자신이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엔화 급등을 저지하기 위해 주요 7개국(G7)과 함께 합동 개입(concerted intervention)을 시행했던 경험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그러나 그는 “당시에는 각국의 이해와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현재 상황은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노다의 핵심 주장은 다음과 같다. 일시적 외환시장 개입은 환율 급등(또는 급락)을 일시적으로 억제할 수 있으나, 지속적인 엔화 가치 안정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이해와 동의뿐 아니라 일본 내부의 재정정책·통화정책의 조율과 정치권의 책임 있는 행보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시장 금리 정상화 노력이 정치적 간섭 없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사 일본이 외환시장에서 개입을 한다 해도 도쿄가 다른 나라들의 이해를 얻지 못하면 그 효력은 크지 않을 것이다. 내가 직접 시행해 본 적이 있지만, 그때는 합동 개입이었다.”
정치적 배경과 최근 시장 반응
노다의 발언은 스가네이(다카이치 사나에, Sanae Takaichi) 총리가 2월 8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 다카이치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강화하는 허가를 얻기 위해 총선을 소집했고, 노다가 속한 헌법민주당(Constitutional Democratic Party of Japan)은 공명당(Komeito)과 합류해 이번 달 초에 중도개혁연합(Centrist Reform Alliance, CRA)을 출범시켰다. CRA는 현재 최대 야당으로 평가되며 다카이치의 집권 연합에 대한 유일한 실질적 경쟁자로 간주된다.
시장에서는 다카이치의 확장적 재정정책 신호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일본 국채(JGB)와 엔화가 최근 몇 주간 매도되었다. 이로 인해 수입 물가 상승과 전반적인 물가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계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금요일(보도일 기준 전 영업일)의 엔화 급등은 뉴욕 연준의 이른바 ‘rate checks’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고, 다카이치 총리는 투기적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든 조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개입의 국제적 승인과 제약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뉴욕 연준의 ‘rate checks’가 미국이 엔화 방어 개입을 묵인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노다는 일본이 개입을 할 때는 단지 미국뿐 아니라 G7 다른 선진국들의 간접적 합의를 구하는 관행이 있고, 그런 합의를 얻는 것이 현재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단독으로 대규모 개입을 실행하더라도 신뢰와 재정정책의 지속 가능성 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노다가 제시한 정책적 대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은 시장에 대해 재정건전성을 회복하려는 구체적 계획을 제시해 불안을 완화해야 한다. 둘째, 정부와 일본은행 간의 기존 합의를 디플레이션 극복 중심에서 인플레이션 억제 및 통화정책 정상화에 맞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셋째, 정치권은 일본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위협이 되는 발언을 삼가야 하며, 중앙은행이 적시에 적절한 통화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다는 또한 과도한 엔화 약세가 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수입 비용 상승으로 생활비가 오르고, 이는 실질구매력과 소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환율 안정을 위해선 단순한 외환개입보다 재정·통화정책의 신뢰성 회복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적 분석과 향후 영향 전망
전문적 관점에서 볼 때, 단기적인 외환매수 개입은 통상적으로 엔화의 급격한 약세를 일시적으로 억제할 수 있으나, 시장 참여자들이 일본의 재정·통화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개입 효과는 빠르게 소멸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단기 시나리오: 일본이 단기적으로 달러를 매수·엔을 매도하는 시장개입을 실시할 경우, 일시적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며 JGB 금리가 하락할 수 있다. 그러나 개입 자금의 규모와 시장의 예상 지속성에 따라 효과는 며칠에서 몇 주로 한정될 가능성이 있다.
중기 시나리오: 시장의 주된 우려가 일본의 대규모 추가 채무 발행과 높은 인플레이션 위험에 있다면, 실질적인 신뢰 회복 없이는 엔화와 국채 시장의 변동성은 재발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뢰 확보를 위한 정책 수단은 재정적자 축소 로드맵, 성장 동력 확충, 그리고 통화정책 정상화의 일관된 신호 제공이다.
정책적 함의: 일본 정부가 비용 부담이 큰 빈번한 개입에 의존하면 외환보유액 소진과 국제사회의 비판을 초래할 수 있다. 반대로 재정건전성 강화와 일본은행의 독립성 보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면 장기적으로 엔화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미국과의 소통을 포함한 G7과의 협의는 대규모 개입이 효과를 갖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용어 설명(용어 해설)
Rate checks는 중앙은행 또는 연준이 시장에 대해 금리 인상 여력 등을 탐색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관련 정보를 확인하거나시그널을 보내는 행위를 의미하며, 시장에서는 당국의 개입 의지를 표출하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합동 개입(concerted intervention)은 여러 국가가 동시다발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안정시키는 조치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G7의 개입이 대표적 사례이다. G7은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의 선진 7개국 모임을 뜻한다.
요약 및 결론
노다는 엔화 급격한 약세에 대한 즉각적 개입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를 해소하기 위한 재정건전성 회복 계획 제시와 일본은행의 독립성 보장이 장기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과도한 재정확대 우려가 지속되는 한, 외환시장 개입만으로는 엔화의 지속적 안정화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핵심 메시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