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경영진들, 2026년 ‘최선 기대·최악 대비’로 불확실성에 대비하다

디트로이트(미국) — 이십이십년대 초반 미국 자동차 산업의 유일한 일관성은 불확실성이었다. 이러한 흐름은 2026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기 환경 악화, 소비자 수요 둔화, 가격 상승 등 복합적 요인이 맞물리며 올해 더욱 까다로운 경영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26년 1월 2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산업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4.8%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으로 평가된다. 다만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국 조립공장들이 일시 폐쇄된 이후 계속된 충격이 업계 구조와 공급망, 제품 가격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쳤다.

팬데믹 사태 이후로는 반도체 칩 부족, 공급망 병목, 정치적 불확실성, 관세 문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관련 규제 및 상업화 난항 등 다양한 문제가 겹치며 업계의 회복 경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차 업체들은 예상보다 높은 회복력을 보였으나, 지금은 이러한 충격들이 신차 가격 상승 및 소비자 수요 둔화라는 전통적 문제와 결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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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최악을 준비하고 최선을 바라야 한다

현대자동차 북미법인 CEO 랜디 파커(Randy Parker)는 CNBC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다른 경영진들도 비용 상승과 수요 불확실성에 대비해 보수적인 시나리오 플래닝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판매 전망과 시장 축소

자동차 시장 예측 기관들은 2026년 미국 내 판매가 보합 또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산업 통계에 따르면 2025년 미국 자동차 판매는 1,630만 대로 집계돼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나, 팬데믹 이전 5년간 연평균 1,700만 대 이상을 기록한 시기보다는 낮았다.

포드(Ford)의 CEO 짐 팰리(Jim Farley)는 1월 13일 디트로이트 모터쇼 행사에서 “자동차 업계 종사자라면 모두 소비자 수요에 대해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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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구매능력(affordability) 위기’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신차의 구매 여력이다. 신차 평균 거래가격(average transaction price)은 작년 말 기준 약 $50,000 부근으로, 2020년 초의 약 $38,747에서 30% 상승했다. Cox Automotive의 분석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평균 거래가격은 연평균 약 3.2% 상승했으나, 2020~2022년 기간에는 연간 상승률이 거의 세 배로 증가해 약 9% 수준을 기록했다.

가격 상승은 단순히 차량 가격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 정비·수리비 상승, 그리고 지난 5년간 연평균 13%의 보험료 인상 등 총소유비용(total vehicle ownership costs) 상승에 직면해 있다. Cox Automotive의 임시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레미 롭(Jeremy Robb)은 이러한 누적 비용 증가가 중·하위 소득 가구의 차량 구매 접근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Cox Automotive 자료를 보면, 중간 가구 소득으로 신차를 구매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2019년 11월 기준 33.7주였으나 현재는 36.3주로 늘어났다. 팬데믹 당시 기록한 최고치인 42.2주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역사적 평균을 상회한다.

도요타(Toyota)의 미국 판매 책임자 데이비드 크리스트(David Christ)는 현재의 관세 및 무역 환경이 올해도 차량 가격 상승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월간 단위로 움직이며 경쟁사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와 경쟁사 모두의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전략적 대응: 저가 모델·중고차 강화·세단 재진입 검토

판매 둔화와 구매여력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도요타를 포함한 완성차 업체들은 저가 모델로의 전략적 전환을 예고했다. 이는 공급망 부족 시기에 고가·고수익 모델 위주로 생산을 집중했던 최근 몇 년과는 반대되는 접근이다.

혼다(Honda)의 미국 판매 책임자 랜스 볼퍼(Lance Woelfer)는 “미국 시장은 당분간 바뀌었다”면서 저가 트림의 생산 확대와 제조사 보증이 붙은 중고차(‘certified pre-owned’)에 대한 포커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포드는 세단 시장 재진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CEO 팰리가 말했다. 그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세단 시장은 여전히 활력 있다”고 언급했다.

참고로 포드는 2020년 미시간 제조 라인에서 생산하던 포드 퓨전(Fusion)을 단종하며 미국 내 세단 라인을 축소했다. 포드의 경쟁사인 제너럴모터스(GM)스텔란티스(Stellantis)도 전통적 세단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한 상태다.

정책·무역 리스크와 청문회 일정

업계는 또한 규제 및 무역 협상의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 예컨대 올해 예정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협상은 생산 배치와 관세에 민감한 자동차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미국은 한국과 일본과는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로 차량을 수입할 수 있는 합의를 이뤘지만, 캐나다·멕시코와의 조건은 재협상 대상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USMCA 결과가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높은 제조사들에게 호재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Ted Cruz) 상원의원이 주도하는 상원 소위원회는 포드·GM·스텔란티스 CEO들을 대상으로 차량의 구매여력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1월 14일 청문회를 요청했으나, 일정이 조정되었다. 포드 측이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불참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한 점이 일정 연기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애널리스트 관점

투자기관들은 혼재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UBS의 애널리스트 조셉 스팍(Joseph Spak)은 최근 투자자 메모에서 2026년은 전년 대비 물량(Volume) 측면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높아 자동차 업종이 횡보하거나 부진할 수 있지만, 미국 제조 비중이 높은 완성차 업체들에 대한 낙관적 요인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1월에 2025 회계연도 실적 및 4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2026년이 2025년보다 나을 것이라고 CEO 메리 바라(Mary Barra)는 이미 재확인했다. GM의 2025년 가이던스는 조정 EBIT(영업이익) 120억~130억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9.75~$10.50, 그리고 조정 자동차 영업현금흐름(Free Cash Flow) 100억~110억 달러로 제시됐다(이전 가이던스: 75억~100억 달러).

반면 제프리스(Jefferies)의 애널리스트 오언 패터슨(Owen Paterson)은 이번 달 투자자 메모에서 “2025년보다 더 많은 외부 충격과 주가 차별화가 2026년에 일어나기 어렵다고 상상하기는 어렵다”며 예상치 못한 상황, 손상차손(impairments), 전략적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용어 설명

기사 본문에 등장한 주요 용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덧붙인다. USMCA는 미국·멕시코·캐나다 간의 무역협정으로, 자동차 등 제조업의 지역간 원산지 규정과 관세에 영향을 미친다. 평균 거래가격(average transaction price)은 실제 소비자가 딜러에 지불하는 평균 신차 가격을 의미하며, 권장소비자가격(MSRP)과 달리 할인·보조금·옵션 등이 반영된 수치다. Certified pre-owned는 제조사가 품질 보증을 제공하는 인증 중고차로, 신차를 구매하기 어려운 소비자를 대상으로 신뢰 가능한 중고차 옵션을 제공한다.

경제·가격 영향에 대한 분석적 전망

현 시점에서 확인되는 사실을 종합하면, 신차 가격 상승과 소유비용 증가가 단기적으로는 판매 감소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중·저가 모델로의 생산 전환과 인증 중고차 확대 등 제조사들의 전략은 수요 회복을 촉진할 수 있으나, 관세·무역 협상 결과와 금리 및 소비자 신용 상태에 따라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정책·무역 측면에서 USMCA 재협상 결과가 미국 내 생산에 유리하게 정리될 경우, 일부 제조사는 비용구조 개선으로 가격 안정화 또는 경쟁력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협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관세 리스크가 제품 가격에 전가되어 소비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한편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완성차 업체들의 현금흐름과 이익률 지표가 2026년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GM이 제시한 2025년 가이던스처럼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기업은 구조조정·제품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투자자들로부터 상대적 선호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결론

요약하면, 미국 자동차업계는 2026년에도 불확실한 수요·비용 구조·무역·규제 리스크가 얽힌 상태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를 기대하되 최악을 대비하는 경영 전략을 택하고 있다. 제조사들은 저가 모델 확대, 인증 중고차 강화, 세단시장 재검토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정책 및 무역 협상 결과가 향후 연간 실적과 소비자 가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