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버스의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와 미·중 무역 긴장으로 인해 물류적·재무적으로 ‘중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히며, 2026년에는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경고했다.
2026년 1월 2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소재 에어버스의 최고경영자 기욤 포리(Guillaume Faury)는 내부 서한을 통해 회사가 불안정한 새로운 지정학적 사태에 적응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이 내부 서한은 로이터가 입수해 확인했다.
“2026년 초는 전례 없는 수의 위기와 불안한 지정학적 전개로 표식된다. 우리는 연대와 자립의 정신으로 나아가야 한다”
포리 CEO는 서한에서 “우리가 활동하는 산업 지형은 미·중 대립으로 인해 악화된 어려움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지정학적 전개를 특정 사건이나 국가에 한정해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워싱턴과 동맹국 간 분열 및 NATO 내 역할 논쟁 등 외교·안보적 불확실성이 배경에 있음을 시사했다.
포리 CEO는 또한 이미 여러 무역 압력으로 인해 “물류적·재무적으로 상당한 부수적(콜래터럴) 피해가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에어버스는 이와 관련해 외부 공개 논평은 거부했다고 전해졌다.
지난해 4월, 당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발표했고, 이에 따라 중국은 희토류(rare earths) 수출 제한 등 보복 조치를 단행했다. 이후 미국은 중국으로의 엔진 및 기타 핵심 부품 수출을 일시적으로 동결했고, 이는 중국이 개발한 단거리·중거리 여객기인 C919 기종에 사용되는 부품 공급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중국에서 조립되는 일부 에어버스 항공기 역시 미국산 부품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공급망 차질이 상호연관된 문제로 드러났다.
항공우주 부문은 미국 관세로부터 부분적 유예를 받았으나, 전반적인 무역 혼란은 제조·조달 과정에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
포리 CEO는 또 에어버스의 전 세계 임직원 약 160,000명을 향해 2025년 전반에 걸친 “좋은 성과”를 축하하면서도 구체적 수치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회사는 2026년 2월 19일에 공식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방위 및 우주 부문인 Airbus Defence and Space가 구조조정을 통해 훨씬 더 안정된 기초를 마련했다고 평가했고, Airbus Helicopters는 “성과의 강도에서 눈에 띄게 일관된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리콜 사안과 공급망 문제
포리 CEO는 11월에 발생한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 사안을 반드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리콜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며칠 뒤 에어버스는 결함 있는 동체(퓨즈리지) 패널 문제로 인도 목표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으나, 포리는 상업적 비용 절감 계획의 진전에 힘입어 재무 목표는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스템과 제품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하며, 팬데믹 이후 공급망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차질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프랫 앤드 휘트니(Pratt & Whitney)와 CFM 엔진 관련 문제가 가장 심각했다고 밝혔다.
최근 은퇴한 상업 부문 CEO 크리스티앙 셰러(Christian Scherer)는 이달 초 A320 계열 항공기의 엔진이 계속해서 늦게 도착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프랫 앤드 휘트니를 지목했다고 전해졌다. 프랫 앤드 휘트니 측은 즉각적인 논평을 거부했다.

용어 설명
희토류(rare earths)는 전기차, 풍력발전, 군사장비, 항공기 엔진과 같은 첨단 산업에서 필수적인 금속 원소군이다. 이들 원소는 전자기적 특성 때문에 고성능 자석과 센서, 모터 제작에 사용되며, 생산이 특정 국가에 집중되어 있어 수출 제한 시 공급망에 큰 충격을 준다.
C919는 중국의 상용 제트기 개발 프로젝트로, 중국 상용항공기공업(Comac)이 주도하여 제조 중인 단거리·중거리 여객기다. C919는 서방산 엔진·부품에 의존하는 부분이 있어 글로벌 부품 공급망 문제의 영향을 받는다.
프랫 & 휘트니(Pratt & Whitney)와 CFM(사이프레스 합작 엔진 제조사)은 상업용 항공기 엔진의 주요 공급업체다. 이들의 납품 지연 또는 품질 문제는 항공기 인도 일정 지연과 운항 계획 차질로 이어지며, 항공사·제조사·공급업체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친다.
시장 및 경제적 파급 효과 분석
지금까지의 사실을 바탕으로 전망하면, 에어버스가 직면한 지정학적·무역적 리스크는 단기적으로 다음과 같은 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첫째, 항공기 인도 지연은 항공사들의 운항 스케줄과 용량 계획에 직접적인 제약을 주며, 성수기 수요가 높은 시기에는 항공권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부품과 엔진 공급 차질은 공급망 상의 하위 협력업체들에 대한 현금흐름 부담을 가중시켜, 업스트림(부품 제조사)과 다운스트림(항공사) 전반의 비용 상승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셋째, 에어버스가 중국 내 조립공정에 의존하는 부품의 공급 불안을 겪는 상황은 지역별 생산 다변화 및 재고 확대 등 추가적인 운영비용을 촉발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항공기 제조단가와 공정 효율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넷째, 방위사업 부문에서 에어버스가 유럽 주요 방산업체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군수 계약과 관련해 지정학적 긴장 고조 시 수주·납품에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동시에 미칠 수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지속적인 공급망 차질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인해 에어버스의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주가 변동성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 다만 에어버스가 공개적으로 재무 목표를 유지했고, 구조조정·상업적 비용 절감 계획이 진행 중이라는 점은 단기적 충격을 완화하는 요인이다. 투자자들은 2026년 2월 19일 발표될 공식 실적과 회사의 추가 코멘트를 주시할 가능성이 크다.
결론
에어버스의 내부 서한은 글로벌 항공우주 산업이 단순한 수요·공급 변수뿐 아니라 지정학적·무역적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다. 포리 CEO의 경고는 향후 공급망 다변화, 재고 관리 강화, 제품 시스템의 엄격한 품질 관리 등 실무적 대응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에어버스와 관련 공급망, 그리고 항공사 및 투자자는 다가오는 실적 발표와 지정학적 전개를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