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 수요 부진과 공급 여유로 급락

코코아 선물 가격이 급락했다. 2026년 3월물 ICE 뉴욕 코코아(CCH26)는 전일 대비 -276포인트(-6.184%) 하락했으며, 2026년 3월물 ICE 런던 코코아 #7(CAH26)-211포인트(-6.57%) 하락했다. 이날 뉴욕 코코아는 최근물 기준 2년 만의 저가를, 런던 코코아는 약 2년 3개월(2.25년) 만의 최근물 저가를 각각 기록했다.

2026년 1월 23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 하락은 소비자 차원에서의 수요 둔화와 공급 여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글로벌 대형 초콜릿 제조사인 Barry Callebaut AG는 11월 30일로 마감된 분기에서 코코아 부문 판매량이 -22% 감소했다고 보고하면서 “시장의 수요가 부진하며, 코코아 내에서도 수익률이 더 높은 부문에 물량 우선순위를 두었다”고 설명했다.

국제기구 및 지역별 가공량(그라인딩) 통계도 수요 약화를 뒷받침한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4/25년도 세계 코코아 재고가 전년 대비 +4.2% 증가한 1.1 MMT(백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유럽 측 데이터로는 European Cocoa Association가 발표한 2025년 4분기(리포트 기준) 유럽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304,470톤으로 집계됐고 이는 예상치(-2.9% 감소)를 크게 밑도는 수치이며 최근 12년 중 최저 수준의 4분기였다. 아시아 측은 Cocoa Association of Asia가 4분기 아시아 그라인딩이 -4.8% 감소한 197,022톤으로 발표했다. 북미는 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의 집계에서 4분기 그라인딩이 소폭 +0.3% 증가한 103,117톤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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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측면의 요인도 가격 압박에 기여한다. 서아프리카의 재배 여건이 호조를 보이면서 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2월~3월 수확 기대가 커졌다. Tropical General Investments Group은 최근 재배 여건 호조로 농가들이 작년 동기 대비 더 크고 건강한 꼬투리를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콜릿 제조사 Mondelez는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꼬투리 수(count)가 5년 평균 대비 7% 높은 수준이며 작년 수확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이미 이보리코스트의 주요 작물 수확이 시작됐고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이다.

한편 물류·재고 지표도 가격 약세에 우호적이었다. ICE(인터컨티넨탈거래소)가 모니터한 미국 항만 보유 코코아 재고는 2025년 12월 26일 기록한 10.25개월 만의 저점인 1,626,105백(가방) 이후 반등해 최근 목요일 기준 1,752,451백(가방)으로 2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여기서 사용된 ‘가방(bags)’은 선물·물류에서 통상 사용하는 단위이며, 거래·보유량을 집계할 때 사용되는 표준 포장 단위이다.

지역별 생산 흐름은 혼재한다.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인 이보리코스트의 새로운 마케팅 연도(10월 1일~1월 18일) 누계 출하량은 1.16 MMT으로 집계되어 전년 동기 1.20 MMT보다 -3.3% 감소했다. 한편 세계 5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1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 감소한 35,203톤으로 집계됐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시즌 생산량을 305,000톤으로 전망해 전년 추정치인 344,000톤보다 -11%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공급 전망과 정책 리스크가 상반된 신호를 보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ICCO는 11월 28일에 2024/25년 글로벌 잉여(서플러스) 추정치를 기존 142,000톤에서 49,000톤으로 크게 낮췄고, 같은 시점에 2024/25년 전 세계 생산량을 기존 4.84 MMT에서 4.69 MMT로 하향 조정했다. 네덜란드계 금융기관 Rabobank도 2025/26년 글로벌 잉여 예상치를 11월의 328,000톤에서 250,000톤으로 낮췄다. 반면 11월 26일 유럽의회는 산림훼손 관련 규제인 EUDR(EU Deforestation Regulation)의 시행을 1년 연기하기로 승인해 단기적으로 코코아 수입을 통한 공급 여유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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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DR은 대두·코코아 등 주요 원자재의 생산지에서 발생하는 산림파괴를 규제하려는 EU의 제도

참고로, ICCO는 2023/24년 전 세계 코코아 적자를 -494,000톤으로 수정 발표했으며, 해당 연도의 생산은 전년 대비 -12.9% 감소한 4.368 MMT이었다. 이후 ICCO는 2024/25년 전 세계 코코아 생산이 +7.4% 증가한 4.69 MMT로 회복했고, 2024/25년에는 49,000톤의 잉여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적 분석 및 시사점

첫째, 수요 측 충격이 가격 하락의 주된 요인이다. 유럽과 아시아의 그라인딩(가공) 감소과 초콜릿 소비자층의 가격 민감도가 결합해 코코아 원자재 수요를 제약하고 있다. 특히 Barry Callebaut의 분기 판매량 -22%는 산업 내 실제 수요 약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둘째, 단기적 공급 호재는 더 큰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서아프리카의 재배 호조 및 ICE 항만 재고의 반등은 시장에 즉시적인 재고 부담을 제공한다. 셋째, 중기적 리스크는 혼재한다. ICCO와 Rabobank의 생산·잉여 하향 조정은 향후 공급 긴축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EU의 EUDR 연기는 단기적으로 수입경로를 열어 두어 공급 과잉을 완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전망은 수요 회복 여부서아프리카 생산의 실제 실적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서아프리카의 수확량이 지속적으로 양호하고 소비자들이 고가격을 계속 부담하지 않는다면 가격은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기상 악화·질병·정치적 리스크 등이 생산 차질을 유발하면 중기적으로는 가격 반등 압력으로 작동할 것이다. 금융·상품 트레이더는 현재의 재고 지표와 지역별 그라인딩 통계를 주시하면서 단기 포지션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용어 설명

ICCO(국제코코아기구)는 전 세계 코코아 시장의 통계와 전망을 제공하는 국제기구다. 그라인딩(grindings)은 코코아 원두를 분쇄·가공해 코코아 리커, 버터, 파우더 등으로 전환하는 공정의 총량을 의미하며, 이는 최종적인 초콜릿 제품 수요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MMT는 백만 미터톤(Million Metric Tons)을 의미하는 통화 단위로, 대규모 생산·재고 수치를 표현할 때 사용된다. 최근물(Nearest futures)은 만기가 가장 가까운 선물계약을 뜻하며, 시장의 즉각적인 수급·심리를 반영하는 값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코코아 가격의 급락은 수요 둔화 신호와 일부 공급 호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단기적으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존재하나 중장기적으로는 생산 변수와 규제·정책 변화에 따라 방향성이 재설정될 여지가 크다. 투자자와 산업 관계자는 향후 발표되는 그라인딩 통계, ICCO·지역 생산 리포트, 서아프리카의 기상·수확 추이 및 EUDR 시행 일정 등을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