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일주일 새 발생한 철도 사고들이 국가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지난주 발생한 사고 가운데는 유럽에서 가장 치명적인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된 사고도 포함돼 있으며, 이로 인해 철도망의 유지보수 투자가 급증하는 승객 수요를 따라가고 있는지 여부가 집중 조명되고 있다.
2026년 1월 2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의 고속열차 이용객은 2024년 약 3,900만 명에 달해 2019년 수치의 거의 두 배에 이르렀고, 이로써 스페인 철도 시스템의 연간 이용자 수는 기록적인 5억 4,900만 명을 기록했다고 경쟁 당국 자료가 집계했다.
그러나 이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선로와 설비의 마모가 가속화되고 있다. 각종 자료와 보고서, 전문가는 네트워크 확장에 치중하는 동안 유지보수에 대한 투자 수준은 다른 주요 유럽 국가보다 낮았다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유지보수 예산을 둘러싼 정치·정책적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자신의 성공이 문제’를 초래한 네트워크
카르타헤나 공과대학교(Universidad Politecnica de Cartagena) 교수 살바도르 가르시아-아이욘(Salvador Garcia-Ayllon)은 “스페인의 고속철은 자신의 성공으로 인해 쇠약해지고 있다. 압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고장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과잉 수요가 설비와 선로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다.
사고 개요
지난 일요일(일정상 2026년 1월 중순 해당 주), 남부 안달루시아(Andalusia) 지역에서 발생한 고속열차 충돌 사고로 45명이 사망했다. 이어 이틀 뒤에는 바르셀로나(Barcelona) 인근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제방 붕괴가 선로에 낙하하면서 통근열차가 탈선해 운전사 1명 사망, 승객 4명 중상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바르셀로나 인근에서는 선로에 떨어진 암석 때문에 또 다른 열차가 탈선했고, 동남부 스페인에서는 크레인 암과 충돌한 열차 사고로 승객 6명 경상이 보고됐다.
사고조사 초기 소견에 따르면 안달루시아 사고의 경우 탈선 이전에 선로에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철도사고 조사기구 CIAF는 금요일에 발표했다. ※ CIAF는 철도 사고 조사와 원인 규명을 담당하는 기구다.
교통부 장관 오스카르 푸엔테(Oscar Puente)는 사고 이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유지보수에 배정되는 금액을 늘려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수용하고 인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문제를 이번 사고와 분리해 논의해 달라”며, 해당 구간은 지난 5월에 보수 공사를 마쳤고 1월 7일에 점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유지보수 투자 수준과 유럽 비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자료는 약 4,000km(2,485마일)에 달하는 스페인의 고속선망에 대한 유지보수 투자가 대규모 유럽 동료국들에 비해 뒤처져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편 스페인은 네트워크 확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8년에서 2022년까지 스페인은 고속철망에 연평균 약 15억 유로(약 17억6천만 달러)($1 = 0.8517 유로)를 지출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은 금액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 막대한 예산의 대부분은 신규 인프라 투자에 배정됐고, 유지보수·갱신·업그레이드에 할당된 비중은 약 16%에 불과했다.
이는 고속철망 규모가 훨씬 작은 프랑스·독일·이탈리아의 34%~39% 수준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다. 도로 및 토목기술자협회 회장 호세 트리게로스(Jose Trigueros)의 추정에 따르면 스페인 고속철망의 유지보수 지출은 현재 km당 11만 유로에서 km당 15만 유로로 증가해야 하며, 일반선(비(非)고속선)에 대한 예산도 더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와 경고
스페인 주요 기관차 기사 노조 SEMAF은 “철도 시스템의 지속적 악화”를 규탄하며 안전 확보와 유지보수 보장을 요구하는 전국 3일 총파업을 선언했다. SEMAF가 국영 철도 인프라 운영기관 Adif에 8월에 보낸 서한(로이터가 입수)에 따르면, 노조는 여러 구간에서 심각한 마모와 손상이 있다는 경고를 했고, 그중에는 이번 일요일 충돌이 발생한 구간도 포함돼 있다고 적시했다. ※ Adif는 스페인 철도 인프라의 건설·운영·유지보수를 담당하는 국가 기관이다.
SEMAF 총서기 디에고 마르틴(Diego Martin)은 로이터에 “악순환이다. 선로의 결함은 차량에 전달되고 차량 결함도 선로에 전달된다”고 말했다.
문제 보고 증가 추세
공식 자료에 따르면 레일의 마모 및 균열 등 문제 보고 건수는 2015년의 440건에서 2024년 716건으로 증가했다. 탈선 등 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42건에서 57건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스페인 네트워크의 인프라 문제와 사고 비율이 유럽연합 평균보다 비례적으로 낮고, 독일·프랑스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정부는 또한 투자액의 큰 증가를 지적하며 철도 인프라 지출은 세 배로 늘었고, km당 유지보수 비용은 2018년 이후 58% 상승해 지난해 71,000유로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관·연구기관 연구 결과는 다른 해석을 제시한다. Fundacion BBVA와 Ivie가 2024년에 발간한 스페인 인프라 연례보고서는(연구진의 분석)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의 투자 수준에는 아직 훨씬 못 미친다고 결론지었다. 보고서는 2024년의 철도 인프라 총투자가 2009년 정점의 약 110억 유로 수준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 Ivie는 경제연구소, Fundacion BBVA는 BBVA 재단이다.
장기적 감가상각과 회복 시점
보고서에 참여한 연구원 마틸데 마스(Matilde Mas)는 2009년 이후의 투자 감소가 너무 급격해 2012년부터는 감가상각(기존 시설을 적정 상태로 유지하는 비용)을 상쇄하기에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회복세는 2021년에야 안정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전문가 관점 및 정책적 함의
가르시아-아이욘 교수의 비유처럼, 스페인의 세계적 수준 철도망은 구매보다 유지에 더 많은 비용이 든다. 고성능·광범위 네트워크는 초기 구축비뿐 아니라 지속적인 점검·교체·예측정비를 필요로 한다. 예방적 유지보수에 투자하지 않을 경우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사고·운휴·보상 비용 증가로 인해 총비용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철도 사고와 반복적 서비스 불안정은 승객 수요에 부정적 신호로 작용해 이동성에 의존하는 관광·물류·출퇴근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관련 사업체의 매출 감소, 장기적으로는 투자자 신뢰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유지보수 투자 확대는 초기 재정 부담을 높이지만, 안정성과 서비스 신뢰도를 회복하면 승객 회복 및 장기 경제 활동 지원을 통해 비용을 상쇄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 제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km당 유지보수 예산을 11만 유로에서 15만 유로 수준으로 단계적 인상하고(호세 트리게로스의 제안), 둘째, 신규 인프라와 유지보수 예산을 분명히 분리해 장기적 유지예산을 확보하며, 셋째, 디지털·예측정비 기술(센서·AI 기반 상태감시)에 대한 투자로 장기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재정적 압박을 완화하는 한편 철도 안전성과 신뢰도 회복에 기여할 것이다.
용어 설명
CIAF는 철도사고를 조사해 원인을 규명하는 독립 조사기구다. Adif는 스페인 국가 철도 인프라의 건설과 유지·관리·운영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이다. SEMAF는 기관차 기사 등 철도 운전 종사자를 대표하는 주요 노조이며, Fundacion BBVA는 스페인 은행 BBVA의 재단, Ivie는 Valencia 기반의 경제연구소로 인프라 및 경제정책을 연구한다.
결론
스페인 철도는 높은 이용률과 광범위한 네트워크로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지만, 그만큼 유지보수에 대한 재원 배분과 정책적 우선순위가 중요한 시점에 도달했다. 단기적 정치적·예산적 논쟁을 넘어, 시스템의 안전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 재정계획과 기술적 투자 확대가 요구된다. 정책 결정자들은 안전성 확보와 비용 효율성 사이의 균형을 찾아 신속하고도 체계적인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