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버스(스위스) 연설 후 악화된 미·캐 관계
사진: 2026년 1월 20일, 세계경제포럼 연설 중인 캐나다 총리 마크 카니 (Anadolu |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주도하는 ‘Board of Peace(평화위원회)’에 캐나다의 참여를 요청했던 초청을 철회했다고 선언하면서 미·캐나다 간 갈등이 한층 고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동부 시각으로 목요일 밤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캐나다의 참여 초청을 철회한다는 서한을 전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2026년 1월 23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메시지에서 “
Dear Prime Minister Carney: Please let this Letter serve to represent that the Board of Peace is withdrawing its invitation to you regarding Canada’s joining,
“라고 적었다. 이 발언은 캐나다 총리 마크 카니(Mark Carney)의 다보스 연설 직후 나왔다.
카니의 다보스 발언과 쟁점
카니 총리는 2026년 1월 20일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연설에서 국제 경제 통합이 강대국들의 무기화로 전환되고 있다고 경고하며, 중견국들이 연대해 경제적 강압에 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니는 연설에서 “대국들이 관세를 압박 수단으로, 금융 인프라를 강압의 도구로, 공급망을 취약점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 국가를 직접 지명하지는 않았다.
카니는 연설 이전 캐나다가 해당 위원회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구 가입을 원하는 국가에는 10억 달러(약 1조 원)라는 비용이 요구된다는 점, 재정적 조건과 기타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전해졌다.
트럼프의 반응과 소셜미디어 게시물
카니의 발언 이후 트럼프는 포럼 부대 행사장에서 “캐나다는 미국 덕분에 존재한다”고 발언하며 카니를 공개적으로 겨냥했다. 또한 카니 연설 몇 시간 전 트럼프는 디지털 편집이 가해진 지도 이미지를 소셜미디어에 올려 그린란드·베네수엘라·캐나다 위에 성조기를 덧씌운 이미지를 게시하기도 했다.
위원회의 기원과 국제적 반응
트럼프가 제안한 ‘Board of Peace(평화위원회)’는 원래 이스라엘과의 2년 전쟁 이후 가자지구의 비무장화와 재건을 감독하기 위해 구상됐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 기구가 장기적으로는 유엔을 대체하거나 경쟁할 수 있는 더 광범위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전망하며 일부 동맹국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미 터키·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 중동 지역 국가들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 경제국들은 해당 구상에 동조 의사를 보였지만, 전통적 서방 동맹국들인 호주·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은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거나 제안을 거부했다. 영국 외무장관 이베트 쿠퍼(Yvette Cooper)는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의 초청 사실을 문제 삼으며 영국이 서명국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중국의 초청과 반응
러시아와 중국도 위원회 초청 대상에 포함됐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정부 안보회의에서 외무부가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고했으며, 중국은 아직 공식적인 합류 결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사진: 2025년 10월 7일 백악관에서 마크 카니와 도널드 트럼프가 만나는 모습 (Anna Moneymaker | Getty Images)
캐나다-중국 협정과 무역 조치
카니 총리의 다보스 연설은 그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폭넓은 합의를 도출한 직후 이뤄졌다. 양국 합의의 일환으로 중국은 캐나다산 일부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인하했으며, 캐나다는 중국 전기차에 대해 최혜국대우(MFN) 관세율 6.1%로 수입 쿼터를 늘리는 조치를 도입했다. 캐나다 총리는 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불안정한 국제 질서 속에서 자국의 이익을 지키고자 했다고 평가했다.
용어 설명: ‘Board of Peace’와 ‘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
일반 독자에게 낯설 수 있는 용어를 정리하면, ‘Board of Peace(평화위원회)’는 전후 복구와 안보·인도적 지원을 총괄할 목적으로 제안된 다국적 기구다. 트럼프 측은 가자지구 재건을 출발점으로 삼되, 향후 유엔과 병행하거나 대체하는 성격의 기구로 확대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한 ‘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규칙 기반 국제 질서)’는 전후 국제 관계에서 성립된 규범과 제도, 예컨대 유엔 체제, 다자무역 규범, 국제법의 틀을 의미한다. 카니는 이 질서가 현재 효과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경제적 파급 효과 분석
이 사안은 외교적 갈등에 그치지 않고 경제·금융 시장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우선, 캐나다와 미국 간 관세·무역 마찰이 재연될 경우 캐나다 수출 품목, 특히 농산물·에너지·자동차 관련 공급망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여러 차례 캐나다를 향해 관세를 거론해왔고, 이번 갈등 심화는 추가 관세 도입 또는 규제 강화 리스크를 높인다.
두 번째로, 시장 심리 측면에서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는 투자 심리를 악화시켜 캐나다 달러(CAD)와 캐나다 주식시장, 특히 수출 비중이 큰 광산·에너지·농업 관련 종목에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 미 달러(USD) 강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세 번째로, 트럼프의 ‘평화위원회’가 유엔 체계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경우 국제 개발·재건 관련 자금 흐름의 재편, 중재·감시 메커니즘의 이중화로 인한 국제 규범의 불확실성이 증대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장기적으로 규범 기반의 거래비용 상승과 리스크 프리미엄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에너지·농산물 등 실물 부문에서의 정책 불확실성은 보험료·선물·옵션 시장 등의 변동성으로 전이될 수 있어 트레이더·기업은 헤지 전략과 공급망 다변화를 검토해야 한다. 정책 불확실성 장기화 시 투자자들은 캐나다 국채 스프레드, 신용등급 전망, 외국인 직접투자(FDI) 흐름 등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결론 및 전망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초청 철회 선언은 단순한 외교적 설전이 아니라, 미국·캐나다 양국의 경제·무역 관계와 국제 질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다. 향후 사태 전개는 캐나다의 대응, 위원회에 대한 다른 주요국의 참여 여부,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적인 무역·외교 조치에 달려 있다. 투자자와 기업은 즉각적인 시장 반응 외에도 구조적 영향을 고려해 중장기적인 리스크 관리와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주요 사실 요약: 2026년 1월 20일 카니의 다보스 연설, 2026년 1월 23일 CNBC 보도 기준 트럼프의 초청 철회 발표, 영구 가입비용 10억 달러, 중국의 캐나다산 농산물 관세 인하 및 전기차 MFN 관세율 6.1% 쿼터 확대 등이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