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펀드매니저들은 일본, 대만,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 반면 인도에 대해서는 비중 축소(언더웨이트)로 돌아섰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1월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번 설문에서 투자자들의 낙관은 주로 반도체 사이클의 회복과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에 대한 기대에서 비롯됐으며, 특히 한국과 대만의 기업들이 이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평가됐다.
2026년 1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설문 응답자들이 반도체와 AI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아시아 증시에 대한 선호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이번 설문은 아시아 내 특정 국가·섹터에 대한 투자심리 변화를 포착했으며, 응답자들은 내구 소비재나 전통 산업보다 기술·반도체·AI 관련 기업에 대한 선호를 높게 표시했다.
일본은 설문에서 최상위 매수국가로 남아 있었다. 일본의 새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Sanae Takaichi)의 재정지출 확대 및 감세 계획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또한 일본은행(BOJ)의 움직임이 시장에서 보조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2026년 6월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일본 시장에서는 반도체·AI·은행업종이 가장 선호되는 테마로 조사됐다.
시장 수익률(2025년) 측면에서 반도체 강세가 돋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5년 한 해 동안 한국의 KOSPI가 약 75% 상승해 아시아 주요지수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고 밝혔다. 대만의 Taiwan Weighted와 일본의 Nikkei 225는 각각 약 26% 상승했으며, 인도의 Nifty 50은 약 20% 상승에 그쳤다.
설문 응답자들은 글로벌 성장 전망도 개선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의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완화적(dovish)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글로벌 성장 기대 지표는 2021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 구조적 관점에서는 일관되게 비관적이던 서사가 더 이상 일률적으로 암울하지 않으며, 가계의 위험 선호도가 회복되기 시작하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신뢰가 점차 회복되는 조짐이 관찰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중국의 구조적 장기 전망이 더 이상 일률적으로 부정적이지 않으며, 가계의 위험자산 선호가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내에서도 AI와 반도체 테마가 지배적인 선호도로 남아있다.
반면 인도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언더웨이트(비중 축소)로 돌아섰다. 이는 지난달의 포지션에서 뒤집힌 결과로, 주요 원인으로는 뉴델리와 워싱턴 간의 잠재적 무역 합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지목됐다. 뉴델리는 협상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지만 양측 모두 합의가 임박했다는 명확한 신호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인도의 대(對)미국 수출품에 대해 최대 50% 수준의 관세가 적용된다는 점이 최근 분기들에서 인도 경제성장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또한 인도의 계속된 러시아산 원유 구매도 워싱턴과의 갈등 요인으로 남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1월 설문조사는 227명의 패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이들의 총 관리자산(AUM)은 5,750억 달러(USD)에 달한다.
용어 설명
언더웨이트(underweight)는 자산운용·증권업계에서 특정 자산의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벤치마크(기준 비중)보다 낮게 설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해당 자산의 상대적 성과가 기대보다 낮을 것으로 판단될 때 사용하는 투자 비중 표현이다. KOSPI는 한국 종합주가지수, Nikkei 225는 일본 닛케이 지수, Taiwan Weighted는 대만 가중지수를 가리킨다. Nifty 50는 인도의 대표 주가지수이며, dovish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완화적(금리 인상보다 금리 동결·인하에 우호적)인 성향을 뜻한다.
시장 영향과 전망(분석)
이번 설문 결과는 몇 가지 실무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반도체 및 AI 중심의 투자심리 강화는 단기적으로 한국·대만의 주가 및 수출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수요가 반도체 사이클에 의해 추가로 가속화될 경우,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과 함께 현지 통화의 상대적 강세, 수입업체의 재고확충에 따른 장비·자본재 수입 증가가 기대된다. 다만 반도체는 경기민감 업종 특성상 사이클 변동성이 크므로 밸류에이션(주가수준) 과열 신호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 일본의 경우 재정확대와 감세 기대가 실물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경우 내수 중심의 경기 개선과 은행·금융업종의 수익성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금리정책 변화(2026년 6월 기대)는 채권시장·환율에 즉각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투자자들은 정책 전망과 시장 반응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셋째, 인도에 대한 비중 축소 신호는 정책·무역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속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과의 관세·무역 논의가 장기화되고 러시아산 원유 관련 제재·정책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산업별 실적 차별화가 심화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정책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변동을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의 주요 항목으로 삼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설문 대상의 총 AUM이 5,750억 달러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자산배분 변화는 실제 자금흐름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즉, 펀드매니저들의 선호가 특정국가·섹터로 집중될 경우 해당 자산군의 유동성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기관투자가 및 개인투자자 모두 포지션 조정 시 유의해야 한다.
종합하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1월 설문은 반도체·AI 중심의 성장 기대가 아시아 내 자금 흐름을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과 대만은 기술주 강세의 직접적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일본은 재정정책 기대에 따른 개선 가능성이 존재한다. 반면 인도는 무역·관세 리스크와 지정학적 요소로 인해 투자비중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투자자들은 기술 사이클의 지속성,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 그리고 미국과의 무역관계 등 주요 모멘텀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