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 가격이 달러 가치 하락과 일부 산유지의 생산 차질에 따라 급등했다. 2월 인도분 WTI 원유 선물(티커: CLG26)은 화요일 장 마감에서 전일 대비 +0.90달러(+1.51%) 상승한 가격에 거래를 마쳤고, 2월 인도분 RBOB 휘발유 선물(RBG26)은 +0.0386달러(+2.16%)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DXY00)가 2주 만의 저점으로 급락하자 초반 하락분을 만회한 뒤 유가가 뚜렷한 랠리를 보였다.
2026년 1월 20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의 최대 산유지인 텡기즈(Tengiz)와 코롤레프(Korolev) 유전의 발전기 화재로 인해 생산이 추가로 10일간 중단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카자흐스탄은 카스피해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aspian Pipeline Consortium, CPC)을 통해 러시아 흑해 연안으로 수송되던 약 90만 배럴/일(bpd) 규모의 원유 생산을 억제했다. 해당 보도는 발전기 화재 외에도 드론 공격에 따른 파이프라인 운송 차질이 생산 억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유가 상승의 배경이다. 이란에서는 대규모 시위에 대해 보안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있으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위 진압이 계속될 경우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경고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일부 미군 인력이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Al Udeid) 공군기지에서 철수 권고를 받은 사실을 지난주 보도했다. 이 기지는 지난해 미국-이란 간 군사적 긴장 속에서 표적이 되었던 시설로, 이란은 OPEC에서 네 번째로 많은 산유국이다.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일일 300만 배럴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혼란이나 추가적인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생산 및 수출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 데이터와 재고 지표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너지 데이터 제공업체 Vortexa는 1월 16일로 끝난 주에 7일 이상 정박해 있던 선박에 적재된 원유 재고가 주간 기준 -8.6% 감소하여 1.1518억 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항해 중 장기간 유휴 상태인 유조선에 쌓여 있던 ‘유휴 재고’가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중국의 원유 수요 회복도 가격지지를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 Kpler에 따르면, 중국의 12월 원유 수입은 전월 대비 약 10% 증가한 기록적 수준인 1,220만 배럴/일로 집계돼 재고 보충 수요가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OPEC+ 정책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도 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OPEC+는 2026년 1분기 생산 증가 중단(일시 중지) 계획을 고수하기로 1월 3일 결정했다. 앞서 2025년 11월 회의에서는 회원국들이 12월에는 일일 137,000 배럴을 증산하되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보류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IEA는 지난 10월 중순에 2026년 세계 석유 공급과잉을 4.0백만 배럴/일의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예측했으며, 1개월 전 발표에서는 2026년 세계 원유 잉여가 3.815백만 배럴/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했던 2.2백만 배럴/일의 감산분 중 일부를 해제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도 1.2백만 배럴/일의 복구 여지가 남아 있는 상태이다. OPEC의 12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40,000 배럴/일 증가한 29.03백만 배럴/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관련 공격도 글로벌 공급을 제약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은 지난 5개월간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타격해 러시아의 원유 정제 및 수출 능력을 제한했다. 또한 11월 말 이후 우크라이나는 발트해에서 러시아 탱커에 대한 공격을 증대시켜 최소 6척의 탱커가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전해졌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대러 제재(신규 제재 포함)는 러시아의 석유회사·인프라·탱커 활동을 억제해 수출 차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내 공급·수요 지표로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최근 수정치가 주목된다. EIA는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지난달의 13.53백만 배럴/일에서 13.59백만 배럴/일로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추정치는 95.68 쿼드릴리언 Btu에서 95.37 쿼드릴리언 Btu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1월 9일을 기준으로 한 주간 EIA 보고서는 (1)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보다 -3.4% 낮다, (2) 휘발유 재고는 +3.4% 높다, (3) 증류유 재고는 -4.1% 낮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의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으로 -0.4% 하락한 13.753백만 배럴/일을 기록했으며, 이는 11월 7일 주에 기록한 13.862백만 배럴/일의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시추활동 지표로는 베이커 휴즈(Baker Hughes)가 1월 16일로 끝난 주에 집계한 미국의 활동 중인 유정수(리그)가 전주보다 +1대 증가한 410대로 보고됐다. 이는 12월 19일 주에 기록된 4.25년 최저치인 406대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2년 반 동안 유정수는 2022년 12월의 5.5년 최고치 627대에서 급감했다.
참고: RBOB(미국 휘발유 선물)은 휘발유 규격을 반영한 선물이며, DXY는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강약을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다. CPC는 카스피해 원유를 흑해 연안으로 수송하는 주요 파이프라인 컨소시엄을 가리킨다. bpd는 ‘배럴/일’의 약자다.
전문가적 분석 및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공급 차질(카자흐스탄 유전의 화재와 드론 공격,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장 관련 타격)과 달러 약세, 중국의 재고 보충 수요가 결합되며 유가를 상승 압박하고 있다. 특히 카자흐스탄에서의 즉각적 생산 차단과 러시아 정유시설·탱커에 대한 공격은 체감 가능한 즉시 공급 축소 요인이다. 반면 중기적(수개월~연간) 요인으로는 IEA가 전망한 세계적 공급 과잉(2026년 약 3.815~4.0백만 배럴/일)과 OPEC+의 단계적 증산 계획, 그리고 EIA가 제시한 미국 내 생산 상향 조정(2026년 13.59백만 배럴/일)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유가 경로는 단기적 지정학적 사건의 지속성 여부와 달러 흐름, 중국의 수입 지속성에 크게 의존한다. 만약 카자흐스탄 유전의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거나 이란 관련 긴장이 군사적 충돌로 확산된다면 단기적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반대로 OPEC+가 예정보다 빠르게 감산 복구를 중단하거나(즉 증산을 가속할 경우), IEA가 예상한 공급 과잉이 현실화되면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 및 산업계에 대한 실무적 시사점으로는 다음과 같다: 공급 차질 리스크가 높은 시점에서는 정제·운송 인프라, 보험·리스크 관리 비용이 증가할 수 있으며, 정유 마진의 지역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또한 달러 약세에 민감한 상품 특성상 통화 변동성 관리가 중요하며, 원유선 박스(유조선 재고) 감소는 단기적인 물량 흐름을 촉발해 스팟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기업들은 재고 전략과 장기 계약 조건을 재검토하고, 정치적 리스크가 높은 지역의 거래에 대해 헤지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작성자 주: 본 보도는 각종 공개 자료와 시장데이터를 종합해 작성했으며, 특정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