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연금운용사 아카데미케르페이션(AkademikerPension)이 미국 국채(US Treasuries) 보유 포지션 약 $100 million을 이달 말까지 전량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운용 책임자인 안더스 쉘데(Anders Schelde)는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미국 정부 재정 상황의 악화를 지목했다.
2026년 1월 2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아카데미케르페이션은 미국의 재정 적자와 부채 확대를 근거로 유동성 및 리스크 관리 방식을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펀드는 현재 보유 중인 미 국채 포지션이 약 $100만 달러(백만 달러) 수준이며 이를 이달 말까지 모두 청산할 계획이라고 회사 대변인이 CNBC에 확인해 주었다.
쉘데는 성명에서 “미국 정부의 재정 상황이 열악하다고 판단됐다. 우리는 유동성과 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체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 방안을 확인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덴마크·유럽 간의 외교적 긴장과 직접적 연관성은 없으나, 그러한 갈등이 결정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배경 및 핵심 숫자를 보면, 미국은 최근 재정적자 확대 문제를 겪고 있다. 지난해(2025 회계연도) 미국의 예산 적자는 약 $1.78조(1.78 trillion)로 집계됐다. 또한 무디스(Moody’s)는 지난해 미국의 주권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1로 강등했으며, 이는 예산 적자와 높은 차입 비용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정부의 수십 년 간의 과다 지출로 인해 늘어난 부채 청구서가 우리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 안더스 쉘데, 아카데미케르페이션 투자책임자
정치적 긴장과 시장 반응
이번 매각 결정은 그린란드 매입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유럽 국가들에 대한 관세 위협과 궤를 같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에 그린란드를 미국이 인수하지 않으면 2월 1일부터 여러 유럽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며, 6월 1일부터는 그 관세율이 최대 25%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유럽 지도자들은 보복 관세 및 경제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화요일(기사 기준)의 거래에서 미국 및 해외의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고, 미달러화와 주식은 하락했으며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탈(脫)미국’(sell America) 트레이드로 해석됐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다보스에서 CNBC에 “주권 펀드들이 미국을 안정적 무역 파트너로 보지 않게 되면 미국 자산을 매도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자본 및 자본 전쟁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갈등이 심화되면 국가 간 자산 덤핑(매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아카데미케르페이션의 미 국채 보유 청산 소식을 최초 보도했다.
용어 설명(독자를 위한 추가 정보)
미국 국채(US Treasuries)는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단기부터 장기까지 다양한 만기(예: T-bill, T-note, T-bond)가 있다. 전통적으로 ‘무위험’ 자산으로 여겨져 글로벌 유동성 관리와 외환보유, 연기금·연금의 안전자산 배분에 널리 쓰인다. 하지만 정부 재정 악화나 신용등급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채 수요와 가격에 영향을 미쳐 수익률(가격과 반대 방향)이 변동하게 된다.
주권 신용등급은 Moody’s, S&P, Fitch 등 신용평가사가 국가의 채무 상환 능력(신용도)을 평가해 부여하는 등급이다. 등급 하락은 해당 국가가 자금을 조달할 때 요구되는 금리를 높이고, 국제투자자의 투자 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
시장·정책적 함의 및 향후 전망
아카데미케르페이션의 이번 미 국채 매각은 규모 자체(약 $100 million)로는 글로벌 채권 시장 전체에서 보면 제한적이다. 그러나 상징성은 크다. 연금과 같은 장기 투자자들이 ‘미국 재정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자산 배분을 변경하기 시작하면, 유사한 결정을 내리는 기관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런 흐름이 가속화되면 미국의 차입 비용 상승, 장·단기 금리 상승 압력, 달러화 변동성 확대 및 국채 시장의 유동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유효하다. 첫째,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면 안전자산 선호로 금 가격 상승과 함께 국채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둘째, 주요 해외 투자자들의 미 국채 수요가 약화되면 미국의 차입 비용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셋째, 무디스의 등급 강등 사례처럼 신용도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 장기적으로 국채 금리는 더 높은 수준을 요구받을 수 있다.
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미국 내 경제성장률, 글로벌 안전자산 수요 등은 여전히 미 국채의 주요 수요 요인으로 남아 있어, 단일 기관의 매각이 즉각적인 체계적 위기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정책·무역 갈등’이 금융시장 신뢰에 미치는 영향은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실무적 시사점
기관투자자와 연기금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유동성 관리·리스크 분산 방안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단기 현금 운영을 위한 대체 수단, 환위험·금리 리스크 헤지 전략,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실행이 권고된다. 또한 정책 결정권자들은 무역·외교적 갈등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해 외교·무역 수단의 사용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카데미케르페이션 측은 대체 유동성·리스크 관리 방안을 찾았다고 밝혔으며, 투자자들은 향후 해당 기관의 포트폴리오 재편 상황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타 기관들의 동향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