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이 2026년 1월 21일(현지시간) 예정된 심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리사 쿡 해임 시도와 그 과정에서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집중 검토할 전망이다.
2026년 1월 20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은 하급법원의 결정 집행정지 해제를 요청한 트럼프 측의 항고를 심리할 예정이다. 하급법원은 쿡 이사가 해임 조치에 대해 법적 이의를 제기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그녀를 해임하지 못하도록 막는 결정을 내렸으며, 대법원은 2025년 10월 이 사건을 심리하기로 합의해 당분간 쿡 이사는 직무를 유지하고 있다.
사건의 쟁점은 크게 두 갈래다. 첫째는 연방법상 대통령이 쿡 이사를 해임할 법적 “정당한 사유(for cause)”가 있었는지 여부이고, 둘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해임을 통보했는지의 절차적 적법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8월 25일 밤 약 오후 8시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Truth Social에 쿡 이사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서한을 게시하며 “you are hereby removed“(당신은 이에 따라 해임된다)고 알렸고, 이는 1913년 연준 설립 이래로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공개적으로 추방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전례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건 배경과 핵심 주장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주택금융청(FHFA) 국장인 빌 펄트(Bill Pulte)가 제기한 모기지 사기 혐의를 근거로 쿡 이사를 해임하려 했다. 쿡 이사는 2022년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인물로, 연준 이사 중 최초의 흑인 여성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쿡은 혐의를 부인했으며, 그녀와 변호인단은 이 혐의가 실질적으로는 그녀의 통화정책 기조, 즉 금리 인하 요구에 반대하던 입장 때문에 제기된 구실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고, 연준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2026년 1월) 파월 의장이 의회에 한 발언과 연관된 연준 건물 사업에 관해 형사 조사도 착수했다. 파월 의장은 이 조사 역시 금리 정책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법적 쟁점 — 절차적 적법성과 ‘재산권’ 주장
쿡 측은 트럼프가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해임 서한이 사전 통지나 반박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고, 이는 미국 헌법 수정헌법 제5조이 보장하는 적법절차(due process)를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수정헌법 제5조는 누구도 적법한 절차 없이 생명·자유·재산을 박탈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쿡의 변호인단은 이러한 관점에서 해임 통보는 통상적인 의미의 notice and opportunity to be heard(통지와 심리 기회)을 결여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에 제출한 서면에서 공무원의 직위는 헌법이 보호하는 재산권의 한 형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행정부는 “공무원은 상당한 정부 권한을 행사하므로 개인에게 그러한 권한에 대한 재산권이 없다는 것”이라고 적시하며, 설령 적법절차 조항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8월 20일 소셜미디어에 빌 펄트의 형사 수사 의뢰 언급을 게시하면서 쿡에게 필요한 고지를 했고, 5일 뒤에 해임 서한을 게시했으므로 반박 기회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행정부는 “쿡은 왜 비위가 없었는지 설명할 기회를 가졌으나 이를 거부했다”고 적시했다.
하급심 판단과 경과
쿡은 트럼프가 해임을 발표한 직후인 2025년 8월에 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 D.C. 소재 연방법원 판사 지아 콥(Jia Cobb)은 2025년 9월 트럼프의 지시 집행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콥 판사는 트럼프의 행위가 쿡의 적법절차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고, 모기지 혐의가 연준법상 ‘for cause’ 해임 사유로서 법적으로 충분치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판사는 또한 쿡에게 사전통지와 반박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보도자료 등 파편화된 자료만으로 ‘for cause’의 증거를 추론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콥 판사의 집행정지 명령에 대해 D.C. 연방항소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냈으나 기각되자 대법원에 구제를 요청했다. 대법원은 2025년 10월 이 사건을 심리하기로 합의했다.
법리적·정책적 함의
이 사건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중앙은행인 연준의 독립성을 위협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의회는 1913년 연준 설립 당시 정치적 간섭을 차단하기 위해 연방준비법(Federal Reserve Act)에 이사 해임을 대통령이 할 수 있으나 다만 “for cause“로만 가능하다고 규정했다. 다만 이 법은 ‘for cause’의 정의나 해임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의 행정권 범위와 연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검토권, 그리고 해임 사유의 법적 기준을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
“법원은 쿡이 받은 절차—일반적으로 통지와 심리 기회로 정의되는—가 불충분했다고 판결할 수 있다”라고 포드햄 로스쿨의 제인 매너스(Jane Manners) 교수는 말했다. 매너스 교수는 선행 판례에 따르면 해임 절차에는 “증거와 증언 제시를 포함한 사법적 성격의 심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금융시장에 미칠 가능성
이번 소송의 결과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 시장은 통화정책 일관성에 의문을 품게 되고, 이는 채권 수익률·환율·주가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연준 내부 인사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현실화하면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통화정책의 예측가능성이 저하됐다고 판단해 위험프리미엄을 재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중기적으로는 연준의 정책 신뢰성 훼손 여부에 따라 장기금리와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는 실물경제의 투자·소비 결정에 파급될 수 있다.
다만 대법원이 절차적 문제에 국한해 판결할 경우(예: 통지·청문 요구를 인정) 정치권과 연준 간 권력 관계의 핵심 쟁점은 추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대법원이 대통령의 넓은 해임 권한을 인정하면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체감 위험이 즉시 증가할 수 있다.
법률적 쟁점 해설
일반 독자들이 혼동할 수 있는 몇 가지 용어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적법절차(due process)는 정부가 개인의 법적 권리(생명·자유·재산)를 침해할 때 합당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for cause’는 특정 공직자를 해임하기 위해 합법적이고 구체적인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통상적으로 직무태만·범죄행위·직무 관련 위법행위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연방법은 이 용어의 구체적 기준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원이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핵심이다. 또한 Truth Social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그의 공식 발표 채널로 사용돼 왔다.
결론 및 향후 일정
대법원 심리는 연방법과 헌법상 권리 해석, 그리고 행정부의 권한 행사가 절차적으로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에 관한 중요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 심리는 2026년 1월 21일 열리며, 대법원의 판단은 연준 이사의 해임과 관련한 법리적 기준과 대통령 권한의 범위를 명확히 할 전망이다. 이 사건은 금융시장과 정책결정 과정 모두에 중대한 파급효과를 가질 수 있으므로, 관련 기관과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대법원 판단의 논리적 근거와 판결 후속 조치들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