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역 은행인 키코프(KeyCorp)이 2025회계연도 4분기(12월 31일 마감)에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번 분기 실적은 순이자수익(NII)의 큰 폭 확대와 투자은행·채무조달 수수료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6년 1월 20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클리블랜드(오하이오) 소재 은행인 키코프는 계속영업이익 기준으로 조정된 분기 실적이 4억5800만 달러(주당 41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LSEG(구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주당 39센트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다.
회사는 이번 분기에 순이자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한 12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순이자수익 증가의 배경으로 예금 비용 하락과 만기된 저수익성 금융상품의 재투자를 통한 보다 높은 수익률의 자산 편입을 꼽았다. 즉, 은행이 대출로부터 얻는 수익과 예금에 지불하는 비용 간의 격차가 확대되었다는 의미이다.
활동성 투자자(activist investor)인 HoldCo Asset Management가 한 달여 전 키코프를 상대로 은행 인수 금지,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고먼(Chris Gorman)의 경질 촉구, 초과 자본을 전부 자사주 매입에 배분할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는 점도 이번 실적의 맥락에서 주목된다. 이에 대해 고먼 CEO는 실적 발표 자료와 연계된 성명에서
“우리의 초과 자본 지위와 의미 있는 자본 창출 능력을 고려할 때, 2026년에는 주주에 대한 자본 환원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라고 밝혔다.
키코프는 또한 이번 분기에 투자은행 및 채무조달 수수료가 1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고먼은
“투자은행과 채무조달 수수료는 당사 역사상 두 번째로 우수한 연간 성적을 기록했으며, 딜(거래) 파이프라인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소형 은행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인수합병(M&A)과 각종 기업금융 거래의 재개가 월가 전반의 장부를 끌어올린 결과로 해석된다.
용어 설명
순이자수익(순이자마진 관련)
순이자수익(NII)은 은행이 대출 등으로 벌어들이는 이자수익에서 예금 등으로 지급하는 이자비용을 뺀 금액이다. 이는 은행 이익의 핵심 원천 가운데 하나로, 기준금리와 예금 수익률, 자산 포트폴리오의 만기구조, 신규 대출·예금 유입 상황 등에 따라 크게 변동될 수 있다.
투자은행업무 및 채무조달 수수료
투자은행 수수료는 기업의 인수·합병, 주식·채권 발행 주관 등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말한다. 분기별로 수수료가 늘어났다는 것은 기업금융 시장에서의 활동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활동성 투자자(Activist investor)
활동성 투자자는 투자 대상 기업의 경영·전략에 직접 개입해 주주가치 제고를 추구하는 투자자를 뜻한다. 이들은 종종 이사진 교체, 경영진 압박, 자본정책 변경 요구(예: 배당·자사주 매입 확대) 등을 통해 변화를 촉구한다.
시장·정책적 함의 및 향후 전망
첫째, 키코프의 순이자수익 확대는 예금 비용 하락과 만기 자산의 재투자에 의한 수익률 개선이 결합된 결과로, 단기적으로 은행의 이익 체력을 강화한다. 이는 다른 지역은행들에도 유사한 수익 개선 효과가 파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예금 비용이 하락하는 환경에서는 대체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둘째, 투자은행 및 채무조달 수수료의 10% 증가는 기업금융·자본시장 회복세를 반영한다. 이는 은행 수익 구조의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기업금융 부문의 실적은 경기전망, 자본시장 여건, 신용스프레드 변화에 민감하므로 향후 변동성은 상존한다.
셋째, HoldCo Asset Management의 캠페인과 고먼 CEO의 자사주 매입 의지는 자본정책의 방향전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 대신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 강화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성장엔진 확보 관점에서는 인수합병 축소가 성장 기회를 제한할 소지도 있다. 규제 당국의 자본 규제, 자본비율(예: CET1 비율) 유지 필요성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넷째, 향후 금리 환경이 추가로 완화될 경우 예금 비용이 더 떨어져 단기적으로 은행 이익에는 우호적이지만, 장기금리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하거나 대출 수요가 둔화될 경우 순이자마진 압박으로 전환될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다시 상승하면 예금 비용이 늘어나 마진 축소 우려가 생길 수 있어 금리 방향성에 따른 민감도가 높다.
투자자·시장에 대한 함의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번 실적이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자사주 매입 확대 기대가 현실화될 경우 주당순이익(EPS) 개선과 주가부양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은행 섹터 전반의 밸류에이션은 금리, 경기 및 규제환경 변화에 민감하므로 단일 실적 호조만으로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결론
키코프의 4분기 실적은 순이자수익의 증가와 투자은행 수수료 개선이 결합한 결과로, 단기적으로 회사의 이익 기반과 주주환원 여력을 높이는 신호다. 다만 향후 실적의 지속 가능성은 금리 흐름, 자본정책(배당·자사주·M&A) 선택, 그리고 전반적 경제여건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시장은 이번 실적을 긍정적이면서도 신중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