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련 관세 위협에 대응해 무역 ‘대응 무기(bazooka)’를 꺼낼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매각 합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일부 유럽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고, 이에 대해 EU가 930억 유로(약 1,080억 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1월 20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그린란드 총리 옌스-프레데릭 닐슨(Jens-Frederik Nielsen)은 섬의 자치권을 굳게 지키겠다고 밝히며 미국의 관세 위협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닐슨 총리는 구글 번역을 통해 전해진 발언에서 “최신 미국의 성명, 관세 위협을 포함한 것들은 그 입장을 바꾸지 못한다. 우리는 압박받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유럽 측은 응수 수단으로 EU의 ‘반강압(anti-coercion) 수단(Instrument)’을 사용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상당한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서는 프랑스가 브뤼셀 긴급회의에서 이 수단의 활용을 적극 촉구했다고 전해졌다.
Anti-Coercion Instrument(반강압 수단)은 EU가 정의한 “경제적 강압(economic coercion)”으로 규정되는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다. 이 수단은 단순 관세 보복을 넘어 금융 제약, 지식재산권 관련 조치, 공공조달 제한 등 다양한 보복 수단을 포함할 수 있다. 이러한 포괄적 보복능력 때문에 일부에서는 해당 수단을 유럽의 무역 ‘바주카(bazooka)’로 부르고 있다.
브뤼셀 긴급회의에서 일부 회원국은 이 수단의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독일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 강력한 보복조치 실행에 대해 비교적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컨설팅사 테네오(Teneo)의 리서치 부국장 카스텐 니클(Carsten Nickel)은 CNBC에 “독일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 수단 사용에 대해 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노출도가 큰 산업군으로는 자동차 산업, 명품 및 제약업체 등이 꼽힌다. 자동차 업종에서는 독일의 BMW와 밀라노 상장사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명품 부문에서는 프랑스의 LVMH와 케링(Kering)이 대표적이다. 의약품 분야에서는 덴마크의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스위스의 로슈(Roche) 등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지적됐다.
그중에서도 프랑스 와인과 샴페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표적이 됐다. 트럼프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의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참여를 거부했다고 보도된 뒤 화답으로 프랑스산 와인과 샴페인에 대해 2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시장 반응은 즉시 나타났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화요일 장 개장 전 600포인트 이상 하락을 가리켰고, 유럽 주식은 월요일 전반에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는 금과 은으로 몰렸고, 금과 은 가격은 며칠 전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초기 충격은 트럼프의 1차 관세 위협이 가져온 반응에 불과하다. EU가 표적 관세 또는 반강압 수단을 실제로 발동할 경우 파급력은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복 관세가 시행되면 무역 흐름이 바뀌고 글로벌 공급망에 긴장이 증폭되며, 해당 국가들의 수출입 물량과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오늘 알아야 할 핵심 포인트
트럼프, 프랑스에 추가 관세 위협. 미국 대통령은 2026년 1월 20일 화요일 프랑스의 와인과 샴페인에 대해 2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트럼프의 ‘평화위원회’ 참여를 거부할 가능성이 보도된 데 따른 발언이다.
중국 증시 모니터링 필요. 중국 규제당국은 최근 거래 활동이 기록적 수준으로 급증하자 담보융자(마진) 규제를 강화했다. 동시에 중국은 기준 대출금리를 변동 없이 유지했다.
사모대출(private credit) 수요 지속. KKR, TPG, 뉴버거 버먼(Neuberger Berman) 등 자산운용사들이 여전히 수십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 중이며, 이는 느슨해진 대출심사와 일부 차주 스트레스 확대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수요가 견조함을 시사한다.
미국·아시아 시장 지표. 미국 선물시장은 하락을 가리켰고, 아시아·태평양 증시는 전반적으로 후퇴했다. 일본의 경우 40년물 국채 수익률이 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재정 및 정치적 불안 요인이 부각됐다.
용어 설명 — 반강압 수단(Anti-Coercion Instrument)
반강압 수단은 EU가 외부로부터의 경제적 압박, 즉 특정 국가가 자국의 정치·안보 또는 경제적 목적을 위해 무역·투자 결정을 억압하거나 제약하려 할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적 장치다. 전형적 대응 수단으로는 관세 부과, 금융거래 제한, 지식재산권 관련 규제조치, 공공조달에서의 배제 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발동에는 회원국 합의와 법적 절차가 수반된다.
전망과 시장 영향 분석
전문가 관측에 따르면 EU가 실제로 반강압 수단을 발동하거나 대규모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기적으로 다음과 같은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첫째, 대상국의 수출 산업(특히 자동차·명품·제약)의 매출과 이익률이 압박받을 가능성이 크다. 관세 부과는 수출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수요 둔화를 유발할 수 있다. 둘째, 거래 불확실성 증가는 투자 심리를 악화시켜 유럽 및 글로벌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셋째, 통화와 채권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유로화와 달러화 간의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넷째, 장기적으로는 무역관행 재편과 공급망 다변화 가속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특정 산업의 비용구조 변화와 산업재편 압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다만 실제 규모와 파급력은 여러 변수에 달려 있다. 보복 조치의 범위(특정 품목 대상의 표적 관세인지, 포괄적 금융·행정 제재인지), 발동 시기와 지속성, 그리고 당사국 간 추가 협상 여부가 핵심이다. 독일과 같은 대형 수출국의 소극적 태도는 EU 내부에서 실효성 있는 합의 도출을 어렵게 만들 수 있고, 이는 보복의 강도와 속도에 제한을 둘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안은 단순한 관세 위협을 넘어 정치·외교적 갈등이 무역정책으로 이동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불안과 특정 업종의 실적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유럽과 미국 간 무역·투자 관계 및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을 높인다. 기업과 투자자는 관련 리스크에 대비해 수출·구매 전략, 헤지(환·가격) 전략, 공급망 다변화 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 보고서는 CNBC의 일간 시장 뉴스레터 ‘Daily Open’의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추가로 CNBC의 기자 홀리 엘리앳(Holly Ellyatt)도 기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