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 일본 총리를 지낸 사나에 다카이치(高市早苗)가 2026년 2월 8일로 조기 총선을 선포하면서, 그녀가 추진하는 재플레이션(경기부양적 통화·재정 조합) 정책에 대한 지지를 구하려는 시도가 국채 금리를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번 선거 전개는 일본의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각 정당의 경제정책이 시장과 유권자에게 미칠 영향이 집중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2026년 1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의 결단은 단순한 정치일정 변경을 넘어 금리·환율·물가 등 거시변수에 즉각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도는 주요 정당들이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경제정책을 정리해 제시했으며, 아래 내용은 각 정당의 공식 캠페인 자료와 간부 발언을 기초로 재구성한 것이다.

자유민주당(LDP)
다카이치는 선임자 시게루 이시바(Shigeru Ishiba)를 이은 후, 집권당인 자유민주당(LDP) 내에서 보다 공격적인 지출 확대 계획을 주도하고 있다. 그녀는 장기간 유지돼 온 재정 긴축 목표를 완화하려 하고 있으며, ‘과도하게 긴축적인 재정정책’을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다카이치는 12월에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을 수용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엔화 급락을 늦추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재플레이션을 지지하는 참모들이 경기 둔화를 우려해 차입 비용을 더 올리는 것을 경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카이치의 공약에는 식품에 대한 8% 과세 중단을 2년간 시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녀는 추가 국채 발행을 부인했지만, 세수 부족을 어떻게 메꿀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지 않고 다른 정당과의 토론 뒤 결정하겠다고만 말했다.
시장과 일부 분석가는 다카이치의 재정정책이 이미 상승 중인 물가를 더욱 촉진할 수 있으며, 수요가 아닌 인구·노동력 부족과 공급 제약이 문제인 상황에서는 실물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유신회(이신, ISHIN)
우익 성향의 일본유신회는 10월 다카이치의 총리 선출을 도운 정당으로, LDP와 연립을 구성했다. 전통적으로 규제 완화와 불필요한 지출 삭감에 초점을 맞춰왔으나, 이번에는 LDP와의 정책 합의에 따라 식품에 대한 8% 과세를 2년간 유예하는 데 찬성하고 있다.
중도개혁연합(CRA)
CRA는 최대 야당인 입헌민주당(Constitutional Democratic Party of Japan)과 다른 야당인 공명당(Komeito) 사이에서 형성된 연합으로, 분열된 세계정세 속에서 중도적 입장을 표방한다. 이 연합은 식품에 대한 8% 소비세를 영구적으로 폐지할 것을 주장한다.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한 방안으로는 정부 준비금을 보다 효율적으로 투자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의 창설을 제안한다. 또한 CRA는 가속화되는 엔화 약세가 물가 상승을 촉진하고 있다며, 식료품·연료 등 일상 필수품의 가격을 낮추는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국민민주당(Democratic Party for the People)
전 재무성 관료 출신인 다마키 유지로(玉木雄一郎)가 이끄는 이 당은 가구의 실질 구매력을 높이는 공약으로 선거에서 의석을 늘려왔다. 대표 공약으로는 매년 5조엔(약 315억 달러) 규모의 ‘교육’ 채권 발행을 통해 보육·교육·과학연구 지출을 두 배로 늘리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또한 소비세율을 10%에서 5%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이는 임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2%포인트 초과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정부 준비금과 중앙은행이 보유한 상장지수펀드(ETFs) 매각·투자 수익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마키는 세율 인하 여부는 올해 임금교섭 결과를 면밀히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세이토(Sanseito)
한때 변방의 극우 정당이었던 산세이토는 지난해 7월의 참의원 선거에서 ‘재팬 퍼스트(Japan First)’ 캠페인을 내세워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 정당은 세계화에 저항하며 국민 생활을 재건하는 것을 기조로 한다.
산세이토는 소비세를 전면 폐지할 것을 요구하며, 현재의 재정긴축 기조를 ‘긴축적’으로 규정하고 지출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재정정책을 전환할 것을 주장한다.
“다카이치는 ‘과도하게 긴축적인 재정정책’을 끝내겠다”고 공언했으며, 각 정당은 식품 소비세를 둘러싼 다양한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용어 설명
재플레이션(reflation)은 경기 침체 또는 수요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 지출 확대와 통화완화 등으로 물가와 경제 성장을 다시 끌어올리는 정책을 의미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물가와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는 정부가 외환보유액 등 국가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얻고 장기적 재원을 확보하는 투자기구를 말한다.
소비세는 재화·서비스의 소비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일본에서는 식품에 대해 별도 세율이 적용된 사례가 있다.
ETFs(상장지수펀드)는 주가지수 등을 추종하는 펀드로 중앙은행이 보유한 경우 시장 유동성·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교육 채권은 특정 목적(보육·교육·연구 등)에 지출하기 위해 발행되는 공공채권을 의미한다.
시사점 및 향후 영향 분석
이번 선거에서 재플레이션 성향의 정책이 채택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미 보도에서 지적된 것처럼, 다카이치의 재정완화 기조가 실행되면 물가 상승률이 추가로 높아질 수 있으며, 이는 국채 금리 상승과 연결돼 정부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실제로 선거 소식 이후 국채 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는 사실은 시장이 재정 악화 가능성을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통화·재정정책의 병행 변화는 엔화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재정적자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엔화 평가절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만약 일본은행이 금리 정책을 긴축 쪽으로 전환해 대내 금리를 올리면 엔화가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다카이치 본인이 12월의 금리인상을 부분적으로 수용한 행보는 이러한 정책 간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다.
사회적 관점에서는 식품 소비세 인하·폐지 등은 가계의 실질 구매력 개선에 기여할 수 있으나, 재정수지가 악화될 경우 장기적 복지재원이나 사회보장제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CRA의 국부펀드 창설 제안이나 국민민주당의 ETF·정부준비금 활용 방안 등은 수익성 있는 자산운용을 통해 재원을 보충하려는 시도로 해석되지만, 운용 실패 시 추가적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총선은 단순한 정치적 재편을 넘어 일본의 재정정책 방향, 통화정책과의 상호작용, 그리고 시장의 금리·환율 기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와 가계는 각 정당의 공약 이행 가능성과 그에 따른 단기·중장기적 파급효과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향후 정책 실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구체적 재원조달 방안, 채권시장 반응, 중앙은행의 추가 대응 등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자료: 인베스팅닷컴 보도, Reuters 기사 요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