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카니 총리, 美 의존 줄인 새 글로벌 무역질서 주도 시도

캐나다의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가 미국 의존도를 낮춘 새로운 글로벌 무역질서를 주도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중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소규모 다자·복수국가 협정(플루리레터럴)을 체결하는 등 무역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압도적인 경제적 대미(對美) 의존도가 제약으로 남아 있다.

2026년 1월 2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지난주 유럽 동맹국들보다 한발 더 나아가 중국과의 협정을 체결했고, 도널드 트럼프(또는 트럼프 행정부 시기) 이후 뒤흔들린 기존의 장기적 무역 관계를 재구성하면서 캐나다를 새로운 글로벌 무역질서의 잠재적 리더로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배경과 최근 행보
카니 총리는 영국은행(은행 오브 잉글랜드)과 캐나다은행(뱅크 오브 캐나다)을 각각 이끈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해 선거에서 트럼프의 관세와 주권 위협 속에서 캐나다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새로운 경제 동맹을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다. 카니는 다보스(다보스 포럼) 참석 전 세계를 순회하면서 그간 캐나다가 소홀히 했던 국가들을 방문했다. 그는 카타르와 중국을 방문했고, 카타르 방문 중에는 국방과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와 투자촉진협정(progress on an investment promotion agreement)이 진전되었다고 밝혔다.

주목

「다수의 다자간 관계, 제도, 규칙 기반 시스템들이 여러 국가들의 결정으로 약화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미국도 포함된다」고 카니는 도하(Doha)에서 말했다. 그는 진전이 이루어지는 영역에서는 소수 국가 간의 복수국가 협정(플루리레터럴)을 통해 진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 다변화의 당위성과 제약
카니 정부의 목표는 향후 10년간 비(非)미국 수출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통계와 전문가는 이 목표의 달성이 쉽지 않음을 경고한다. 유럽연합(EU)은 상품 수출의 약 20%를 미국에 의존하는 반면, 캐나다는 현재 수출의 거의 70%를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10월 기준 미국의 비중은 67.3%로,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여전히 높은 편이다.

Export Development Canad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프린스 오우수(Prince Owusu)는 캐나다가 대미 상품 수출을 10% 줄이기 위해서는 중국, 독일, 프랑스, 멕시코, 이탈리아, 인도 등과의 수출을 두 배로 늘리거나 이와 유사한 규모의 다른 국가들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로 평가된다.

중국과의 관계 및 리스크
카니는 지난주 카타르 방문에 이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했다. 베이징에서 그는 중국이 미국보다 더 예측 가능한 파트너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카니는 인도 방문도 예정하고 있으며, 이는 전임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 정부 시절 중단됐던 무역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외교회복의 일환이다.

하지만 법률회사 맥밀란(McMillan)의 국제무역 공동대표 윌리엄 펠러린(William Pellerin)은 중국과 너무 빠르게, 너무 깊게 통합하면 장기적 경제 안정성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제조업체가 거의 모든 상품 범주에서 하룻밤 사이에 캐나다 시장을 대량으로 공급할 능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대미 출하량은 감소했으나 세계 나머지 지역으로의 출하는 급증했다.

주목

에너지·원유 수출의 제약
캐나다가 아시아로 석유를 더 많이 팔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제약적이다. 통계상 캐나다 원유의 90%가 여전히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기존의 파이프라인 인프라와 정제·물류 체계, 계약 구조 등이 미국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어 단기간에 수출 방향을 대폭 전환하기 어렵다.

다수의 소규모 협정 추구
카니 정부는 이미 에콰도르와 인도네시아와의 무역협정을 마무리했고, 아랍에미리트(UAE)와는 투자협정을 체결했다. 무역부 장관 마니더 시두(Maninder Sidhu)는 향후 초점 국가로 필리핀, 태국, 메르코수르(Mercosur: 남미 무역블록),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를 언급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캐나다 정부가 연간 1건의 무역협정을 체결한다고 말하면서 가능한 한 빨리 협정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변동성의 순간에 캐나다는 나서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다. 우리는 이 역할을 도와줄 국가들을 테이블로 데려오도록 하겠다」고 외교부 장관 아니타 아난드(Anita Anand)는 도하에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다른 지역의 움직임과 비교
EU는 남미 무역블록 메르코수르와의 협정을 25년간의 협상 끝에 체결했고, 작년 9월 인도네시아와의 합의를 마무리했으며 멕시코와의 협정도 업데이트했다. 또한 말레이시아, 필리핀, 아랍에미리트, 인도와의 무역협상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캐나다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하는 다자적·지역적 다변화 시도로 볼 수 있다.

단기 전망과 정책적 함의
경제학자들과 무역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미국 비중의 추가적 감소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많은 기업이 올해 예정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관련 협상 결과을 지켜보고 있어 즉각적인 다변화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기존 공급망·물류·에너지 인프라의 구조적 제약이 크기 때문에 카니 정부의 목표 달성에는 수년에서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리스크 관리와 권장 전략
전문가들은 캐나다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원칙을 병행할 것을 권고한다. 첫째, 다각적인 시장 접근을 통해 국가별 리스크(예: 중국의 정치적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 둘째,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적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에너지 수출의 다변화를 위해서는 아시아를 향한 수송·인프라 투자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있다.

플루리레터럴(plurilateral)에 대한 설명
플루리레터럴(plurilateral)은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다자간 협정(multilateral)과 달리,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진 소수의 국가들이 참여해 특정 분야의 규범이나 관세를 조정·합의하는 협정 형식을 뜻한다. 이러한 방식은 참여국 간 합의가 상대적으로 쉬워 신속한 협력 추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비참여 국가와의 관계, 규범 확산의 정당성 문제 등 한계도 존재한다.

결론 및 시사점
카니 총리의 시도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과 같은 불확실한 외교·통상 환경에서 캐나다의 생존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단기간에 미국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기는 어렵다. 카니 정부의 성공 여부는 중국·EU·아시아 국가들과의 신뢰 구축, 국내 인프라 투자, 그리고 미국과의 기존 관계 관리 능력에 달려 있다. 무역구조의 변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경제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주요 사실 요약: 카니는 전 영란은행·전 캐나다은행 총재로서 2026년 1월 현재 무역 다변화를 추진 중이며, 캐나다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약 67~70% 수준이고 원유 수출의 90%가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카니는 중국·카타르 방문과 함께 에콰도르·인도네시아와 무역협정을 마무리했고, UAE와는 투자협정을 체결했으며 향후 필리핀·태국·메르코수르·사우디아라비아·인도 등을 추가 타깃으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