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피아 약세 지속으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기준금리 또 동결 전망: 로이터 설문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ank Indonesia, 이하 BI)이 루피아 약세를 제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할 전망이다. 로이터가 실시한 경제학자 설문조사 결과, BI는 추가적인 통화 완화 여력을 제한하는 통화·환율 상황을 고려해 정책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2026년 1월 19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경제학자들은 BI가 1월 21일에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7-day reverse repurchase) 금리4.75%로 유지할 것으로 일치되게 전망했다. 이와 함께 오버나이트 예금금리3.75%, 오버나이트 대출금리5.50%로 동결될 것으로 관측됐다.

배경과 최근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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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는 2024년 9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하 과정에서 누적적으로 150bp(1.50%포인트)의 인하를 단행했으나, 루피아의 지속적 약세와 해외 자금 유출 압력으로 10월 이후 완화(금리 인하) 사이클을 중단했다. 루피아는 전년 대비 약 3.5% 하락해 아시아 통화 가운데 성과가 저조한 편에 속했으며, 이로 인해 BI는 여러 차례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OCBC은행의 수석 ASEAN 이코노미스트 라바냐 벵카테스와란(Lavanya Venkateswaran)은통화에 대한 지속적 평가절하 압력 때문에 BI는 단기적으로 성장 지원을 위한 완화 여지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시장·금융기관 반응과 전달경로(패스스루) 문제

BI가 정책금리를 내리더라도 상업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가 제한적으로 이뤄지면서 통화정책의 완화 효과가 소비 및 투자로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 실제로 상업은행의 대출금리는 2025년 초(연초) 9.20%에서 11월 기준 8.96%로 24bp 하락

해외자금 유출·재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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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아 약세 압력은 국내 채권시장으로의 지속적 외국인 자금 유출과 맞물렸다. ANZ 리서치는 지난해 해외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 국채시장에서 약 65억 달러를 회수했다고 추정했으며, 지난 6개월 동안에도 순매도 기조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경제학자들은 재정상태에 대한 우려가 이러한 자금유출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특히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의 포퓰리즘적 지출 계획이 2024년 취임 이후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이 재정건전성 훼손을 우려했다는 설명이다.

2025년 예산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2.92%로 팬데믹 시기를 제외한 최근 2~3십 년 중 가장 큰 수준이며, 법정 한도인 GDP의 3%에 근접했다는 점도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로이터 설문 결과 상세

로이터는 1월 13일부터 19일까지 경제학자 26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이들 전원은 1월 21일 BI가 기준금리를 4.75%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문 참여자들은 정책금리 경로에 대해 엇갈린 중기 전망을 내놓았다. 응답자 가운데 23명 중 12명은 1분기 말까지 25bp 인하(4.50%로)를 예상했으나, 나머지 11명은 동결을 전망했다. 또한 22명 중 12명은 2분기 말까지 금리가 4.25%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중간값 전망은 2026년 나머지 기간 동안 금리가 4.25%에 머무는 것으로 집계됐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아담 아흐마드 삼딘(Adam Ahmad Samdin)은 “우리는 최종 금리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 추가로 두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며 “재정정책이 일시적으로 경제활동을 일부 부양했을 수 있으나 구조적으로 소비는 여전히 약하다”고 말했다.

경제성장과 물가 전망

설문 응답자들은 인도네시아 경제가 2025년 약 5% 성장했으며, 2026년과 이듬해에도 대체로 비슷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은 BI의 목표 구간인 연간 1.5%~3.5% 범위 내에서 2026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측됐다.

용어 설명

본문에는 일반 독자가 다소 낯설 수 있는 몇몇 금융용어가 등장한다. 이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7-day reverse repurchase)은 중앙은행이 상업은행에 단기 유동성을 흡수하거나 공급하기 위해 운영하는 금리수단으로, 중앙은행의 정책금리를 대표하는 지표다. 지급준비율(reserve requirement)은 은행이 고객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로, 이를 낮추면 은행의 대출 여력이 커져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은 필요시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통화의 급격한 변동을 완화하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정책적 함의와 향후 영향

BI의 당분간 금리 동결은 다음과 같은 함의를 갖는다. 첫째, 통화정책의 우선순위가 성장 지원에서 환율 안정으로 전환된 점을 확인시켜준다. 이는 중앙은행이 향후에도 루피아의 추가 약세를 방지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둘째, 상업은행의 대출금리 인하가 제한적이었던 점과 신용수요 약화는 정책 전달경로의 비효율성을 드러낸다. 이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완화 의지를 표명하더라도 실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제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재정적자 확대와 포퓰리즘적 재정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약화시켜 자본유출을 촉발할 수 있다. 자본유출은 환율 추가 압박과 금리상승 압력으로 연결되며, 장기적으로는 외환보유액 감소와 대외불안정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 넷째, 설문 응답자들이 중기적으로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점은 경제 회복세와 소비 개선 정도에 따라 BI가 유연하게 정책 기조를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무적 관점에서의 점검 포인트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다음 사항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첫째, BI의 외환시장 개입 빈도와 규모, 둘째, 상업은행들의 대출금리 조정 여부 및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 도입 조건, 셋째, 인도네시아 정부의 재정 운용 계획과 예산 집행 속도, 넷째, 글로벌 금융여건 변화에 따른 외국인 채권·주식 투자 흐름이다. 이 네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루피아의 방향성과 금리 경로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요약하면, 로이터 설문은 BI가 단기적으로 금리 동결을 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1분기와 2분기 중 정책 여건 변화에 따라 점진적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루피아의 약세, 외국인 자금 유출, 그리고 재정구조에 대한 우려가 통화정책의 향방을 제약하고 있으며, 향후 금융·재정정책의 조합과 세계 금융시장 동향이 인도네시아의 통화 및 금리 환경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