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가 벤저수엘라산 원유의 첫 매각을 완료했으며, 판매단가가 약 30%가량 높게 실현되고 있다고 미국 에너지장관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가 2026년 1월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 몇 주간 정치적 혼란에서 촉발된 변화 속에서 벤저수엘라의 원유를 매각하기 시작했으며, 첫 거래 규모는 약 5억 달러(USD 500 million)에 달한다고 미국 에너지부 대변인이 밝혔다.
2026년 1월 1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라이트 장관은 미 에너지협회(U.S. Energy Association) 행사에서 “우리는 같은 배럴을 팔 때 3주 전보다 약 30% 더 높은 실현 가격을 받고 있다”고 밝히며 구체적인 달러 단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 발언은 미국이 전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Nicolás Maduro)를 체포한 이후 벤저수엘라의 원유를 처분하기 시작한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이달 초 특수부대를 투입해 마두로 전 대통령을 포획했고, 워싱턴은 이를 정치적 안정 회복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트윗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벤저수엘라가 현재 미국의 제재 대상 하에 있는 원유 중 3천만∼5천만 배럴(30–50 million barrels)을 인도할 예정이며, 이는 시장 가격으로 매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각대금의 통제권을 자신이 관리하겠다고 적시하며 그 수익이 벤저수엘라와 미국 양쪽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에너지부는 이번 매각이 첫 번째 물량에 불과하며, 원유 판매는 “무기한(indefinitely)”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벤저수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인 매장량(proven reserves)을 보유한 국가로 약 3,030억 배럴(303 billion barrels)의 매장량을 기록하고 있으나, 수년간의 투자 부족으로 석유 산업은 심각한 쇠퇴를 겪어 왔다. 생산량은 1990년대의 최고치인 하루 약 350만 배럴(3.5 million bpd)에서 현재 약 80만 배럴/일(800,000 bpd) 수준으로 급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지난 금요일에 석유 기업들이 벤저수엘라의 에너지 부문 재건을 위해 최소 1,000억 달러(USD 100 billion)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미국은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안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에서 엑손(Exxon), 쉐브론(Chevron),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 할리버튼(Halliburton), 발레로(Valero), 마라톤(Marathon) 등 주요 석유·서비스업체 대표들과 회동했다. 엑손 최고경영자 대런 우즈(Darren Woods)는 당시 벤저수엘라 시장이 “현 상태에서는 투자 불가(uninvestable)”라고 평가했다고 전해졌다.
벤저수엘라는 2007년 엑손과 코노코의 자산을 몰수한 바 있으며, 카라카스(베네수엘라 정부)는 양사에 대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중재(claims) 채무를 지고 있는 상태다. 이와 같은 과거 분쟁과 정치적 불확실성은 대규모 자본 투입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글로벌 원유시장에서는 공급 과잉 우려가 가격을 눌러온 상태다. 1월 15일 오후 8시 33분(동부시간) 기준으로 브렌트(Brent) 선물은 배럴당 63.85달러로 0.14% 상승했고,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9.31달러로 0.2% 올랐다. 이는 목요일 급락 이후 트레이더들이 미·이란 긴장 완화 가능성을 일부 반영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벤저수엘라의 석유 문제는 기술적이거나 상업적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인간적이고 정치적이다”라고 전 페트로나스(Petronas)의 트레이딩 책임자 출신이자 인덱스(Index) 공동창업자인 바론 라마르(Baron Lamarre)는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장기적 정치적 연속성에 신뢰를 갖기 전까지 자본은 신중하고, 점진적이며, 조건부적으로만 투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배럴(bbl) 및 bpd(배럴/일): 원유의 거래와 생산량을 나타내는 단위로, 1배럴은 약 159리터(약 42갤런)이다. bpd는 하루 평균 생산·수송되는 배럴 수를 의미한다.
브렌트(Brent) 선물은 유럽 및 세계 원유시장의 기준유로 통상 사용되는 원유 벤치마크이며, WTI(웨스트 텍사스 중질유)는 미국 내 주요 원유 기준 가격이다.
시장·정책 영향 분석(전문적 관점)
이번 미국의 벤저수엘라 원유 매각 소식은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심리와 공급 구도에 혼선을 줄 수 있지만, 구조적 영향은 복합적이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추가 판매 물량이 곧 시장에 유입될 경우 공급 과잉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며 국제 유가의 하방 압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첫 매각이 약 5억 달러 규모로 확인된 점은 판매 물량이 제한적이었음을 시사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3천만~5천만 배럴이 실제 유통될 경우 이는 단일 물량으로도 시장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투자 유입과 생산성 회복 기대가 존재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1,000억 달러 투자 유치 공약은 기술·인프라 개선을 통한 생산성 회복을 의미하며,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벤저수엘라의 생산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 다만 역사적 자산 몰수, 중재 청구(claims) 및 정치적 불확실성은 투자 조건을 악화시키며, 대규모 자본 유입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려운 구조적 제약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투자 회수 기간이 길어지고, 투자자들이 단계적이고 조건부 접근을 선택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유럽·아시아·미국의 정유 수요 회복 속도와 OPEC+의 공급 정책,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에너지 전환(재생에너지 전환 및 전기차 확대) 추세가 향후 유가 경로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만약 벤저수엘라산 물량이 꾸준히 시장에 풀리는 동시에 세계 수요 성장률이 둔화한다면 유가는 중·장기적으로 하방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생산 인프라 복구가 지연되고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단기적으로 스팟(splash) 프리미엄이 발생할 수 있다.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는 다음 사항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첫째, 미국이 공개하는 판매 물량과 시기. 둘째, 트럼프 행정부가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안전 보장(Security) 세부 내용과 투자 보호 장치. 셋째, 엑손·쉐브론 등 주요 기업의 실제 투자 의향과 계약 체결 속도. 마지막으로 국제 중재나 소유권 분쟁 관련 추가 법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이다.
결론
미국이 벤저수엘라 원유 매각에서 약 30% 높은 가격을 실현5억 달러로 집계한 사실은 국제 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 간의 복합적 상호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장기적 회복과 투자 유입의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정치적·법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실제 생산 회복과 대규모 자본 유입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