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타이완 반도체 제조사(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 TSMC)의 견고한 실적이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심리를 크게 끌어올렸다. TSMC는 4분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35% 증가하며 월가의 전망을 크게 웃돌고,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해당 분기 매출에서는 고성능 컴퓨팅(HPC) 부문이 대다수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 부문은 AI와 5G 응용을 포함한다.
2026년 1월 15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TSMC는 반도체 업계에서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 최대 기업으로서, 엔비디아(Nvidia)처럼 설계만 수행하는 이른바 페이블리스(fabless) 기업들이 설계한 최첨단 AI 칩을 위탁 생산한다. 엔비디아(Nvidia), 브로드컴(Broadcom),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등이 TSMC의 주요 고객에 포함된다.
TSMC는 AI 수요의 지속적·강력한 증가에 대응해 자본적지출(캡엑스, CAPEX)을 크게 확대할 전망을 제시했다. 회사는 2026년 CAPEX를 520억~560억 달러로 예상했으며, 이는 2025년의 409억 달러에서 크게 상향된 수치다. 이 같은 발표 이후 TSMC 주가는 목요일 거래에서 5% 이상 급등했으며, 연초 대비 상승률은 약 13%에 달했다.
시장 반응과 연쇄 효과
TSMC의 호실적은 단지 자사 주가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같은 세션에서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의 주가는 각각 약 3%와 1% 이상 상승했으며, 반도체 섹터을 추종하는 VanEck Semiconductor ETF (SMH)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TSMC의 실적을 바탕으로 다른 AI 관련 종목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잇달아 상향했다.
애널리스트 코멘트
웰스파고(Wells Fargo)의 애널리스트 Aaron Rakers는 CNBC의 “The Exchange”에 출연해 “TSMC의 실적은 광범위한 강세를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회사가 AI 가속기에 대한 2024~2029년 성장 전망을 상향한 점을 근거로 들며, “우리는 무거운 AI 트레이닝(훈련) 투자 사이클에서 추론(inference)으로 이행하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섹터를 지탱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드부시(Wedbush Securities)의 Matt Bryson은 TSMC에 대한 아웃퍼폼(Outperform)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TSMC의 가이던스를 통해 엔비디아, 브로드컴, C3.ai 등을 2차 수혜주로 지목했다. 그는 “견조한 1분기 전망과 강한 2026년 가이드는 이들 공급업체에 대한 지속적 주문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JP모건(JPMorgan)의 Gokul Hariharan은 고객 메모에서 TSMC의 보고서가 영업이익률 개선과 장기 AI 컴퓨트에 대한 자신감 강화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TSMC는 이 AI 업사이클을 전면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며, 2026년 예상 CAPEX가 2025년보다 30% 이상 높고 2022년 사이클 최고 CAPEX보다 50% 높을 것이라고 적었다. Hariharan은 이러한 포지셔닝이 2026~27년의 성장과 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스(Barclays)의 Simon Coles은 경영진이 AI 수요를 “실제 수요”로 보고 고객 및 고객의 고객들과 직접 확인했다고 언급한 점을 들어, AI 관련 우려(버블 우려)를 불식시키는 신호로 판단했다. Coles는 TSMC를 반도체 그룹에서 선호하는 오버웨이트(overweight) 종목으로 꼽았다.
용어 설명(비전문가를 위한 안내)
파운드리(fabless)는 설계만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반도체 제조 설비를 직접 보유하지 않는 기업을 말한다. 엔비디아와 같은 파운드리스 기업은 설계된 칩을 생산하기 위해 TSMC와 같은 파운드리 회사에 위탁한다. AI 트레이닝(training)은 대규모 데이터와 연산을 통해 모델을 학습시키는 과정이고, 추론(inference)은 이미 학습된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 결과를 도출하는 단계다. 트레이닝은 주로 대규모 컴퓨트 자원이 필요하지만, 추론은 응용 범위가 넓어 시장으로의 확장이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칩 수요가 다변화된다.
AI 가속기(AI accelerator)는 AI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도록 특화된 하드웨어를 의미하며, 데이터센터와 엣지(edge) 환경에서 모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언급한 AI 가속기 연평균 성장률(CAGR)은 2024~2029년 기간 동안 관련 수요가 견조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다.
향후 영향 및 분석
TSMC의 대규모 CAPEX 상향은 반도체 공급망, 관련 장비업체, 그리고 파운드리 고객사들에게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째, 선도 공정(leading-edge capacity) 확충은 고성능 AI 칩의 생산능력을 증가시켜 고객사의 제품 출시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엔비디아·AMD 등 페이블리스 기업의 제품 공급 안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해당 기업의 매출 성장 기대치를 높일 수 있다.
둘째, TSMC의 CAPEX 확대는 관련 장비·소재 기업에 대한 수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생산설비 증설 과정에서 장비 및 소재 수요가 동반 확대되기 때문이다. 셋째, 장기적으로는 공급 능력 확충으로 인해 일부 칩의 가격 안정화 압력이 나타날 수 있으나, 고성능 AI 칩의 경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구간에서는 가격 탄력성이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 주가 상승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 여부와 CAPEX 집행 효율성이 관건이다.
시장 측면에서 본다면, 애널리스트들의 다수는 TSMC의 가이던스를 근거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재확인했다. 이는 관련 ETF 및 종목군의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다만 투자자들은 CAPEX 집행의 구체적 일정, 신규 공정의 수율(수익성) 개선 속도, 그리고 고객사 수요의 지속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결론
종합하면, TSMC의 4분기 실적과 2026년 CAPEX 상향은 AI 인프라 수요에 대한 강한 확신을 보여준 사건이다. 시장은 이를 AI 투자 재개 신호로 해석하며 관련 대형 반도체주와 ETF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향후 몇 년간의 CAPEX 집행 결과와 AI 수요의 실제 확산 속도에 따라 반도체 섹터의 수혜 범위와 기업별 성과가 달라질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