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소매업체 색스, 파산 절차서 영업 유지 위해 부동산 권리 활용에 의존

미국의 럭셔리 백화점 그룹인 색스 글로벌(Saks Global)이 파산 보호 신청 과정에서 자사 핵심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해 영업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

2026년 1월 1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색스 글로벌은 채무를 안고 있던 지난해의 인수 합병 이후 약 1년 만인 화요일 늦게 미국 연방법원에 챕터 11(Chapter 11) 파산보호 신청을 제출했다. 색스 글로벌은 파산 절차 동안 영업을 유지하기 위해 $1.75이 아닌 $1.75억긴급 운영자금(디립(DIP) 자금)을 확보했다고 법원 서류에서 밝혔다. 이 자금은 법원의 승인 대상이며, 승인 여부에 따라 향후 기업의 유동성 확보와 매각·리스백 등 부동산 처분 전략의 운신 폭이 달라진다.

색스 글로벌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는 고급 상권에 집중되어 있어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중요한 지렛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색스 글로벌은 미국에서 약 12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약 1,300만 제곱피트(약 120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점포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39개 매장에 대해 지상 임대권(ground leases)을 소유 또는 통제하고 있다고 법원 제출 서류는 밝혔다. 대표적인 핵심 입지는 맨해튼의 5번가(Fifth Avenue)와 캘리포니아 비벌리 힐스, 플로리다의 발 하버 샵스(Bal Harbour Shops) 등 최상위급 상권이다.

주목

법원 제출 서류는 색스 글로벌의 즉각적인 대응 방향을 일부 보여준다. 우선 색스 글로벌은 이미 영업을 중단한 약 4개 매장에 대해 폐쇄 허가를 법원에 요청했다. 이러한 매장은 업계에서 흔히 ‘다크 스토어(dark stores)’라고 불리며, 현재 영업 중단 상태에 있는 점포를 의미한다. 부동산 자문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다크 스토어를 매각할 경우 통상적으로 ‘영업 중인 상태’의 가치를 의미하는 리트(‘lit value’) 대비 40~50% 할인된 가격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매각·리스백(sale-leaseback)은 색스가 보유한 부동산을 유동화하는 유력한 옵션으로 거론된다. 이는 색스가 자산을 투자자에게 매각한 뒤 동일한 장소를 임차해 영업을 지속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점포 운영을 계속할 수 있게 해준다고 JLL 캐피털마켓의 소비재·서비스 부문 대표 매트 웨코(Matt Weko)는 설명했다.

“자산을 투자자에게 매각하고 임대료를 내며 다시 운영하는 매각·리스백 방식은 색스가 자금을 조달하고 점포 운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준다.” — 매트 웨코, JLL 캐피털마켓

다만 색스의 대표 매장인 맨해튼 5번가 플래그십 매장은 이번 파산 신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법원 제출 서류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색스 글로벌과 별개의 법인이 보유·임대하는 형태이며 그 별도 법인은 $12.5억(= $1.25 billion)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지니고 있어 채무자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크 스토어’와 채권자·공급업체 관리

주목

파산 전문가들은 색스가 매장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우선 공급업체에 대한 결제 우선순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에만 100여 개 이상의 브랜드가 배송을 중단한 점을 고려하면, 공급업체에 대한 체계적 지급을 통해 브랜드를 다시 공급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한다. 디스트레스(재무적 어려움) 상황에서 공급망이 차단되면 상품 회전율이 떨어져 고객 유입 유지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내부 경쟁과 점포 중복 문제

색스는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와 같은 계열 브랜드들과 같은 쇼핑센터에서 공조(共居)하는 경우가 잦아 내부 경쟁이 발생한다. 예컨대 휴스턴의 시몬 프로퍼티 그룹(Simon Property Group) 소유 갤러리아 몰(Galleria Mall)에서는 니만 마커스와 색스가 나란히 위치해 있으며, 발렌시아가(Balenciaga), 루이비통(Louis Vuitton), 구찌(Gucci) 등 다수의 럭셔리 브랜드와 인접해 있다. 분석가들은 이런 점포 동시 입지의 중복성은 재검토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포트폴리오 감축 시 우선 매각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쇼핑객이 왜 멀티브랜드 백화점인 색스를 선택하겠는가. 브랜드의 플래그십 부티크에서는 VIP 혜택과 몰입형 경험을 제공한다. 멀티브랜드 소매는 환경이 가치를 더할 때만 작동하며, 색스는 그 점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다.” — 조지 고틀(George Gottl), FutureBrand

경쟁사와 시장 구조 변화

백화점 경쟁사인 메이시스(Macy’s)도 약 150개의 부진 매장을 폐쇄하는 등 비용 관리를 위해 점포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유통업체들이 고수익·고효율 점포에 투자를 집중하는 구조 조정의 일환이다. 뉴욕 브루클린의 풀턴 스트리트(Fulton Street) 점포 등 핵심 입지 일부도 폐쇄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부동산 소유주 관점

상위권 상권을 소유·운영하는 지주들은 A급(최상위) 센터에서 앵커(큰 면적을 차지하는 대표 매장) 공간을 돌려받는 것을 환영할 것이다. 뉴마크(Newmark)의 미국 리테일 연구 책임자 브랜든 이스너(Brandon Isner)는 두 층짜리 앵커 공간을 분할해 프라임 마크(Primark)나 딕스 하우스 오브 스포트(Dick’s House of Sport) 같은 대형 단일 브랜드 매장으로 전환하거나, 혼합용도(mixed-use)로 재편성하면 임차인 구성이 새로워져 센터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 용어 설명

챕터 11(Chapter 11)은 미국 파산법에서 기업이 계속 영업하면서 채무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절차다. 채무자는 법원의 감독 아래 채무 재조정 계획을 수립하고 채권자와 협상하면서 영업을 지속할 수 있다. 매각·리스백(sale-leaseback)은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을 투자자에게 매각하고 동일 장소를 장기 임대하는 방식으로 매각 대금을 현금화하여 유동성을 확보한다. 다크 스토어(dark store)는 현재 영업을 중단한 점포를 가리키며, 통상적으로 운영중인 상태의 평가액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향이 있다. 지상 임대(ground lease)는 토지를 임차하여 건물을 짓거나 운영하는 계약으로, 토지 소유자와 임차인 간의 권리관계가 복잡할 수 있다.

재무·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색스의 DIP 자금 승인 여부와 매각·리스백 거래 성사 가능성이 관건이다. 법원 승인으로 자금이 확보되면 색스는 급격한 현금 유출을 막으면서 점진적 포트폴리오 재편을 시도할 시간이 생긴다. 반대로 법원의 승인 지연이나 확보 실패 시에는 재고 부족, 공급 중단, 추가 매장 폐쇄로 이어져 브랜드 가치 하락과 매출 악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부동산 시장 관점에서는 고급 상권의 핵심 점포가 매각 대상화될 경우 투자자들은 장기적 수익성을 중시한 인수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매각·리스백을 통한 투자자 유입은 프라임 리테일 자산의 유동성 공급을 촉진할 수 있지만, 할인 거래가 빈번해지면 단기적으로는 해당 자산의 시장가치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채권단과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의 입지 경쟁력, 임대차 계약 조건, 장기 임차인의 안정성 등을 중심으로 리스크를 재평가하게 된다.

또한 공급업체와의 관계 회복은 상품 소싱을 회복시키는 핵심 변수다. 브랜드들의 직영 매장 확산과 고객의 플래그십 매장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멀티브랜드 백화점인 색스가 다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점포 환경 개선, 맞춤형 경험 제공, 브랜드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재구축이 필요하다. 재정적으로는 임대료 구조 조정,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축소, 운영비 효율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결론

색스 글로벌은 가치가 높은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고, 법원 승인 하에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매각 또는 재구성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내부 점포 중복, 공급망 복원 여부, 법원 승인 시점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어 이번 구조조정의 최종 성패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