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이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와 우호적인 재배 여건의 영향으로 급락했다는 소식이다. 3월물 ICE 뉴욕 코코아(CCH26)는 화요일 장에서 -219포인트(-4.02%) 하락 마감했고, 3월물 ICE 런던 코코아(#7, CAH26)는 같은 날 -111포인트(-2.82%) 내렸다. 전반적으로 코코아 가격은 7주 만의 저점으로 떨어지며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2026년 1월 14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 급락의 배경에는 글로벌 수요 약화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이번 주에 발표될 예정인 2025년 4분기(분기별) 코코아 그라인딩(원두 분쇄·가공) 수치가 계속 정체된 수요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었다.
생산·수확 측면의 요소도 가격 하락에 기여했다. 트로피컬 제네럴 인베스트먼츠 그룹(Tropical General Investments Group)은 최근 발표에서 서아프리카의 재배 여건이 우호적이라며,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2월~3월 수확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초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가들이 작년 동기보다 더 크고 더 건강한 꼬투리를 보고하고 있다. 초콜릿 제조사인 몬델리즈(Mondelez)는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꼬투리(pod) 수량이 5년 평균보다 7% 높고 작년 산보다도 ‘상당히 많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아이보리코스트의 주력 작물 수확이 이미 시작됐으며,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급 측 지표로는 아이보리코스트에서의 출하량 감소 신호가 가격의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누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마케팅 연도(10월 1일~1월 11일) 동안 아이보리코스트 농가들이 항구로 출하한 코코아는 1.13백만 톤(MMT)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의 1.16백만 톤 대비 -2.6% 감소했다. 아이보리코스트는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이다.
한편, 지수 연계 매수의 기대는 코코아 가격에 일정한 지지 요인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 커머디티 인덱스(BCOM)에 코코아 선물이 이번 주부터 포함되면서, 시티그룹(Citigroup)은 뉴욕 코코아 선물에 최대 20억 달러(약 2 billion USD)의 매수세를 유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지수 편입 효과로 인한 패시브 자금의 유입 가능성을 시사한다.
재고 동향도 가격 변동성의 한 요인이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미국 항만의 코코아 재고는 12월 26일 기준 1,626,105백 가방으로 10개월 만의 저점으로 떨어졌으나, 이후 회복돼 화요일 기준 1,675,908백 가방의 5주 최고치로 집계됐다. 재고가 줄어들면 가격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으나, 최근의 회복은 단기적인 상방 압력을 완화시키는 요인이다.
국제기구와 금융기관의 전망 변화도 코코아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11월 28일 발표에서 2024/25년 전세계 코코아 잉여량 전망을 기존 142,000톤에서 49,000톤으로 하향 조정했고, 같은 시점에 2024/25년 전세계 생산 전망을 4.84MMT(백만톤)에서 4.69MMT로 낮췄다. 또한 네덜란드계 은행 라보뱅크(Rabobank)는 최근(지난 화요일) 2025/26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량 전망을 328,000톤에서 250,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책·규제 변수는 공급 가용성에 영향을 미쳤다. 유럽의회는 11월 26일에 산림벌채 규제법(EUDR, EU Deforestation Regulation)의 시행을 1년 연기하는 안을 승인했다. EUDR은 콩, 코코아 등 주요 농산물의 생산지에서의 산림벌채 문제를 억제하기 위한 규제로, 시행이 연기됨에 따라 아프리카·인도네시아·남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산림벌채 관련 우려에도 불구하고 EU 국가들이 해당 지역에서 농산물을 계속 수입할 수 있게 돼 단기적으로는 공급이 풍부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수요 지표(그라인딩·가공) 약세는 코코아 가격에 약세로 작용했다. 아시아 코코아협회는 10월 17일 발표에서 3분기 아시아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183,413톤을 기록해 9년 만의 3분기 최저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유럽코코아협회도 10월 16일 3분기 유럽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4.8% 감소한 337,353톤로 10년 만의 3분기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북미에서는 전국과자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가 3분기 북미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3.2% 증가한 112,784톤이라고 보고했으나, 이는 신규 보고 기업의 추가가 통계에 영향을 미친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지역별 생산 감소는 일부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는 2025/26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톤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2024/25년 전망치는 344,000톤). 또한 나이지리아의 9월 코코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변함없이 14,511톤으로 집계됐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지난 5월 30일 2023/24년 전세계 코코아 부족 규모를 -494,000톤으로 수정 발표했으며 이는 60년 만의 최대 적자라고 밝혔다. ICCO는 2023/24년 전세계 생산이 전년 대비 -12.9% 감소한 4.368MMT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ICCO는 12월 19일자로 2024/25년 전세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7.4% 증가한 4.69MMT로 회복되면서 2024/25년에는 49,000톤의 잉여가 예상된다고 수정 발표했다.
용어 설명
코코아 그라인딩(Grinding)은 수확한 코코아빈을 가공해 코코아매스·코코아버터·코코아파우더 등 초콜릿 원료로 전환하는 과정이며, 시장에서는 이 수치가 최종 제품(초콜릿 등) 수요의 지표로 활용된다. 그라인딩 수치가 줄면 완제품 수요 약화를 시사해 원료인 코코아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
블룸버그 커머디티 인덱스(BCOM)는 주요 원자재 선물의 가격 움직임을 반영하는 벤치마크 지수로, 지수 편입은 패시브 자금(지수 추종 펀드)의 매수 유입을 유발해 해당 상품 선물의 수요를 늘릴 수 있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미국·유럽 등지의 선물거래소 및 시장 인프라를 운영하는 거래소로, ICE에서 발표되는 재고·선물 종가 등은 코모디티 시장의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
향후 시장 영향과 전망(분석)
단기적으로는 그라인딩 수요의 약화와 EU의 EUDR 시행 연기에 따른 수입 가용성 확대가 코코아 가격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시아·유럽의 3분기 그라인딩 감소는 전통적 수요처에서의 소비 둔화를 의미하므로, 수요 개선 전까지 가격 회복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기적 관점에서는 공급 변수들이 상방 압력을 제공할 수 있다. ICCO와 라보뱅크의 생산·잉여량 전망 하향 조정, 아이보리코스트의 누적 출하 감소, 그리고 나이지리아의 생산 감소 전망은 공급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기상 변동(예: 서아프리카의 우기·가뭄), 해충 및 농업 인프라 이슈 등이 겹치면 공급 측 충격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지수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은 단기적 가격 지지를 제공할 수 있다. 시티그룹의 추정대로 BCOM 편입으로 약 20억 달러 규모의 코코아 선물 매수 유입이 현실화하면 선물 시장의 수급이 단기적으로 타이트해질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매수는 패시브 성격이 강해 수급의 기본 펀더멘털(실수요) 변화가 없는 한 공급-수요 불균형을 장기간 해소하기는 어렵다.
결론적으로는, 단기적으로 수요 약화 요인이 우세해 가격 하락 압력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축소 요인들이 상존해 있어 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따라서 시장 참여자들은 그라인딩 통계(분기별), 재고(ICE 등 항만 재고), 주요 생산국의 기후 및 수확 상황, 그리고 지수 편입에 따른 자금흐름(펀드 투자유입 여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주요 시사점: 코코아 시장은 현재 수요 지표의 약세와 일부 공급 개선 신호가 동시에 작용해 단기적으로는 약세,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투자자와 산업 관계자는 그라인딩 데이터, 재고 추이, 생산국 기상·수확 동향, 그리고 지수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 여부를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