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의회, 트럼프의 그린란드 위협에 미·EU 무역협정 시행 보류 검토

유럽의회(EP)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인수 위협을 문제 삼아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의 시행 보류를 검토하고 있다.

2026년 1월 14일, 로이터 통신의 필립 블렌킨솝 보도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미국과의 무역협정의 주요 내용을 실행에 옮기는 절차를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해당 협정의 핵심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상당 부분을 없애는 것이며, 그중에는 2020년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해 관세를 없앤 미국산 바닷가재(랍스터)에 대한 무관세 유지 조항이 포함돼 있다. 원래 의회는 1월 26~27일 표결로 입장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유럽의회 소속 의원들은 이 일정을 미루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차의회(초당적) 무역위원회 주요 의원들은 수요일 오전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하고 표결 연기 여부를 결정하려 했으나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다음 주 재소집하기로 합의했다. 의회 소식통은 좌파 및 중도 성향 정당들이 표결 연기와 같은 조치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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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그룹은 수요일 유럽의회 의장 로베르타 메졸라에게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위협이 계속되는 한 협정 작업을 동결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한은 덴마크의 의원 페르 클라우센이 초안 작성에 관여했으며, 서한에는 다음과 같은 취지가 담겼다.

「만약 우리가 트럼프가 개인적 승리로 여기는 협정을 통과시키고 승인한다면, 그가 그린란드에 대해 주장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방식도 배제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는 쉽사리 그와 그의 행동을 보상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서명자는 주로 클라우센의 좌파 그룹(Left Group) 소속 의원들이었으나, 일부는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의원들도 포함됐다. 녹색당 의원 안나 카바치니는 협정을 지지하는 유일한 논거가 안정성 확보라며 「트럼프의 행동은 반복적으로 혼란만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중도 성향 그룹 리뉴 유럽(Renew Europe)을 이끄는 프랑스의 발레리 하예르 의원도 화요일 트럼프의 위협이 계속되면 표결을 보류할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의원들은 이 무역협정이 불균형적이라고 불평해 왔다. 협정 내용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대부분의 수입 관세를 인하해야 하는 반면, 미국은 광범위한 품목에 대해 약 15%의 관세율을 유지한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협정을 동결하면 트럼프를 자극해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한 협정이 발효될 때까지 증류주(스피릿)나 철강 관세 인하와 같은 어떤 양보도 배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용어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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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는 본문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덴마크의 자치령(autonomous territory)이다. 지리적·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외교적·군사적 관심 대상이 되곤 한다. 유럽의회(MEP)는 Member of the European Parliament의 약자로 유럽의회 소속 의원들을 뜻하며, 의회 내에는 정치 성향에 따라 좌파, 중도, 우파, 녹색 등 다양한 정당·그룹이 존재한다. 주의 본 기사에서는 MEP라는 약어 대신 가능한 경우 풀네임을 병기했다.


시장·경제적 영향 분석

이 사안은 단순한 정치적 불만 표시를 넘어서 실제 경제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선 바닷가재(랍스터) 수출입과 관련된 업체들은 관세 조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계약 재협상 또는 수출 전략 조정 압박을 받을 수 있다. EU가 관세 인하를 이행하지 않거나 표결을 연기하면 미국 측이 보복 관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유럽 수출업체의 비용 증가, 수입 소비자가격 상승, 무역 흐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더불어 철강과 증류주(스피릿) 분야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인하를 양보할 의사가 없다고 명시한 품목인 만큼, 해당 업종의 기업 실적·수출 전망에 직접적 불확실성을 제공한다. 예컨대 철강에 대한 추가 관세는 유럽 내 철강 수출기업의 미판매 재고 증가 또는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중간재를 수입해 제품을 만드는 제조업체들은 원가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금융시장은 정치적 리스크 확대 시 위험회피 성향을 보이며 해당 국가 통화·주가에 단기적인 변동성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EU가 협정 시행을 완전히 중단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즉각적인 강경 보복이 단행될지는 불확실하다. 무역 보복은 양측 모두에게 비용이 크고, 장기적 관점에서는 협상 여지를 남기는 형태로 타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투자자와 기업은 정치적 이벤트(표결 연기 여부, 행정부의 후속 발언, 양측 협상 태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향후 일정과 가능 시나리오

현재로서는 무역위원회가 다음 주 재소집하기로 했으며, 의회의 최종 표결 예정일인 1월 26~27일 전까지 추가 논의와 정치적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표결 연기 및 작업 동결을 결정해 미국에 정치적 압박을 행사하는 경우, 단기적 무역·시장 긴장 고조가 예상된다. 둘째, 예정대로 표결을 진행해 협정을 승인하는 경우, 유럽 내에서는 정치적 반발과 함께 일시적 여론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 셋째, 조건부 또는 부분적 양보를 통해 양측이 협상 여지를 남기는 중간선택을 택할 경우, 장기적 타결 가능성이 유지되나 단기적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

유럽의회 의장 로베르타 메졸라, 서한 초안자 페르 클라우센, 녹색당의 안나 카바치니, 리뉴 유럽의 발레리 하예르 등 핵심 인물들이 표결 연기와 동결을 촉구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일주일간의 정치적 움직임이 협정의 운명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