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2026년 2월물 WTI 원유 선물(티커: CLG26)은 1.82달러(+3.069%) 상승했고, 2월물 RBOB 휘발유(RBG26)는 0.0421달러(+2.35%) 상승했다. 이날 원유는 약 2.25개월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고, 휘발유는 약 5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년 1월 13일, 나스닥닷컴(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가격 급등은 이란 관련 긴장 고조와 카스피안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 터미널 인근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인한 수송 차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
help is on the way
’라며 군사 옵션을 거론했고, 이 발언은 시장의 공급 불안 심리를 더욱 자극했다.
시장에는 여러 공급 우려 요인이 동시에 패키지로 반영됐다. 이란 내 시위 발생으로 인해 일평균 원유 생산량 약 300만 배럴(bpd) 이상의 이란에서의 생산·수출 차질 우려가 커졌다. 아울러 카스피안 파이프라인 컨소시엄 터미널은 드론 공격 이후 약 절반 수준인 약 90만 bpd 수준으로 원유 적재가 축소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유동성·지수 재조정 요인도 가격상승을 지지했다. 씨티그룹은 커머디티 지수의 연례 리밸런싱 과정에서 블룸버그 커머디티(Bloomberg Commodity Index, BCOM)와 S&P GSCI 등 두 주요 지수에 이번 주 약 22억 달러 규모의 선물 포지션 유입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수 연동 자금의 매수 수요로 작용해 단기적으로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물동량 관련 데이터도 혼재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 Vortexa는 1월 9일로 끝난 주(주간 기준) 기준으로, 적어도 7일 이상 정박한 채로 대기 중인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량이 전주 대비 -0.3% 감소한 1억 2090만 배럴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했다. 반면 중국의 원유 수요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Kpler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12월 원유 수입은 전월 대비 10% 증가한 일평균 1220만 bpd로 사상 최대 수준으로 집계될 전망이다. 재고 보강을 위한 수입 증가가 국제 유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급정책과 예측 지표도 가격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OPEC+는 2026년 1월 3일에 2026년 1분기 생산 증대 계획을 유보(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시장에서의 추가 공급 확대 우려를 일부 완화시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OPEC+는 2025년 11월 회의에서 12월에 +137,000 bpd 증산을 발표했으나 이후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세계 석유 공급 과잉(서플러스)이 기록적인 수준인 약 400만 bpd에 이를 것으로 지난 10월 전망했다.
OPEC 내 복귀 및 생산 복구 경로도 주목받고 있다. OPEC은 2024년 초에 감산한 약 220만 bpd를 되돌리려 하고 있으나, 아직 120만 bpd가 남아 있는 상태이다. OPEC의 12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40,000 bpd 증가한 2,903만 bpd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장과 제재의 영향 또한 세계 공급 흐름에 변수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이 표적이 되었고 이는 러시아의 원유 정제·수출 능력을 부분적으로 제약했다. 11월 말 이후 발트해에서는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는 보고가 있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신규 제재가 러시아의 석유 기업, 인프라, 유조선에 가해지면서 러시아산 원유의 국제 공급이 제약되는 효과를 낳았다.
시장 예측치와 기관들의 수정치도 혼재한다. IEA는 지난달 세계 원유 과잉 규모가 2026년 약 381만5천 bpd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고, OPEC은 3분기 글로벌 석유시장의 추계치를 적자로에서 잉여로 수정하여 3분기 약 50만 bpd의 공급잉여를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5년 미국 원유생산 전망치를 전월의 1,353만 배럴에서 1,359만 bpd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재고 및 생산 통계에 따르면, EIA가 발표한 1월 2일 기준 자료는 (1)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4.1% 낮고, (2) 휘발유 재고는 +1.6% 높으며, (3) 중유류(디스틸레이트) 재고는 -3.1%로 집계되었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생산은 전주 대비 -0.1% 감소한 1,381.1만 bpd로 집계되어 11월 7일 주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1,386.2만 bpd에 근접한 수준이다.
운영 리그(시추기) 동향도 공급 여건의 변화를 시사한다.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의 집계에 따르면 1월 9일자로 마감된 주간 미국 가동 오일 리그 수는 409대로 전주 대비 -3대 감소했으며, 이는 12월 19일에 기록한 4.25년 저점인 406대에 근접한 수치다. 2022년 12월의 피크(627대)와 비교하면 지난 2.5년 간 가동 리그 수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용어 설명
WTI는 서부 텍사스산 중질원유(원유 기준가격 중 하나)로, 국제 선물시장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벤치마크다. RBOB는 휘발유 규격(정제 후 무연 휘발유)을 나타내는 선물상품이다. BCOM은 블룸버그 커머디티 지수를, S&P GSCI는 S&P 글로벌 상품 지수를 의미하며, 두 지수 모두 대규모 자금의 지수 연동 거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위 bpd는 하루 배럴(barrels per day)을 뜻한다.
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
이번 유가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이란 불안, 카스피안·발트해 지역의 공격)와 지수 재조정으로 인한 매수 수요가 결합된 결과다.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공급 측면의 기본요인(글로벌 생산 능력 복구, OPEC+의 정책, 러시아의 수출 제약 해소 여부)과 수요 측면의 회복(특히 중국의 재고 보강과 수입 증가)이 균형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 이란 내 불안이 확산되거나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이 현실화되면 단기적으로 공급 쇼크 우려가 심화되어 유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 둘째,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고 카스피안 및 발트해 물류 차질이 복구되면 유가는 다시 하향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셋째, 지수 리밸런싱과 중국의 재고 수요가 계속되면 단기적 상방 모멘텀이 유지될 수 있다.
정책·시장감시 포인트로는 이란 내 시위 진압의 강도와 지속성, 카스피안 터미널의 복구 속도, OPEC+의 추가 정책 변경,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 추이, 그리고 중국의 수입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적 변동성 확대를 감안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며, 물리적 재고·선물 포지션·헷지 전략 조정이 요구된다.
공급자 공시
이 기사 작성 시점에 원문 필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서 언급한 증권에 대해 직접적 또는 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