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기업 도산 건수가 2025년에 1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심화하는 인력 부족이 기업 경영에 부담을 주며 도산 증가로 이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26년 1월 1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민간 조사기관인 도쿄 상공 리서치(Tokyo Shoko Research)가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2025년 도산 기업 수가 총 10,300개사로 집계되어 2013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2.9% 증가한 수치이며, 도산 건수는 4년 연속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2024년의 15.1%에 비해 둔화되었다.
“약세 엔화로 인해 물가가 계속 상승하는 가운데, 과다 부채를 신속히 정리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금리 인상, 트럼프 관세, 중국과의 관계 악화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조사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인한 도산 건수도 사상 최고인 397건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노동력 확보의 어려움이 단순한 인건비 상승을 넘어 기업 존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내각부(Cabinet Office)가 같은 날 내놓은 별도 조사에서도 소비자와 직접 연관된 업종의 기업 심리가 악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조사에서 소비자 접점 업종의 경기심리지수는 12월에 48.6로 집계되어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소매업체 일부는 생활비 상승이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일본 서부 지역의 한 여행사는 중국인 관광객의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국발 관광객 수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해당 여행업체의 영업에 추가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경제적 함의
이번 조사 결과는 인플레이션 심화와 노동시장 경직성이 기업 경영환경을 악화시키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특히 약한 엔화(약세 엔)는 수입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제조업과 유통업의 원가 부담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의 도산 위험을 높인다. 또한 노동력 부족은 생산성 저하와 서비스 제공 차질을 야기해 매출 기반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정책적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도산 증가와 물가 압력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에 추가적인 검토 요인을 제공한다. 현재 일본은 장기간의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왔으나, 물가 상승과 기업 체력 약화가 지속될 경우 완화적 통화정책의 정상화(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다만 도산 증가가 금융권의 신용리스크로 확산될 경우 대출 회수·부실채권 증가로 실물경제에 추가적인 악영향을 미쳐 정책당국이 신중하게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단기적 전망
향후 수개월 동안 기업 도산은 다음 요인에 따라 추가 변동이 예상된다: 첫째, 원자재 가격과 엔화 환율 움직임(약세 엔의 지속 여부), 둘째, 노동시장 개선 속도(이민·고용정책 등으로 인한 인력 공급 변화), 셋째, 대외 무역·정책 리스크(관세·무역마찰 및 중국과의 관계 동향), 넷째, 일본은행의 정책 변화 가능성. 이 중 원화(엔화) 환율과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단기간 내에 급격히 안정되지 않는다면 비용 압박으로 인한 도산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우려가 크다.
용어 설명
본문에서 사용한 주요 용어는 다음과 같다. ‘도산(파산)’은 기업이 채무를 갚지 못하거나 경영을 지속할 수 없는 상태로 법적 정리 절차 혹은 폐업을 포함한다. 언론 및 조사에서 집계하는 ‘도산 건수’는 법정파산뿐 아니라 민사적 정리·회생절차 등 다양한 형태의 기업 정리 사례를 포함할 수 있으므로, 집계 방식에 따라 수치가 차이날 수 있다. ‘경기심리지수’는 내각부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지표로, 특정 업종의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상황을 수치화한 것이다. 해당 지수가 50을 기준으로 50 이상이면 업황이 좋음을, 50 미만이면 부정적임을 의미한다.
전문가적 관점과 제언
기업의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서는 비용 구조 개선과 부채 재조정이 시급하다. 특히 중소기업은 환율·원재료 충격에 취약하므로 정부·금융기관의 유연한 자금 지원 및 구조조정 지원책이 단기적 파산 급증을 억제하는 데 중요하다. 동시에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구조 개혁, 생산성 향상을 위한 디지털 전환 투자, 외국인 인력 유입에 대한 제도적 보완 등이 필요하다.
끝으로, 이번 조사 결과는 일본 내수 경제의 약화 신호를 보여주며 금융시장과 정책당국 모두 단기적 충격 흡수 능력 및 중장기 구조개혁을 병행하는 균형 잡힌 대응이 요구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