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비만 알약의 해’…GLP-1 시장 재편 본격화

주간 주사에서 일일 경구제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치료제 시장은 그간 주 1회 주사 약물 중심으로 급성장해 왔다. 2026년에는 새로운 비만 경구용 약물이 시장의 다음 장을 여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2026년 1월 10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덴마크 제약사 Novo Nordisk(노보 노디스크)는 이미 비만 치료용 GLP-1 경구제를 미국에서 출시했고, 이 약은 인기 주사제 브랜드인 Wegovy(웨고비)와 같은 브랜드명을 사용한다. 경쟁사인 Eli Lilly(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GLP-1도 수주 내 미국 승인 전망이 나오면서 주요 제약사 간 경합이 본격화되고 있다.

Wegovy pill image 사진: 노보 노디스크의 Wegovy 경구제 이미지(자료: CNBC)

주목

경구제의 장점으로는 편의성·비용 측면의 잠재적 이점이 거론된다. 현금 기준으로 노보 노디스크의 Wegovy 경구제 가격은 용량별로 $149에서 $299까지 형성되어 있으며, 이는 최근 제약사들이 인하한 주사제 현금 가격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이다. 다만 임상시험 결과들을 종합하면 경구제가 주사제보다 더 큰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다는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다.

의학계의 시각: UC San Diego 의학센터 고도체중관리 담당 소장인 에두아르도 그룬발드(Eduardo Grunvald) 박사는 “많은 환자가 GLP-1을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고, 경구제가 나오길 기다리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현금으로 부담할 경우 경구제가 주사제보다 비용이 낮아 선택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확장 가능성

경구제는 비만 치료 시장으로 신규 환자를 유입할 가능성이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CEO 마이크 두스다르(Mike Doustdar)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이들이 주사를 꺼려한다. 이들에게 경구제 선택지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의 체중관리센터 공동소장인 캐롤라인 아포비안(Caroline Apovian) 박사도 “경구제는 주사보다 ‘접근성’이나 ‘수용성’ 측면에서 환자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 관점에서는 1차 진료의사가 경구제 처방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그룬발드는 1차 진료의사가 적격 환자의 대다수를 치료하며 경구제 처방에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비만 전문의들은 전체 적격 환자의 5~10%만을 담당하며, 임상적으로 더 높은 체중 감소를 보이는 주사제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주목

환자 사례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53세 사서 데보라(Deborah)는 편의성과 냉장이 필요 없는 점을 이유로 경구제에 관심을 표명했다. 그녀는 주사제를 2025년 6월부터 맞았고, 노보의 가격 인하 이전에는 현금으로 매월 $449를 지불했다가 인하 후에는 $349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비용 구조와 보험 급여 전망

현금 가격 관점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제는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시작 용량은 $149/월, 최고 용량은 $299/월로 책정되어 있다. 일라이 릴리의 경구제도 현금 가격이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는 2025년 11월 트럼프 행정부와의 합의에 따라 대통령 직거래 사이트인 TrumpRx를 통해 시작 용량을 $149/월에 제공하기로 했다.

전통적으로 비만 주사제는 보험 적용 범위가 불안정했고 표면상 가격은 월 약 $1,000 수준이었다. 노보와 일라이 모두 주사제의 현금 가격을 절반 이하로 인하하며 접근성 문제에 대응했다. 예를 들어 일라이의 Zepbound 최고 용량 단회용 바이알은 현금 기준 $449/월, 노보의 거의 모든 Wegovy 주사제 용량은 현금 $349/월로 책정됐다.

하지만 경구제가 보험 적용을 대폭 확대할지는 불확실하다. 보험·복지 컨설팅사 Corporate Synergies의 수석 부사장인 존 크레이블(John Crable)는 경구제의 현금 가격은 보험사나 약가 중개자(PBM)가 실제 지급하는 비용보다 상당히 낮게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사·고용주의 비용 부담이 주사제 수준(종종 $1,000/월 이상)을 반영하면 채택이 제한적일 수 있다.

실제로 일부 고용주는 2026년에 비만 GLP-1의 고비용을 이유로 보험 적용을 중단하기도 했다. Crable은 “직접 소비자 가격이 매우 저렴하게 보이면 고용주가 추가로 고비용 고빈도 약제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동기가 약하다”고 평가했다.


주사제의 지속적인 존재감

제약사들은 주사제에서 경구제로의 전환이 쉽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일부 환자가 Wegovy나 Zepbound 주사에서 자사 경구제로 전환했을 때 대부분의 체중 감소가 유지됐다는 데이터를 공개했다. 그러나 브리검의 아포비안 박사는 “현금 가격이 비슷하다면 주사제를 선호한다. 체중 감소 효과가 더 좋고 부작용이 덜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후기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제형별 효능 차이가 일부 드러난다. 일라이의 Zepbound(주사)는 후기 연구에서 평균 체중 감소가 20%를 넘었고, 이는 Wegovy 주사 및 각 사의 경구제의 개별 시험 결과보다 높은 수치다. 같은 연구들에서 주사제의 부작용으로 치료 중단을 경험한 비율은 약 7% 이하로 보고됐다.

경구제의 중단률은 제형과 용량에 따라 다르다. Wegovy 경구제의 중단률은 주사제와 유사했고, 일라이 경구제의 최고 용량을 복용한 환자 중 약 10.3%가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했다(임상문헌: NEJM 등).

Leerink Partners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라이징거(David Risinger)는 “더 큰 체중 감량이 필요한 환자들은 바늘 공포가 없는 한 주사제를 계속 선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경구제는 경증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들, 즉 ‘보통 수준의(모더레이트) 체중 감소’를 원하는 신규 환자들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시장 점유와 경쟁 구도

시장 전망은 낙관적이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2030년 전 세계 체중감량 약물 시장에서 경구제가 약 24%, 즉 약 $220억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GLP-1 관련 시장이 2030년대에 거의 $1,000억 규모에 달할 수 있다고 본다.

라이징거는 노보와 일라이의 경구제가 2026년에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초기 시장 주도는 Wegovy 경구제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고, 장기적으로는 일라이 경구제가 더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라이의 경구제 orforglipron은 소분자(small-molecule)로 체내 흡수가 용이하고 노보의 펩타이드 제형보다 식사 관련 제약이 적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노보의 경구제는 복용 후 30분간 음식·음료 섭취 제한 등 복용상 유의사항이 있다.

노보의 두스다르 CEO는 자사 경구제의 복용 제약이 실사용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노보의 당뇨 치료용 경구 펩타이드 Rybelsus가 2019년 출시 이후 백만 명 이상의 환자가 처방받았다고 언급했다.

임상 수치로 보면 노보의 Wegovy 경구제 최고 용량은 후기 연구에서 64주에 평균 16.6%의 체중 감소를 보였고, 일라이 경구제 최고 용량은 72주에서 평균 12.4%의 체중 감소를 기록한 바 있다. 직접 비교 임상은 아직 없다.


추가 경쟁자와 향후 변수

기존 빅파마뿐 아니라 Pfizer, AstraZeneca, Structure Therapeutics, Viking Therapeutics 등 다수의 제약사가 경구 GLP-1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Structure의 경구제 aleniglipron은 중간 규모 시험에서 36주 조정 결과 기준으로 체중 11% 이상 감소를 보였고, 고용량에서는 15% 이상 체중 감소를 보인 것으로 발표됐다. Structure는 2025년 12월 9일 중간 결과 발표 이후 주가가 100% 이상 급등했다.

Structure의 CEO 레이먼드 스티븐스(Raymond Stevens)는 해당 경구제가 “잠재적으로 경구 소분자 GLP-1 중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주목할 점은 주 1회 복용 가능한 경구 펩타이드 계열로, 만약 주 1회 투여가 가능하고 내약성·효능이 우수한 제품이 등장하면 경구제의 시장 비중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Verdiva Bio 등 비상장 기업들도 주 1회 제형을 개발 중이다.


경제적·정책적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경구제 출시는 환자 접근성을 넓혀 제약사 매출을 추가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골드만삭스의 시장 점유율 가정에 따르면 경구제 부문에서만 2030년대 초까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매출이 형성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보험 적용 확대 여부가 관건이다. 고용주·PBM·보험사의 비용 부담이 계속 높게 평가된다면, 환자들의 자비 부담으로 인한 수요(현금 구매)가 당분간 시장 주된 수요처가 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경쟁 심화는 가격 경쟁을 촉발해 환자와 보험사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다수의 제약사가 경구제 라인업을 늘리고, 소분자·주1회 제형·내약성 개선 등이 이루어지면 가격 협상력이 커지고 처방 확대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새로운 안전성 이슈나 부작용 보고, 또는 보험사의 급여 축소가 발생하면 수요가 제한될 위험도 존재한다.

따라서 제약사별로는 단기 매출 확대, 중장기적으로는 제품 포지셔닝(효능·내약성·복용 편의성)과 보험·고용주 설득 전략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정책 측면에서는 공공의료 지출과 고용주 의료비용에 미치는 영향, 약가 규제 논의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

2026년은 경구용 GLP-1 약물의 상업적 도입이 본격화되는 해다. 경구제는 주사제를 꺼리는 신규 환자를 유입하고 비용적 부담을 일부 완화할 잠재력이 있지만, 효능·내약성·보험적용 여부에 따라 주사제와 공존하거나 경쟁 구도가 심화될 수 있다. 노보, 일라이를 비롯한 다수의 제약사가 경구제 시장을 경쟁적으로 공략하는 가운데, 환자·의료진·보험자 모두의 선택과 규제·정책 대응이 향후 시장 구조와 경제적 영향을 결정할 것이다.

용어 설명: GLP-1은 체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계열을 모방하거나 활성화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 억제 및 혈당 조절에 영향을 주는 약물 계열을 의미한다. 이 계열은 주사제와 경구제 모두 존재하며, 제형에 따라 흡수 방식과 복용 주의사항이 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