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캐피탈(Bain Capital)의 인도 비은행 대출업체 마나푸람 파이낸스(Manappuram Finance) 지분 인수 계획이 인도 중앙은행인 RBI(Reserve Bank of India)의 이의 제기로 지연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소식은 마나푸람 주가가 하락하며 종가 기준으로 7.8% 하락으로 마감하는 등 즉각적인 시장 반응을 불러왔다.
2026년 1월 10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이 사안에 직접 관여한 세 명의 소식통은 베인캐피탈이 마나푸람 지배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미 다른 인도 금융사에 대한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어 RBI가 문제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들 소식통은 언론에 공개적으로 발언할 권한이 없어 익명으로 답변했다.
규제 쟁점과 배경
RBI는 한 투자자가 은행이든 비은행금융회사든 다수의 대출기관에 대해 지배력을 갖는 것을 경계한다. 과거에도 사모펀드(Private Equity)가 비은행 대출업체에서 2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경우 RBI의 반대에 직면하여 지분을 축소하거나 매각하도록 요구받은 사례가 있다. 이번 사례에서도 베인이 유사한 규제 우려를 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인은 작년 3월 금담보대출 전문업체인 마나푸람에 대한 투자를 발표했으며, 현재 규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타이거캐피탈(Tyger Capital)의 지배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 중 한 명은 전했다.
베인 측 입장
이에 대해 베인캐피탈의 스페셜 시츄에이션 펀드(베인이 타이거캐피탈에 투자한 펀드)는 코멘트를 요청받아 “현재 지배지분을 매각할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으며,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해당 펀드는 성명에서
“우리는 타이거캐피탈의 경영진과 함께 해당 기업이 보유한 강한 펀더멘털과 성장 기회를 바탕으로 타이거캐피탈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는 데 집중하고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
고 강조했다.
마나푸람의 설명
마나푸람은 금요일 장마감 후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성명에서 로이터 보도가 “사실과 다르거나 추측성”이라고 일축하면서 구체적 설명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다만 회사는 RBI가 요청한 일부 질의에 대해 답변을 제출했으며 관련 신고를 마쳤고, “제안된 거래에 대한 RBI의 승인은 보류 중”이라고 밝혔다.
“필요한 신고(그리고 RBI가 요청한 질의에 대한 답변)를 완료했으며 제안된 거래에 대한 RBI의 승인이 대기 중이다.”
RBI는 로이터의 코멘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고, 타이거는 언급을 거부했다.
거래 구조와 승인 현황
베인은 이번 거래에 대해 인도 시장감독기관(증권 규제기관)과 경쟁위원회로부터는 승인을 받았으나, 은행 및 비은행 대출기관의 대규모 지분 취득에 대한 최종 승인 권한은 RBI가 가지고 있다. 제안된 거래는 베인이 마나푸람 지분 18%를 약 440억 루피(약 4억9천만 달러)에 취득한 뒤 추가로 공개매수(오픈오퍼)로 26%를 더 확보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베인은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두 개의 주요 주주 중 하나가 된다.
해당 투자는 베인의 두 펀드인 BC Asia Investments XXV와 BC Asia Investments XIV를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타이거캐피탈 지분 현황
베인은 2023년 아다니(Adani) 가문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면서 비은행금융사인 타이거캐피탈(Tyger Capital, 구 아다니 캐피탈)의 지분을 93%까지 보유하게 됐다. 베인은 이번 투자들이 서로 다른 펀드와 팀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으나, 한 소식통은 그 점이 RBI의 판단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자산 규모 비교
마나푸람의 대출 잔액은 약 3,150억 루피(약 35억 달러)로 주로 빠르게 성장하는 금담보대출(gold loans)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타이거의 자산규모는 약 732억 루피로 소형 편이며, 상업대출, 농업대출, 주택대출 등을 포함하고 있다.
국제적 맥락
인도의 금융부문은 지난해 외국 자금 유입이 활발했다. 일본의 MUFG는 12월에 셔람파이낸스(Shriram Finance)의 지분 20%를 약 44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블랙스톤(Blackstone)은 10월에 인도 연방은행(Federal Bank)의 약 9.9% 지분을 약 7억 달러에 취득하기로 합의했다. 이러한 대형 거래들은 글로벌 사모펀드 및 은행들이 인도 금융시장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사용된 몇몇 용어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비(非)은행 금융회사(non-bank lender)는 예금을 받는 전통적 은행이 아닌 기관으로 대출·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개매수(오픈오퍼)는 대주주 변경 시 소액주주들에게도 동일 조건으로 주식을 매수할 권리를 제공하는 절차이다. RBI는 인도의 중앙은행으로 금융안정성, 은행·비은행 규제를 총괄하며 대규모 주주 변경에 대해 최종 승인권을 가진다.
시장·정책적 함의 및 전망
이번 사안은 몇 가지 중요 시사점을 내포한다. 첫째, 규제당국의 보수적 태도는 외국 자본이 인도 금융회사에 대해 지배구조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으며, 이는 해외 투자자의 투자 구조 설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둘째, 마나푸람과 같은 금담보대출 회사는 자산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안정적 실적을 보이지만, 대주주 변경의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소식으로 마나푸람 주가는 즉시 7.8% 하락했다.
전문가 관점에서 보면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베인은 두 가지 선택지를 가지게 된다. 하나는 타이거캐피탈의 지배지분을 실제로 매각해 RBI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이고, 다른 하나는 추가적인 자산 구조화나 지배구조 방식을 통해 RBI와의 협의를 이어가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타이거 매각 시점과 가격에 따라 베인의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후자의 경우 승인 지연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 영향 측면에서 보면 규제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인도 금융주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단기간 내에 합의가 도출되어 RBI가 승인을 내줄 경우, 이미 조정된 주가는 회복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중립적 시나리오에서는 베인이 일부 지분 매각이나 거버넌스 약속을 통해 RBI의 조건을 충족시키고 거래가 최종 승인되는 방향이 현실적이다.
결론
요약하면, 베인의 마나푸람 지배 지분 인수 계획은 현재 RBI의 규제적 우려로 인해 최종 승인이 지연되고 있으며, 마나푸람은 관련 신고를 마쳤지만 승인은 여전히 대기 중이다. 향후 거래의 성사 여부는 타이거캐피탈 지분 처리 방식과 RBI와의 협의 결과에 달려 있다. 이 과정은 인도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전략과 규제환경의 상호작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