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글로벌 석유 공급 과잉 기대에 원유·휘발유 가격 하락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과 RBOB 휘발유 2월물 가격이 2주 만의 저점으로 하락했다. 2월 WTI 원유(CL G26)는 전일 대비 -0.61달러(-1.06%) 하락했고, 2월 RBOB 휘발유(RB G26)는 -0.0253달러(-1.48%) 하락했다. 이러한 하락은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공급 과잉 전망에 따른 가격 하방 압력이 주된 배경이다.

2026년 1월 2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미국 정부는 세계 석유 생산이 수요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2025년의 4년 만의 높은 수준에서 2026년에는 사상 최대치의 공급 과잉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포함한다. 이러한 전망은 원유 및 정제유 가격을 하향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탱커에 저장된 원유 증가와 시장 잉여 기대. 에너지 인프라 데이터 제공업체인 Vortexa는 12월 26일로 끝나는 주(주간 기준)에 최소 7일 이상 정지 상태에 있던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15% 증가하여 1억2,933만 배럴(129.33 million bbl)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현물 시장에 즉시 유통될 수 있는 초과물량의 증가를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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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수요 전망의 핵심 수치. IEA는 지난달(2025년 말 보고서 기준) 세계 원유 잉여가 2026년에 하루 평균 381.5만 배럴(3.815 million bpd)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는 2025년의 200만 배럴대(4년 만의 고점)에서 대폭 악화된 수치다. IEA는 10월 중순 별도 전망에서 2026년 전 세계 석유 잉여를 하루 평균 400만 배럴로 제시하기도 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하락폭을 제한. 반면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러시아 등 일부 국가의 지정학적 불안은 가격의 급락을 제한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나이지리아의 정보·안보 공조 하에 미국이 지난 목요일 나이지리아 내 ISIS(이슬람국가) 표적을 타격한 점, 베네수엘라 유조선에 대한 미국의 제재 및 해상 봉쇄 조치(예: 제재 대상 유조선 ‘Bella 1’이 베네수엘라에서 멀어지도록 강제된 사건),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최근 4개월간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이 표적이 된 사실 등은 공급 차질 우려를 키워 시장의 하방을 일정 수준 방어하고 있다.

OPEC+의 결정과 생산 복원 계획. OPEC+는 11월 30일 성명에서 2026년 1분기 생산 추가 확대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OPEC+는 11월 2일 회의에서 12월에 하루 137,000배럴 증산을 인정했으나 이후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잠시 멈추기로 했다. 이는 시장 여건의 추가 악화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편 OPEC은 2024년 초 단행했던 하루 220만 배럴(2.2 million bpd) 규모의 감산을 원상복구하려는 과정에 있으며, 현재까지는 복원해야 할 물량이 120만 배럴(1.2 million bpd)가량 남아 있는 상황이다. OPEC의 11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10,000배럴 하락한 2,909만 배럴(29.09 million bpd)로 집계됐다.

미·중·유럽의 수급 지표와 시장 반응.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수급 보고서(12월 26일 기준)는 미국 원유재고가 5년 평균 시즌별 수준보다 -3.0% 낮고, 휘발유 재고는 +1.9% 높으며, 디스틸레이트 재고는 -3.7% 낮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생산은 주간 기준 13.827백만 배럴(13.827 million bpd)로 변동이 없었고, 이는 11월 7일 주의 기록치인 13.862백만 배럴에 근접한 수준이다. 또한 EIA는 2025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치를 이달에 13.59 million bpd로 상향 조정했고, 이는 전월의 13.53 million bpd에서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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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요의 강세. 수송 및 상업 데이터 업체 Kpler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의 12월 원유 수입은 전월 대비 10% 증가하여 사상 최대치인 1,220만 배럴/일(12.2 million bpd)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재고 재축적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초과 공급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도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된다.

해상·제재 리스크. 미국은 베네수엘라 유조선과 관련한 제재를 집행하며 일부 선박을 봉쇄·추적하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해안경비대가 제재 대상 유조선 ‘Bella 1’을 베네수엘라에서 멀어지게 만든 뒤 대서양으로 유도했고, 미군이 해당 선박을 그림자 형식으로 감시한 사례가 보고됐다. 미측은 바베이도스 인근에서 선박에 탑승을 시도하려 했으나 선박이 다시 대서양으로 이동했다고 전해진다.

우크라이나의 해상작전·제재의 파급효과. 우크라이나는 11월 말 이후 러시아 탱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 왔으며, 최근 발트해에서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6척의 탱커가 피해를 입었다. 더불어 미국과 EU의 새로운 대러시아 제재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제한해 글로벌 공급 축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추 활동과 생산 전망. 시장조사업체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1월 2일 마감 주간 기준 미국 내 가동 중인 유정 수가 전주 대비 +3대 증가한 412대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12월 19일 마감 주간의 406대(4.25년 저점)에서 반등한 수치다. 2022년 12월의 627대(5.5년 고점)와 비교하면 지난 2년 반 동안 큰 폭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용어 설명(독자 참고)

WTI(서부텍사스산원유): 미국 기준 유종으로 국제 원유 가격의 벤치마크 중 하나다.
RBOB 휘발유: 정제 후 휘발유 선물의 한 종류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지표로 사용된다.
bbl은 배럴(barrel)의 약자로 원유 거래 단위이며, 통상 1배럴은 약 159리터다.
bpd는 ‘배럴/일(barrels per day)’의 약자로 하루 생산·수송량을 나타낸다.
*OPEC+: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를 의미한다.


시장 영향 및 전망 분석

단기적으로는 IEA와 미국 정부의 잉여 전망, 탱커에 저장된 물량 증가, OPEC의 생산 복원(또는 보류) 기조가 맞물리며 가격에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IEA의 2026년 하루 평균 381.5만 배럴 수준의 잉여 전망은 정제마진·재고 수준·상품 포지셔닝에 즉각적인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베네수엘라·나이지리아·러시아 관련 군사·제재 이슈)와 우크라이나의 공격, 미국의 제재·해상 봉쇄 등은 공급 불안정성으로 인한 가격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중기적으로는 중국의 원유 수요 회복 및 재고 축적 행보가 가격을 지지할 수 있다. 2025~2026년 기간 동안 중국의 수입 증가세가 지속되면 잉여폭이 예상보다 축소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생산 측면에서 미국의 원유생산이 기록적 수준(13.8백만 배럴대)을 지속하거나 OPEC 회원국의 추가 증산이 이루어질 경우, 공급 과잉은 더 장기화될 수 있다.

정책적 변수 또한 중요한 전망 요소다. OPEC+가 향후 회의에서 증산 재개를 재고하거나 추가 감산(시장 개입)을 단행하면 가격은 반등할 수 있다. 반대로 제재·군사적 충돌이 확대되지 않는 한, 현재의 잉여 전망은 세계 경기 둔화 시나리오와 맞물려 연말까지 가격을 억제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적 파급 효과. 유가 하락은 에너지 수입국들의 연료비 압박 완화와 소비자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석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러시아, 사우디, 베네수엘라 등)와 석유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에너지업종 주가와 채권수익률, 통화가치에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투자 경쟁력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요약: 현재 시장은 2026년 예상되는 기록적 공급 과잉 전망으로 전반적인 하방 압력을 받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의 수요 강세, OPEC+의 정책 선택 등 복합 변수로 인해 단기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 작성 시점: 2026년 1월 2일. 본문에 인용된 수치와 보고서는 Barchart 및 각국 에너지·데이터 기관의 발표를 바탕으로 정리했다.